배임, 횡령 하지만 난 아니다.
속상한 마음에 혼자 술 마시다가 여기다가 하소연하는 심정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전 신천지로 대구에서 코로나가 횡횡하던 2월 전 회사를 퇴사한 1인입니다. 코로나가 지금처럼 심각해지기 전 1월 초에 나름 좋은 대기업 간부(전 고객)과 이야기가 되어 회사를 이직하기로 결정되고 다니던 회사에 인수인계 기간도 있으니 2월까지 다닌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2월 중순 대구 신천지 사태가 터지고 이야기되었던 대기업의 특별채용은 없던일이 되어버리고 그렇다고 그만두겠다고 말한 이전 직장에 다시 다니겠다는 이야기를 차마 못하겠어서 구직 시장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너무 전 직장에서 오랜기간 달려와서 재만 남은터라 혼자였다면 재충전의 기회로 삼고 조금 쉬어갈 좋은 기회였겠지만 공(곰의 오타아닌 진짜 공!!)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4살 딸이 있는 가장으로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었기에 간만에 워크넷과 사람인, 잡코리아, 인쿠르트, 이번에 처음본 캐치등등 이력서를 40곳 정도 넣고 면접을 30곳 넘게 다닌 뒤 3월 말경 지금의 회사에 취직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을 스마트팩토리 MES부분 컨설턴트 입니다. 말이 좋아 컨설턴트지 기술영업으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공장을 방문하여 MES 솔루션 컨설턴트와 제안, 자동화 설비나 로봇 솔루션이 필요하면 설계해주고 기존 장비 혹은 특정 장비와 I/F가 필요하면 R&R 분석해서 PM역할도 진행하는 등 영업, 기획, 실행, 신규 협력업체 개발, 구매, 재무까지.... 전형적으로 중소 기업의 멀티플레이어의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자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4월 1일부터 현업에 투입되었으나 여러가지 이유 등으로 제가 소속된 영업팀장의 퇴사와 실행팀 본부장의 퇴사, 실행팀 본부장이 데려온 개발 PM들의 연이은 퇴사, 7년 이상 계약직이었던 50대 중반의 컨설턴트의 급작스런 정규직 채용과 함께 제가 속한 영업팀 팀장 임명 그리고 동시에 현장 PM으로 발령등 폭풍같은 봄, 여름을 보내는 동안 많이 힘들고 혼란한 가운데 퇴사, 이직을 많이 생각하였으나 영업의 핵심인 신규 수주(약 24억)가 잘 나오다보니 지금 다니는 회사에 잘 다려보기로 맘 잡았습니다.
문제는 7월경에 터졌습니다.
우리 회사는 ERP 중심 영업이라 MES 담당인 저는 종종 ERP 영업 지원을 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고객사가 경기도에 집중되어 있다보니 포설과 같이 인건비가 집중된 일이 문제 없었지만 신규 고객의 위치가 전라남도여서 체류비등의 금액이 걱정되어 main 영업 담당자에게 지역 포설 업체를 확인하여 비교 견적을 받으라고 일러두었습니다.
제가 준 그리고 제가 입사하고 새로 데리고 와 신규수주도 약 5억 정도 받은 업체의 견적이 2,500만원... main영업이 나주 출신이라 아버님 아시는 업체로 받은 견적 금액이 700만원....
당연하게 main영업 담당자는 제가 새로 데려온 업체한테 뒷돈 받는다는 킹리적갓심 으로 회사에 보고, 전 감리팀에 내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런 관계가 없는 제 3의 업체에게 견적을 받은 결과 체류비 포함 2,000만원 체류비 제외 1,400만원.... 여태까지 신규 발주준 5억을 검토하니 4억 정도에 공사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건 제가봐도 이건 제가 새로 데려온 업체에 뒷돈을 받는 그림으로 밖에 볼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전 회사에 있을때 현대, SK, 삼성, 포스코 등에 일을 할때 포설의 경우 현대는 오토에버, SK나 삼성은 각 공장별 지정업체, 포스코의 경우 포스코 ICT에서 포설을 담당하였고 그 금액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 인연으로 삼성 디스플레이 탕정 공장에서 함께 일을한 포설 업체를 신규로 데려온 것이며 견적 검토 또한 삼성 공장 공사 견적서를 기준으로 검토하였습니다.
가장차이나는 것은 특근비용, 당연히 주말공사 진행시 특근 비용 적용되어 배수는 각각 다를 수 있지만 평균 1.5배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전 회사부터 발주를 그렇게 내왔으며 금번 회사 이직한 뒤에도 동일한 기준으로 발주를 냈습니다. 예를들어 1M/D 30만원인데 주말 공사라면 특근을 적용하여 45만원 발주 주는 식으로 말입니다. 대부분의 포설은 설비가 멈춘 주말에 공사하고 그러다보니 여태까지 발주 준 모든 공사에 위와같이 특근을 적용하여 발주를 준 것이 문제되었습니다.
전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부도덕한 직원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무능력한 직원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고발 조치를 통해 제 금융 기록이 까발려지고 위치 기록이 공개되었으며 그 결과 회사에는 전혀 문제될 내용이 나오지 않았으나 대질심문 등으로 와이프에게 출장과 같은 일정 및 영업적인 자리에 대한 거짓말등이 탄로나며 가정생활이 파탄나 버렸습니다. 회사는 전혀 증거가 나오지 않고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해고하지는 않았으나 대기업과 우리가 하는일이 다른 것을 몰랐냐며 완전 무능력한 직원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화가 나는 부분이 이 부분 입니다.
제가 만일 특근 등의 이유로 원가가 높아져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의 마진율에 피해를 입혔다면 다른 이야기이지만 전 고객사에게 주말 공사에 의한 원가 상승을 설명하고 제가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과 이점에 대한 타 업체와 비교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 비딩한 업체 중 금액이 가장 높은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수주하였습니다. 또한 회사에서 제시한 최소 마진율을 훨씬 상회한 금액으로 수주하였습니다.
이게 일못하는 무능한 직원입니까?
아님 저가수주 혹은 비딩한 업체중 무조건 최저가로 들어가 따내는 수주해오는 영업이 능력있는 겁니까?
협력업체랑 상생, 지속가능한 영업을 하고 실행팀에 무리가 되지않는 영업, 그리고 수주해온 PJT가 고객이 만족할 만큼의 성과를 낼수있는 바탕을 만들어주는 것이 "진짜영업" 아닐까요?
오늘 대표님 자택을 다녀왔습니다.
같이 점심먹으면서 들은 말
"난 너같은 직원을 기다려왔다. 미안하다"
정말 이 말로 만족하면서 다른 직원들의 눈총을 견디며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는 걸까요? 지금 전 회사에서 70% 정도는 협력회사에서 돈먹은 사람인줄 알고 있고, 나머지 20%정도는 능력없는 대기업 물 덜빠진 놈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나쁜 이야기는 빨리 퍼지지만 정정보도는 정말 속도가 느리더군요.
솔직히 지금과 같은 시국에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의 조건 을 충족시킬 회사가 있을지 겁도 나고 퇴근해서 보는 마누라와 딸을 보면 나만 견디면 된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잡고 있는데 답답한 마음에 혼술하다가 하소연 할 곳이 없어 여기다가 주절대 봅니다.
술을 많이 마시고 쓴글 입니다만 최선을 다했습니다.
(비... 내가 니 마음 이해한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