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과 배움
* 시리즈 3탄 입니다.
스타트업의 장점이다 단점이 체계가 없다..는 점입니다.
처음 들어오면 우왕좌왕하고 혼란스럽습니다. 그러나 백지에서 새로운 체계를 그려내는 작업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저는 최근 OKR을 도입하면서 이를 많이 느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OKR은 존 도어가 주창했고요. 그 전에는 경영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가 MBO(Management By Objective)라는 좀 더 근본적인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말 그대로 '목적에 의한 경영'인데요. 피터 드러커는 목표 보다는 목적이 지식 노동자를 움직이는 더 큰 모티베이션이 된다고 봤습니다.
OKR을 경험하고 나서, 이것이 요즘 근로자들을 이해한 훌륭한 통찰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속칭) 젊은 세대는 돈 몇 푼 보다는 의미있는 일을 중요시 합니다.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를 본인이 설득당하고 싶어합니다. 저 사회생활 시작할 때만 해도 선배가 까라면 까지, 이런 분위기였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시대에 MBO는 큰 효과를 냅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설득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면 다수가 평균 이상의 열심을 냅니다.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이기는 힘에는 'why에 대한 공감대'와 '그에 기반한 열정'이 있습니다.
그럼 대기업에서 OKR을 하면 되지 않느냐, 라고 하면 그게 잘 안됩니다. 최근 저희 회사에서 OKR을 도입하고 너무 좋아서 이를 전 직장 선배에게 소개해 줬습니다. 선배는 크게 공감하며 꼭 적용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말도 못 꺼내고 돌아왔습니다. 조직에서 "들은 척도 안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체계가 잡힌 조직에서 적응한 사람들은 체계를 벗어나기 싫어합니다. 편하기 때문이고, 기득권을 내려놓기 싫기 때문이죠. 그 기득권을 갖기 위해 오랜 기간 노력했으니 당연합니다.
결론은, 스타트업은 배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체계를 잡다보면 최신 트렌드를 공부하게 되고, 트렌드의 뿌리도 파고들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그 뿌리를 정립한 위대한 학자/경영자의 통찰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대기업에서 흔히 경험할 수 없는 성장을 경험합니다.
스타트업은, 스스로를 배움의 길로 몰아넣는데 효과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