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대리점에서 보는 마케팅의 본질 – 퍼널 구축
우리는 살다 보면, 아래와 같은 의문을 한번씩 가져보았을 것이다.
-역 근처에서 오피스텔 홍보관 보러 가라고 선물을 나눠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니세프는 왜 A/B/C 중 스티커 붙이기를 하고있는건가?
-휴대폰 대리점은 사은품 증정 룰렛같은걸 밖에 놓아두는 것일까?
-지하철 역에서 왜 그렇게 열심히 전단지를 나눠주는 걸까?
저런거 누가하나 싶은데, 그들은 지치지도 않고 계속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마케팅의 본질을 저런 곳에서 발견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는 마케팅은, 크게 브랜딩 관점과 수치 관점이 있다. 여기서는 브랜딩 이야기는 생략하고, 순수하게 수치 관점으로 다뤄보도록 하겠다.
우리가 핸드폰을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에게 판매한다고 생각해보자.
밖에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핸드폰을 팔면, 과연 핸드폰을 팔수 있을까?
정말 말로 사람을 홀릴수 있는 천재 영업맨이라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사람이 핸드폰을 살 때가 되었는지도 모르고, 대리점에서 사는지 자급제로 하는지도 모르고..
상대에 대해 아는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1천건 판매를 시도했는데, 핸드폰이 1대가 팔렸다고 해보자. 팔린 것 자체도 기적이지만, 더 많이 팔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석하기도 엄청 어렵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채용해서 길거리에서 핸드폰을 팔라고 하면, 미쳤다는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이런 판매를 위해서는, Step을 나눠야 한다. 아래는 핸드폰 판매 퍼널을 단순화한 것이다.
1. [호객] *핸드폰 사은품 추첨* – 룰렛 돌리기
2. [상담] 고객에 대한 정보 파악, 휴대폰, 요금제 설명
3. [구매] 대금 결제 완료
이렇게 단계를 나누면, 한 단계를 넘어가는데 드는 심리적 장벽이 엄청나게 달라진다.
이렇게 퍼널을 나누면 장점이 무엇일까?
하루 문 앞에 지나다니는 사람이 10,000명이고, 그 중 1,000명이 룰렛 돌리기를 해서, 100명이 상담을 진행해서, 3명이 구매를 한 상황을 가정하자.
[1] 각 단계를 수치화, 분석/개선할수 있음
한 번에 핸드폰을 팔려고 했던 상황과 달리, 각 단계에 대해 개선하기가 훨씬 쉽다.
룰렛 돌리기를 더 많이 하려면 어떤 경품을 걸어야 할까? 주로 룰렛 돌리기를 하는 연령대는 어느 정도고, 누구에게 권유해야 확률이 높을까? 자연스럽게 결제할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할부를 할까?
[2] 단계별 신뢰 구축
룰렛을 돌리고,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회사와 이걸 판매하고 있는 판매원 개인에 대한 신뢰가 구축된다.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나한테 와서 핸드폰을 사라고 하면 미쳤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같이 재밌게 룰렛도 돌리고.. 하하호호 농담도 하고.. 내 핸드폰에 대한 고민을 나눈 사람이 권유하는건 다르다.
[3] 업무 난이도를 낮춤
이렇게 퍼널을 낮추면, 업무의 난이도가 낮아져 누구나 할수 있는 일로 만들수 있다.
따라서, 천재 한명에 의존하는 구조가 아니라 자고 있는 내 동생을 시켜서도 룰렛을 돌리게 만들수만 있다. “자 동생아.. 길거리 지나다니는 사람들 중 20~30대로 보이는 여성분들에게 룰렛 돌리기를 권유해 봐” 라는 식으로. 이를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만들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그 많은 휴대폰 대리점이 사라지지 않고 아직도 존재하는 것이다.
휴대폰 대리점을 예로 들면, 전국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몇 명의 사람이 지나다닐 때, 어떤 인구통계 정보인 사람이 핸드폰을 구매할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1명당 단가는 평균적으로 얼마인지 꿰고 있다. 그리고 사은품 가격과, 인건비와, 월세 등 나가는 돈을 다 빼도 이윤이 남기 때문에 핸드폰 대리점이 존속하는 것이다.
오늘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고객을 모으고 있는 깔대기의 앞단이 얼마나 많이 나를 향해있는지 둘러보자. 마케팅이 보인다.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방문해주세요~
https://yurica.blog/2022/05/27/핸드폰-대리점에서-보는-마케팅의-본질-퍼널-구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