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리더란 어떤 사람인가? (5) : 직원을 사랑하라 ! 측은지심(惻隱之心)의 힘 !
대기업을 다닐 당시 많은 CEO들을 경험했지만 진짜 존경스러운 리더를 만난 적은 별로 없었던 듯하다.
많은 CEO들이 부임하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것이 비전과 경영철학 선포이다. 거창하고 화려하지만 사실 대부분 아랫사람들이 만들어온 것들을 수정하여 전임 CEO들과 차별화하려 애쓴다.
그것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비전제시와 경영철학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다만 "설득력(진실성)과 현실성(실현가능성)"이 얼마나 담겨있느냐가 중요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 CEO들이 좋아하는 사자성어로 말하면 바로 "측은지심(惻隱之心)이다.
측은지심은 다른 사람의 불행을 가엾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가리킨다. 《맹자(孟子)》에 따르면 맹자는 제자 공손추(公孫丑)와의 대화에서 '어린아이가 우물 속으로 빠지는 것을 보게 되면, 누구라도 측은한 마음을 갖게 된다. 이러한 마음이 드는 것은 그 어린아이의 부모와 친해지고 싶어서도 아니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듣기 위해서도 아니며, 구해주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고 싶지 않아서도 아니다'라고 하며 측은지심에 대해 설명하였다. 또한 맹자는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無惻隱之心 非人也(무측은지심 비인야)]'라고 표현하기도 하였으며, '측은지심은 어짊의 시작이다[惻隱之心 仁之端也(측은지심 인지단야)]'라고 하여 사덕(四德) 중 하나인 인(仁)이 측은지심으로부터 비롯된다고 주장하였다.
내가 보았던 CEO 중 딱한번 이 측은지심을 강조했던 사람이 있었다. 왜 그분은 그많은 좋은 말중에 이 단어를 천명했을까?
바로 기업의 주인은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기업을 살게하고 죽게하는 것도 바로 구성원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이 그만큼 사람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렇게 중요한 사람 즉 구성원을 사랑으로 돌보는 마음을 가진 CEO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기업을 보는 세가지 관점이 있다.
① 기업 = 자본의 힘
② 기업 = 시스템의 힘
③ 기업 = 사람의 힘
여러분은 무엇이 정답이라고 보는가?
다 중요하지만 필자는 세번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을 다들 들어보았을 것이다.
잠깐 설명한다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와 '겅호'라는 베스트 셀러의 저자인 켄 블랜차드는 3톤이 넘는 범고래가 관중들 앞에서 멋진 쇼를 할 수 있는 힘은 바로 조련사의 칭찬과 신뢰라고 말하고 있다. 조련사는 범고래가 잘할 수 있다는 것은 믿어주고, 범고래의 묘기에 대하여 즉각적인 칭찬과 반응을 보여줄 때 범고래는 더 잘할 수 있는 에너지를 발산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칭찬의 방법을 좀 더 쉽고 구체적이며 현실적으로 제안한다. `칭찬할 일이 생겼을 때 즉시 칭찬하라`, `잘한 점을 구체적으로 칭찬하라`, `가능한 한 공개적으로 칭찬하라`, `결과보다는 과정을 칭찬하라`,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듯 칭찬하라` 등등이다.
사실 이러한 칭찬의 힘은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칭찬 속에서 자라난 아이는 당장은 차이가 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게 되며, 격려와 배려와 사랑이 익숙한 조직에서는 경쟁사가 쫓아올 수 없는 생산성을 낼 수 있다.
칭찬, 격려, 배려, 측은지심은 모두 사랑의 동의어다. 이런 다소 추상적인 용어를 경영철학으로 내세우는 CEO를 본 적이 있는가?
무한경쟁이 일상인 기업 경쟁사회에서 조직에의 무한 충성, 살신성인, 변화 등을 강조하는 대신 사랑을 얘기하는게 조금은 유치할 수도, 가벼울 수도 있다.
그러나 상기했듯이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아무리 차가운 사람이라도 자신이 속한 조직에 자연스레 "헌신(devotion)"을 하게 된다. 이러한 자발적인 헌신은 무한한 힘이 되어 기업을 기름칠한듯 돌아가게 만든다.
ps. 단, 조심할 것은 거짓으로 말만 사랑한다고 외치는 것이다. 이런 fake는 금방 드러나게 되고 오히려 기업의 사기를 저하시키게 된다.
반면 요즘 스타트업들이 대기업 못지않게 급여와 복지를 신경쓰는 걸 보고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게 사랑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