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를 정리하며.
작년 더위가 아직 덜 가신 가을쯤이였을까요?
알고지내던 사장님께서 뜬금없이 다음주 시간좀 비우고 얼굴좀보자는말과함께 갑작스런 스카웃제의에 어안이 벙벙하더군요.
페이, 각종 조건부터 먼저제시하며 지역영업소 하나 마련해줄테니 맡아서 해달라며,
매출압박 그런거없이 우리가 이러한 회사다, 거기에 제품품질을 해당 지역에 알리고싶어 시작하기로했다더군요.
업종을 밝히긴 조금 어렵지만 업종특성상 기술영업직으로 신입이 배움없이 일을 시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경력직 구하는게 쉽지도않아 갑작스레 제가떠올랐답니다.
제가 몇년전 퇴사하기전까지 현동종업계에 종사할당시 거래처사장님이셨지만,
정말 귀찮게할정도로 밤이고 낮이고 양해좀 부탁드린다며, 기본지식부터, 상품의 특성, 사용조건, 처리방식등 다방면의 광범위한 질문등, 거기에 직종과 관련된 참고서적부터 하다못해 전공서적까지 부탁드리니, 열심히하는모습이 너무 보기좋았다고 합니다.
젊고 어린나이에 전공도 아예 관련도없는 직종에 들어와서 관심가지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대는게 어렸을적 자신의 모습이 떠오른다며 오히려 너무빨리 많이 알려고하면 더지친다며 조금씩 쉬엄쉬엄 천천히 하라며 다독여주셨던분이예요.
드디어 몇년만에 뵙는얼굴. 없던 흰머리가 생겼고, 아직도 젊은인상에 여기저기 잔주름이 생겼더군요.
가볍게 서로 안부인사하고, 자세한 회사 상황설명과 앞으로 해줬으면 하는 일의방향 미래의 비전과 그에대한 보상등
두세시간쯤 얘기를 나눴던것같습니다.
서두에 써있지만 제일좋은조건은, 기본급여는 본사임금하고 동일하게 별도지급이며 법인차량, 카드지급등 기초적인 지원 및 필요시 추가 요청
인센티브 일정퍼센트에 매달목표 매출금액 달성시 소액의 격려금 지급 등
그리고 출퇴근시간 자유
쉬고싶은날은 보고안해도되니 일있을때쉬고 열심히만 해달라.
당연한얘기지만 내가 일하는스타일이 어떤지, 어떤사람인지 믿을만하니까 더이상 말안하겠다고
1년정도는 아무생각하지말고 회사홍보를 해달라.
거래처 확보하고 매출이 뜨면좋겠지만 적자나도 상관없으니 실적압박 절대생각하지말라면서, 부담주는거아니니 지금다니는 회사를 바로나오라는것도 아니라며, 생각정리되면 연락달라고 하더군요.
거의 한달여 생각을 하고, 미래를 같이꿈꾸는 친구와함께 많은상의를 했었어요.
결론은 이 사장님 믿고 같이움직여보는게 낫겠다 판단이 섰네요.
그래서 말씀드렸습니다.
딱 세달만 기다려달라고, 그 안에 결과물 만들어오겠다고.
11월 초순에 전직장에 이러한상황이 생겨 이직하게되었다고 말씀드리고 말일자 퇴사후
12월 중순부터 일하기시작했고, 의외로 영업하기 빡빡할것같았는데 기존거래처들하고 거래하던 고객사들이 저희쪽회사로 많이움직여주더군요.
월 맥시멈 5천정도 생각했는데 매달 최소 4-5천정도의 추가 매출이 발생하니
매달 생각했던 매출보다 더 많이 확보되면서, 사장님은 자신이 사람을 정말 잘봤다면서 도와줘서 고맙다고,
매달 급여에 따로 현찰로 격려금 챙겨주고, 명절 여름휴가 보너스 두둑히 넣어주시네요.
최근 한 3주전? 출장오셔서 저녁식사하다가
다른직원들한테는 비밀이라며.. 본인은 더이상 사업욕심이 없고 본사는 정리하면서 공장매각할거같고 조만간 지금 제가 맡고 있는 영업소에도 장비랑 넣고 아예 공장처럼 더 키울껀데 몇년안에 본인사업 정리할때쯤되면 영업소 그냥넘겨줄테니 사장타이틀좀 달아보라며, 열심히 하자고 외치시더라구요.
본인이 지점에 투자해서 넘겨준 투자금은 일체 받을생각없으니 나중에 회사운영하다 잘되면 자주 얼굴좀 보여주고, 따뜻한 밥 한끼면된다고, 그렇게 해달라하시더군요
그래서 일부러 스카웃핑계로 먼저 영업력도 보고싶었고, 영업소 운영하는 방식도 보고싶었어서 이렇게 제의했던거라고.
저 솔직히 이제 젊은나이도아니고 사업할용기도없어서
이제는 은퇴할때까지 열심히 직장다니며 돈모으고 노후준비하고 할 생각만 했는데 뜻하지않게 너무 큰선물을 받은느낌입니다.
사족이지만
올 한해 지금껏 어떤일을 해왔던것보다
솔직히 많이 힘들었고 지쳤습니다.
신생업체로 기술영업이라는게 맨땅에 헤딩이라 보통쉽지않은거 아실껍니다.
그래도 제가 목표했던 금액보다 더 달성했고, 사장님께서 따로 생각까지 염두해둔것까지 알게되니, 그게 진짜든 가짜든 좀더 열심히 달려보려합니다.
까짓거 사장님 마음이 바뀌어서 공장이 제꺼 안되면 어떻습니까?
그동안 제거래처, 인맥 만들어둔거 그게 제자산인걸요.
그래서 좀더 용기도 내볼까합니다.
앞으로 길면5년정도? 그안에 결론이 나올것같아요.
모든 직장인분들, 특히 필드에서 발로뛰는 영업하시는 모든 세일즈분들 힘냅시다.
가족들 사랑해주고 따뜻하게 챙겨서 연말 마무리 잘하시기 바랍니다.
모두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