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의 카피를 이해하지 못해서 심란합니다..
본래 소셜 컨텐츠 카피로 이런 내용의 글이 적혀있었거든요..
크리스마스 주문이 왔다. 하나씩 쌓여서, 산처럼. 이름이 적힌 상자들, 손으로 만지니 사람의 체온이 스며든다. 나는 포장지를 펴고 리본을 묶었다. 손이 떨리지 않게, 천천히. 안에는 (제품1)와 (제품2)가 들어가, 당신의 머리카락처럼 부드럽게 흘러내리길. 카드는 이렇게 썼다. ‘행복하길’. 바다처럼 간단하게. 배송원이 오면 실어 보낼 테니, 당신 손에 닿을 때 풀어보길. 고맙다. 이 겨울이 끝나도.
이걸 이해하지 못해서 저는 비문으로 느껴지는 부분을 고쳤습니다. 흘러내리길~ 행복하길~ 풀어보길처럼 ~길이 반복되는 부분도 수정했구요. 또 리본을 묶지 않는 저희 상황을 고려하여 포장지를 펴고 리본을 묶는단 부분도 달리 적었습니다. 바다처럼 간단하다는 말도 솔직히 뭔지 몰라서 변경했습니다.
결국 임시방편으로 아래와 같이 수정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의 주문이 들어온다. 하나씩 쌓여서, 산처럼. 이름이 적힌 상자들, 손으로 만지니 사람의 체온이 스며든다. 나는 포장지로 선물을 감싼다. 그것이 흔들리지 않게, 천천히. (제품1)와 (제품2)를 넣는다. 카드에 이런 글을 적어 본다. ‘행복하길’. 진심을 담아. 배송원이 오면 실어 보낼 테니, 당신 손에 닿을 그 순간을 기다린다. 이 겨울이 끝날 때까지.
근데 그렇게 고쳐가 보니 팀장님이 말씀하시길 제가 하드보일드 스타일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대비와 언어유희는 많이 쓰는 기법이라시네요. 카피는 롤백되었습니다.
저는 어... 어떤 부분이 대비고 어떤 부분이 언어유희인지도 사실 잘 모르겠는데요. 카피라이팅에 관해서도 이젠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요즘 유행하는 제가 모르는 어떤 밈 같은 게 있는 걸까요? 누군가 카피라이팅에 관해 아시는 바가 있으시다면 알려주실 수 있을까 싶어 글을 써봅니다. 저 기존 카피가 어떤 장점을 지녔는지 스스로도 받아들일 준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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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반응이 이렇게 많이 달릴 줄 몰랐네요!!
다양한 의견을 받고 보니 꽤 흥미로운 지점을 발견했는데요.
1번을 선호하시는 분들은 분위기나 감성적인 부분을 많이 언급하시는 듯하고 2번을 선호하시는 분들은 글의 목적성이나 용도, 전환, 전달력 같은 부분에 관해 더 초점을 두고 생각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사람에 따라 생각하는 관점이 이렇게 다를 수도 있구나 싶어 흥미롭습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해당 컨텐츠를 통해 저희 제품에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단 생각도 들고... 아무튼 일이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저희는 탈모 샴푸와 트리트먼트를 팔고 있었답니다 ㅎㅎ
따뜻한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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