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분들 조언좀 해주세요...ㅠ
안녕하세요?
15개월 아기 키우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요즘 남편과의 사이가 원만치 않아 너무 힘들어서 조언좀 구하려고요...
회피형인 남편은 불편한게 있으면 자리를 피하거나 말을 안합니다.
맨날 뭐 힘들다 지친다 하면서 소파, 침대에만 누워있으려하고요. 바깥에 산책한 번 가자하면 한숨 푹푹 쉬면서 오는데, 진짜 엄청 짜증난다는 투로 행동하고 해서 제가 눈치 엄청 보면서 산책합니다...
뭐가 그렇게 힘이 드는데? 물어보면
그냥 인생이 재미가 없다. 우울하다 하는데요.
이 말이 이해가 가기도하는게, 아기가 태어나고나서는 운동을 그만두고 거의 30kg가까이 살이 찐 후로는 자기 모습도 싫다하고. 일본어 공부 하고싶어하지만, 아침 등원 ~ 저녁 퇴근 루틴 밟다보면 지친다고 일본어공부도 할 체력이 안된다하네요.
근데, 정 자기가 공부를 하고싶으면 아기 9시에 재워놓고 하면되고... 운동도 맨날 고중량친다고 코트 잡고 하려면 2~3시간은 잡고 해야한다는데, 제가 그 2~3시간을 안주기때문에 못한다 하는데...
꼭 고중량 운동을 해야하나? 그냥 가볍게 운동하고 올 방법도 널렸는데 싶고요.
아무튼 남편한테 저렇게 얘기해본 적은 없고 속으로만 생각하곤 합니다. 얘기해봤자 싸움될꺼 뻔하니까요.
제가 힘이 드는건, 저렇게 우울하다 힘들다 얘기하면서 일상에서도 인상 팍팍 쓰면서 소파에 누워만 있으려하니 집안일 그냥 제가 맡아서 하고 있거든요. 비율로 따지면 7:3인거 같아요... 제가 집안일 하고 있으면 마지못해 일어나서 거들어주려고 하는 편이긴한데... 진짜 하. 모든 일상에서 인상쓰고 뚱해있습니다.
같이 있는게 심리적으로 너무 고통스러워요.
결혼이 후회가 되고 눈물이 납니다...
저는 요즘 제일 많이 하는 생각이, 자기 연민에 빠지지 말고 내 할일 하자... 나름대로 즐거운 일 찾아서 하자, 나까지 남편하듯이 행동하면 우리 애기한테 영향간다 싶어서. 나름대로 즐거운 쪽으로 생각하려고 하는데, 한번씩 현타라고 할까요.. 현타가 오네요.
저는 편도 2시간 거리 출퇴근하고, 남편은 20분이면 출근하는 거리에 있거든요. 그런것부터,,, 퇴근해서 집에 오면 저는 애기 목욕시키고 하느라 정신 없는데, 자기 일본어공부 못하고, 운동 못하는것 가지고 제가 배려를 못해줘서 제 탓인양 얘기하면서 짜증내는게...
일상생활에서 힘이 든다며 인상 팍팍 쓰는것부터,
가족끼리 어디 가볍게 산책가는것조차 눈치보는 것도 그렇고... 주말에 애기 데리고 혼자 공원가면 다들 그늘막 펴고 가족끼리 쉬는 모습 보면 눈물납니다...
그리고 집안일 하는것부터, 출퇴근까지...
부부관계도 안한지 벌써 몇달짼지 모르겠네요.
자기연민 빠지지 말자 생각하고 생활하다보면 또 나름대로 정말 즐거운 순간들도 생겨서 잊으려 하는데,
요즘 남편이 자기 힘든게 마치 제 탓인양 하니 괴로워서 무너질것 같아요.
제가 원하는 가정의 모습이 아니어서요.
저는 남편과 함께 여행도 한번씩 다니면서, 아니면 집앞공원 피크닉이라도 가고싶은데 그것도 어렵고...
남편은 총각처럼 살아야하는 사람이고, 저는 좋은 동반자랑 가족 위주로 오손도손 사는걸 좋아하는 사람인거 같은데... 진짜 결혼을 잘못했구나, 아 후회된다 싶은 마음만 계속 드네요...
연휴 3일이나 되서, 3일이나 붙어있어야하는게 진짜 너무 힘듭니다. 집안일은 제가 도맡아하면서도 제가 오히려 남편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라니요.
너무 거지같네요... 그리고 애기도 제가 주로 놀아주다보니 저한테 놀아달라 보채고요. 진짜 슬픕니다...
대화로 풀고자 해도 대화도 안되고요...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혼할 생각은 없습니다...
----추가-----
많은 분들 조언 찬찬히 눈에 담았답니다.
남편의 날 선 말투에 당황스럽고, 화가나고 억울했던 마음에 두서없이 적은 글에 많은 위로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편 욕에 빵 터지기도하고, 진심어린 조언들에 제 부족한 점도 분명히 있었다는걸 알게되었어요.
오빠가 저에게 화나고 기분나쁜 일이 있었다면, 짜증이 아닌 말로 해줬음 좋겠다 생각했었는데요.. 정작 저는 오빠에게 어떤 모습이었을지 잘 모르겠네요....
집안일도, 회사일도 정말정말 열심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살았다 자부하거든요?
그런데, 오빠에게 몇번이나 웃어줬는지, 오빠의 어떤 부분이 나를 기분좋게 만들어준다던지..하는 식의 표현을 오빠에게 해준적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오빠에게 바랬던건, 오빠랑 같이 있는 동안 그냥 서로 편하게 웃고 떠들고.. 같이 있는 시간이 지금처럼 괴롭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거든요.
그런데 오빠가 나를 대하는게... 왜저러지? 싶어서 당황스럽고, 저런 사람이랑 결혼했다니...싶어서 우울하고, 내가 뭘 잘못했다고...하면서 억울하기도 화나기도 했어요.
말꺼내면 싸움될까봐 속으로 삭히면서 집안일, 회사일만 열심히 했던거 같아요...
당장 남편에게 더 무언갈 요구할 상태가 아닌것 같기도 해요. 남편이 지쳐있는데 싸우듯 말하면 골이 더 깊어질것 같아요.
그렇다고 대화를 포기하진 않을게요.
남편의 날 선 말투에 우울해하기보다,
결혼 했을 때 좋은 배우자가 되어주겠단 다짐 다시 되새기면서... 오빠에게 한번더 좋아한다 표현하고, 같이 있어서 행복하다 말해주면 오빠도 차차 알아주겠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따뜻한 조언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열심히, 또 행복해지려 노력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