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 합격했는데... 고민됩니다.
퇴사하자마자 처음 본 면접에서 얼마 전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연봉 조건도 구두상으로 맞춰준다고 했고, 면접 때 보았던 회사 인상도 상당히 긍정적이고, 출퇴근 시간이 줄어서 좋았습니다. (어디든 그렇지만 수습 기간은 있습니다)
다만 아래의 사유에서 현재 크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1. 동일 직무
전 직장 퇴사의 사유는 직무전환이었어요. (사업기획 -> 서비스기획, B2G/B2B -> B2C) 업무의 영역이 크게 한정된다고 느꼈고, 더 넓은 직무경력을 쌓고 최종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퇴사 후 준비하여 이직을 택했습니다. 현재 직장인 부트캠프를 이수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중이구요.
이런 상황에서 기존 직무와 동일한 사업기획/컨설팅 직무로 합격했는데, 사실 동일한 한계를 다시 느끼게 될까봐 걱정입니다. 면접 시 하고 싶던 업무가 아닌 기존에 하던 업무를 원하는 것이 느껴졌고, 원하는 업무 영역에 대한 갈망은 채울 수 없는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나이
30대 중반 여자입니다. 사실 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이 나이에 직무전환을 해서 어디까지 쌓아나갈 수 있을까? 일단 이 오퍼를 거절하면 이후에 나를 합격시켜줄 곳이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엄습합니다.
남들보다 늦은 시작으로 당시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원하는 커리어로 방향을 틀기 위한 방법으로 이직을 거듭했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나이도 많은데 조각경력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군다나 정보를 얻기 위해 기획자 커뮤니티에 들어가 있는데, 젊으신 분들께 많이 배워가는데도 불구하고 그러한 분들의 취업문도 좁다고 합니다.
저는 제 커리어를 제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돌리고 성과를 이뤄낼 때까지는 결혼, 연애 등의 생각이 없습니다. 하지만 면접, 그리고 서류 때부터도 이 질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거구요.
3. 스스로의 부족함
도메인을 전환하면서 최근 1년간 본인의 부족함을 많이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1년 전에 이쪽으로 이직하며 내가 옳다고 생각하며 늘어놓았던 헛소리를 복기하며 이불을 걷어차고, 배우고 공부하면 할수록 정말 아무것도 몰랐구나라는 생각이 커져요. 그런 것도 있지만, 전 회사에서의 가스라이팅도 한 몫 한 것 같기도 하구요. (자세히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너무 모자란데, 지금의 기회를 잡지 않는다면 영영 다른 기회가 오지 않아 내게는 정말 '직업'이 아닌 '일'밖에 남지 않는 것이 아닐까? 자꾸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최종적인 목표가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꿈꾸던 목표예요. 하지만 능력과 환경의 한계에 부딪치고, 그냥 내가 지금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맞지 않나 하는 안일하고도 현실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인생 선배가 많은 리멤버에서 좋은 조언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