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없는 저희 본부장님이 저희 결혼의 1등 공신입니다.
문득 저희 본부장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어 글을 씁니다. (본부장님은 이 커뮤니티 안 하십니다... 아마도요?)
2년 전, 그 친구가 옆 팀에서 저희 팀으로 왔을 때만 해도 저희는 그냥 인사만 하는 동료 사이였답니다. 근데 본부장님 눈에는 뭔가 달라 보였나 봐요.
그때부터 본부장님의 오작교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TF까지 만들 건 아니었는데 굳이 굳이 TF를 만들어서 저희 둘을 배정하시고, 회식 때도 일부러 그 친구를 제 근처에 앉게 하시고는 "김 대리, 이 대리 잘 챙겨!"를 외치곤 하셨죠. (저희는 입사 동기입니다...)
외근도 같이 보내시고, 외근 마치고 집에 갈 때도 굳이 굳이 회사에 들렀다 퇴근하게 하셔서 오며 가며를 같이 한 게 대체 몇 번인지. (저희 집은 강북, 그 사람 집은 강남)
처음엔 둘 다 어색하고 민망해서 아 진짜 왜 그러신대 하면서 서로 투덜대기 바빴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렇게 억지로 같이 밥 먹고, 외근 나가고, 야근하고, 자주 같이 있다 보니... 어머나? 진짜 정이 들어버렸지 뭐예요. 본부장님이 만들어주신 어색한 시간들을 욕하면서 같이 기울이던 맥주 한 잔이 두 잔이 되고, 열 잔이 되고, 스무 잔이 되면서... 저희 진짜 사귀게 됐습니다?
그러다보니 올해는 결혼까지 해버렸어요. 아주 정이 단단히 들어버렸나 봐요 ㅋㅋㅋㅋㅋㅋ
저희 결혼한다고 청첩장 드릴 때 본부장님 진짜 저희보다 더 기뻐하시면서 그럴 줄 알았다고 처음부터 눈치 채셨다고 ㅋㅋㅋㅋ 아니 눈치 채신 게 아니라 메이드하신 거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치는 없으셨다구요! 아무튼 그리하여 지금은 첫 명절을 맞아 시댁에 와있습니다 ㅎㅎ
남편이 어릴 때 지내던 방에서 남편의 어린 시절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문득 이 상황이 웃겨서, 지난 날들을 떠올리며 글 한 번 써봤습니다.
본부장님, 이거 물론 안 보시겠지만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본부장님이 만들어주신 인연, 소중히 하겠습니다.
남편이랑 둘이서 본부장님을 저희 마음 속의 아버지로 삼기로 했거든요. 본부장님은 모르시겠지만 ㅋㅋㅋㅋ
이쯤되면 명절에 찾아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여러분도... 아직 짝이 없으시다면... 주변에 큐피드가 없나 한 번 찾아보시길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