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 미팅에서 20년 전 첫사랑을 만났어요... 이게 말이 돼요? ㅠㅠㅠㅠ
다들 마음속에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소년 소녀 한 명쯤은 있잖아요. 저한테도 그런 친구가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짝꿍이었는데, 서로의 생일에 어설프지만 선물과 편지를 주고받고(부끄러워서 직접 주진 못하고 책상 서랍에 넣어놓고), 서로 다른 중학교를 가고 나서는 풋풋한 이메일도 주고받던... 누가 봐도 서로 좋아하는 티가 났는데, 결국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연락이 끊겼던 그런 친구요.
오늘 오후에 신규 고객사 미팅이 있었습니다. 제가 담당자라 긴장하고 있는데, 회의실 문이 열리고 고객사 담당자가 들어오더군요. 근데... 그 얼굴이 너무 익숙한 겁니다. 20년이 지났는데도, 웃는 얼굴이 초등학교 때 짝꿍이 너무 생각나는 얼굴인 거예요. 맞아요, 그 친구였습니다.
서로 명함을 주고받는데, 떨리는 걸 들킬까 봐 얼마나 긴장했는지 모릅니다. 일단은 반갑습니다 인사하고 프로페셔널한 척 연기하는데,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요. 그 친구도 저를 알아본 눈치였고요. 그러면 안 되지만... 회의 내용은 하나도 기억 안 나고, 어떻게 자연스럽게 말을 꺼내지? 하는 생각만 1시간 내내 한 것 같습니다.
어쨌든 회사니까, 아무렇지도 않은 척 인사를 나누고 친구를 보냈는데, 메신저에 고객사 채널을 만들고 나니 곧 그 친구한테서 dm이 오더라구요.
너 그대로다! 나는 바로 알아봤는데... 혹시 나 기억해? 나 ㅇㅇ초등학교 니 짝꿍!
너무 반가워서 메신저로 폭풍 수다를 떨었어요. 주말에 밥 먹을 약속까지 잡았는데 아아.. 오랜만에 심장이 뛰는 게 느껴져요. 마침 지금 만나는 사람도 없는데... 이게 운명인 걸까요?
20년 전 끝내지 못 한 숙제를 마무리 지으라는 의미인 걸까요. 진짜 너무 떨리고...ㅠㅠㅠㅠㅠ 갑자기 찾아온 설렘에 일이 손에 잡히질 않네요. 휴. 주말까지 어떻게 기다리나 몰라요.
주말에 만나면 여자친구 있는지부터 물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