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투표. 안정적인 스테이 vs 이직
현재 회사에서 공채로 10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어딜 가나 비슷하겠지만, 실무보다 보고서가 더 중요한 곳입니다. (실적이 좋은 사람 VS 실적은 적당한데 보고서 잘 쓰는 사람 = 후자가 압도적으로 인정받는 곳입니다)
저는 보고서를 잘 쓰는 타입은 아니지만, 팀장도 했고, 늘 있던 부서에서는 함께 일하는 상사, 동료로부터 인정받고 잘 다녔습니다.
하지만 더 윗분들께 어필할 수 있는 능력은 갖추지 못해서 승진이나 보상이 주어질 때 주요인력으로 꼽히지는 못했고, 주요인력을 추릴 때 후보군에 늘 있는 정도입니다.
그 정도 포지션에 제 일을 열심히 하는 것에서 만족하고 잘 다녔는데, 10년차가 되고 30대 후반이 된 상황에서 이직과 스테이 중에 고민이 됩니다.
어딜 가나 상급자들은 절 열심히 써먹고, 일이 적은 적도 없었고 오히려 몰아 받는 편인데, 시선을 사로잡는 중요 인력들(이젠 후배들)이 인정받고 승진하는 동안 저는 늘 소모만 되는 것이 현타가 오네요. (저 말고도 실무 중심 인원들은 승진이 멈추는 회사입니다)
스테이를 고민하는 이유는
1. 이제는 제가 꾀를 부리면 워라밸을 취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고
2. 공채로 오래 다녔다보니 회사 내 저를 좋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서, 승진이나 핵심 인력이 되지는 않겠지만 회사생활은 안정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후배들이 직급이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고 앞으로 이런 케이스가 더 많아지겠죠...
지금까지는 자괴감이 들어도 버티며 워라밸을 챙겨서 업무 후 투잡으로 버는 돈을 늘리자는 생각이었는데, 회사가 저를 소모품으로 보는 것을 매번 티나게 느낄 때마다 너무 괴롭습니다. (투잡은 현재 시작하진 않았어요)
이직을 고민하는 이유는
1. 지금 회사에서 멈춘 연봉과 직급을 올릴 수 있는 기회이고
2. 40대가 되기 전에 고통스럽더라도 새로운 곳에 나가야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결과적으로 나이가 더 들어서 회사생활을 마무리할 때, 더 우수한 사람으로서 마무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고민하는 이유는, 이직 후 첫 3~6개월의 텃세와 적응기간이 엄두가 나지 않아서도 있고,
경력직을 용병으로 취급하는 분위기가 많기 때문에 근로자 생활이 일찍 단절되는 경우가 생길까봐 우려되서입니다.
그리고 투잡을 하고 싶은데 그럴 여유가 1년은 안 날 것 같아서도 있어요.ㅎㅎ
이직을 하게 되면 연봉은 크게 높아지지 않아도 네임밸류가 더 좋은 곳으로 옮기고 싶고, 또는 회사는 작아지더라도 연봉을 크게 높이는 방향 둘 다 좋습니다.
여러분은 저라면 어떻게 하시겠나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