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 제조업체 보전 종사자 입니다
자동차부품 업체 보전 종사자 입니다.
올해부터 주52시간 적용되서 이 계열 일을 8년 넘게 종사해온 이래
처음으로 주5일의 혜택을 누립니다.
그동안 주6일 당연시에 일요일 특근까지 불사했었는데
지금은 갑자기 주5일 하니 몸은 편한데 마음이 불안한 웃픈(?) 주말을 보냅니다.
설비수리 하다보면 퇴근시간 지나는 경우가 허다한데
지금 다니는 회사는 그렇게 불사해도
사장부터 모든 임원들까지 아무 관심도 없고
팀원들은 고치는 일만 하고 서류기록 업무는 안하고
전 제 몸값만 챙겨주면 그만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입사했는데
입사한지 한달도 안되서 부서개편시 팀장으로 승격되고
팀장 달아도 다른 팀장들과 비교해서 나이가 제일 어리고(올해37)
팀원 중 2분은 50넘는 어르신인데, 한분은 정년까지 2년도 안 남은 분이라 노터치입니다.
핵심 업무는 주임하고 저만 하고 있죠.
설비는 반 이상이 10년이상 노후 설비이며
심지어는 저보다 나이많은 중고설비도 있습니다.
cnc공작기계부터시작해서 PLC와 HMI도 독학으로 배웠습니다.
적어도 손가락질은 안 받는 경지까지는 올라왔는데, 그래도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계,전기,PLC 다 합니다. 그래서 팀원들이 기술력으론 절 무시 못합니다.
입사하고 한달간 관리자와 작업자들한테서 '전 팀장은 해주는데 왜 당신은 안해주냐' 라는 소릴 허구헌 날 들었고
타 부서 팀장들이 나이로 일을 밀어내는 걸 싸워서 다시 밀어냈고
그동안 생산에서 고장낸 고가부품 고장내역을 사장님께 월간회의때 보고드렸더만
생산팀장이 회의 끝나고 '너 나 엿먹일 일 있냐' 부터 시작해서 손가락질 받고
저는 그냥 웃기만 하는 걸로 회답했죠.
주간,월간,분기,연간 보고서부터
설비수리, 현장 보전실 3정5S 까지 저 혼자서 다 합니다.
보고야 어차피 팀장이 하는 일이라 그렇다 쳐도
3정 5S는 팀원들한테 지시해도 2분은 어르신이라 안하고
밑에 주임은 현장 수리 커버하기 바쁘니 제가 직접 합니다.
이런 애로사항을 윗선 이사한테 보고드렸는데
돌아온 대답은 '회사가 인재가 없으니 어쩔 수 없다' 라는 답변이었습니다.
입사 첫날부터 현장 작업자, 관리자, 팀원, 팀장들, 윗선까지
내가 이상한건지, 내가 다니는 회사가 이상한건지 구분도 못할 지경입니다.
그나마 위안삼는 건 주52시간 적용되면서 연봉 동결 선에서 끝난 겁니다.
팀장이란 직책이 어깨가 무거운 진짜 중간관리직 이라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내가 리더쉽이 무능한지, 다른 부분이 있는지 좀 그렇네요.
다른 보전 종사자 분은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