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대학 교수인 제가, 7살 딸아이 말 한마디에 '어른 가면'을 벗게 된 이유
우리 아이들은 제가 어떤 논문을 쓰는지,
어떤 강의를 하는지 전혀 모릅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이 때로 저를
가장 완벽한 어른으로 만들어주곤 합니다.
오늘 그 이야기를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아이들은 제가 밖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자세히 모릅니다. 그냥 학교에 가서 일하는
줄로만 알고 있지요. 논문이 몇 편인지,
오늘 강의가 어땠는지, 회의가 얼마나
길었는지는 아이들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학교에 갔다 돌아오는
아빠가 반가울 뿐입니다.
그런 아이들이
제게 가장 자주 묻는 말은
딱 하나입니다.
“아빠, 오늘은 몇 시에 와?”
하루의 일정을 묻는 평범한 질문 같지만,
부모가 되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시간을 묻는 말이 아니라,
아빠를 기다리는 마음을 확인하는
사랑의 표현이었다는 것을요.
학교에서 저는 늘 ‘괜찮은’ 얼굴로 살아갑니다.
누군가의 고민을 경청하고,
더 나은 미래와 가능성을 말해주어야 하는
전문가로서의 자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자주, 스스로 무너지지 않으려
마음을 단단히 조여매곤 합니다.
어느 날, 유독 지친 몸으로 늦게 귀가한
제게 아이가 다가왔습니다.
미안함에 어쩔 줄 모르는 제 얼굴을
한참 들여다보더니 아이가
뜻밖의 말을 건넸습니다.
“아빠… 오늘 많이 힘들었어?
아빠는 맨날 다른 사람 도와주잖아.
근데 아빠도 쉬어야 돼.”
늘 누군가에게 제가 던졌던 질문을
아이에게서 돌려받은 순간,
잠시 말을 잃었습니다.
제가 쌓아 올린 ‘어른의 역할’이라는
견고한 성벽이 조용히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지요.
아이는 저의 성취나 결과를
사랑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나’라는 사람 그 자체를
온전히 안아주고 있었던 겁니다.
그날 이후 저는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마음을 뒤로
미루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완벽한 아빠가 되려는 강박 대신,
부족하더라도 아이 곁에
온전히 머무는 시간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발렌타인데이라고 해서
꼭 달콤한 초콜릿만 사랑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오늘, 하루 끝에 제 이름을 불러주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진짜 사랑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제게 성공보다
소중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잘하는 것보다 함께 있는 것이
더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예전엔 제가 아이들을 키우는 줄로만
알았는데, 사실은 아이들의 순수한 사랑이
저를 더 나은 어른으로 키워주고 있었습니다.
문득 궁금해집니다.
오늘 여러분의 하루를 조용히 채워주고 있는
‘나를 자라게 하는 사랑’은 누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