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한 번 쓰고싶습니다.
예... 넋두리 입니다.
깁니다. 좀 많이...
선배님들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나름 5년간 쉼 없이 일해왔고, 2년 전 운이 좋게 외국계 기업에서 헤드헌팅이 도착했습니다.
와!
나에게도 이런 기회가!
급여? 국내에서 천대받는 GA 총무 치고는 급여도 말도 안되었고, 경력에 비해서도 말이 안되었습니다.
즐거웠죠.
문제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없는 회사가 어디있겠습니까.
본인이 만족하는 방향성을 모두 지니고, 자신의 기준에 맞는 드림팀?
저는 그런건 찾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유니콘 같은 존재랄까요.
그래도 나름 만족했습니다.
복지, 일, 동료, 보람!
근데, 마냥 긍정적인 곳은 아니더군요.
입사 하자마자 매니저가 일을 손에서 놓았습니다.
네, 문제될거는 아니죠.
실무자가 왔으면 관리를 잘 하는것도 하나의 미덕이니까요.
근데 아무런 교육이 없습니다?
뭐 어쩔 수 없죠.
시키는대로 일을 해야하니까요.
다행히 일머리가 빠르다고 해야할지, 필요한 업무를 습득하는 능력이 좋았나봅니다.
2주만에 모든일을 다 찾아서 배웠거든요.
입사하자마자 두달의 여행을 떠났던 매니저는 만족스러워 하더군요.
"할 일이 줄었군" 이라면서요.
IT Operation, Network, Finance, A/V, Events, 임직원 교육, 마케팅에 Workplace... 필요하다면 회사 직원들의 기술적 자문까지. 필요하다는 업무는 상부의 허가를 받은채로 권한을 받아와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하면 "일을 많이 시켰고, 그걸 알았으니까 급여를 그렇게 챙겨준건가?" 싶습니다.
근데 이 외국계.
가장 중요한 순간에 뒤통수를 강하게 칩니다.
"나가주세요"라네요...?
평가도 글로벌 GA 직원 중 제일 좋았고, 로컬의 모든 사람이 저의 서비스를 완벽했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는데, 나가주세요 라는 한마디로 모든걸 끝냈습니다.
"왜일까?"
고민을 좀 해봤습니다.
내가 무얼 잘못했을까...?
이대로 끝낼 순 없었습니다.
이유라도 알아야죠.
디렉터와 미팅을 잡았습니다.
바로 거절하더군요?
아니... 왜?
2년에 달하는 시간동안 자신의 뒷바라지를 해준 사람을 미팅도 없이 자른다고?
혼란에 빠졌습니다.
"뭘 어떻게 더 해야하지?"
"취업난이라는데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그만둘 순 없어"
"평가가 더 바닥인 사람도 다니는데, 내가?"
예, 아니나 다를까 지역 매니저가 면담을 잡더군요.
"왜 제가 그만둬야 합니까?"
나름 처절하게 물어봤습니다.
급했으니까요.
심각하게 물어보니, 답을 해주고 싶었나봅니다.
"너의 잘못이 아니야, 디렉터가 말 잘듣는 녀석으로 뽑으래."
아...?
생각지도 못한 답변이 나와버렸습니다.
머릿속에서 한 줄기 기억이 스쳐지나가더군요.
회사는 별다른 규칙이 없었습니다.
있다고 한다면 2개 정도입니다만,
"자유로운 마음으로 서로의 의견을 제한없이 교환하라"
"주인의식을 가지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이 두가지 정도였달까요.
자세히 물어보니, "넌 너무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해" 라고 합니다.
잠시만, 그렇다면 회사의 규칙이 잘못되었다는 건가?
아니 언제는 Rule을 따르라며 알려줄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 회의도 했고, 보고도 올렸고, 만족도 해놓고서 이제와서?
고민을 하던 와중에, 이럴수가.
시간이 되어버렸네요.
나가랍니다.
미안하기는 했었나 봅니다.
Farewell package를 주더군요.
좀 넉넉히 챙겨준걸 보니 다음 직장을 구하기까지 버틸줄 알았습니다.
네, 과거형이죠.
벌써 6개월을 쉬었습니다.
면접도 수 없이 많이 봤습니다.
보통 10군데 넣어서 3곳은 면접을 보았습니다..
예 많이 봤죠.
거기에 6개월이라는 시간입니다.
판교, 천안, 서울, 경기, 청주까지.
거리로만 보면 국토 외곽을 한 바퀴 돌아본 것 같습니다.
근데 채용을 꺼려하네요...?
2차, 3차, 5차를 보는 곳 모두 합격은 합니다.
다만, 마지막 면접을 볼 때 급여를 듣고는 기겁을 합니다.
오, 급여가 좀 많이 높으시네요..?
감이 옵니다.
오늘도 글렀나봅니다.
청년실업 50만이라더니, 이젠 저도 훌륭한 한 명의 "쉬었음 청년"이 된 것 같아 불안합니다.
고민이 크네요.
외국계에 대한 트라우마와, 급여를 절반 이하로 낮추고 국내 회사를 가야하는지.
빌어먹을 GA 업계를 아예 떠나서 HR 또는 HRD를 배워야 하는지도 고민이 되구요.
넋두리가 길었네요.
너무 힘들어서, 어디다 소리지르고 싶은 마음을 커뮤니티라는 대나무 숲에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