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끊은줄 알았던 아버지 연락에 뒤숭숭하네요
뒤숭숭하네요..
어릴 때 가정폭력으로 부모님이 이혼하셨습니다. 어머니가 폭력을 많이 당하셨어요.
언니는 많이 엇나갔었고, 가출하거나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랑 크게 싸우고 경찰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저는 언니랑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그냥 울거나 눈치 보며 숨어 있었고요. 언니는 지지 않고 싸우는 편이라 아버지랑 많이 부딪쳤습니다.
저는 뭐, 보통 맞으면 눈치껏 뒤로 빠지고 대들 생각을 못 했어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같이 살았습니다. 그러다 제가 대학에 들어가면서 어머니가 이혼하셨어요.
이혼하시고 어머니는 제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같이 살았고, 제가 취업하고 출가하면서 재혼하셨습니다. 아버지는 이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재혼하셨던 것 같아요.
아버지랑은 제가 취업한 후로 1년에 한 번 연락할까 말까였어요. 어머니도 이혼은 했지만 부모니까 본인 눈치 보지 말고 연락해도 된다고 하셨지만, 그걸 보고 자랐는데 아버지가 좋을 리가 없어서 저도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사회 초년생일 때 연락이 와서는 저한테 호적에서 나가줄 수 있냐고 하더라고요. 부모가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본인이 해야 한다면서요. 사실 아직도 무슨 절차를 이야기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때는 너무 어려서 그냥 충격에 전화를 끊고 어머니한테 전화해서 울었던 기억밖에 없네요.
그 이후로 저는 아버지 번호를 차단했고, 카톡은 잊고 있었는지 차단을 안 했더라고요. 그래서 가끔 연락이 오면 그냥 네, 잘 지내세요정도만 보냈습니다. 왜 카톡까지 차단하지 않았던 건지… 저도 참 모르겠네요.
그런데 최근에 연락이 와서 얼굴 좀 보고 싶다, 본가에 내려올 때 얼굴 한 번 보자, 비행기표든 호텔이든 다 해줄 테니 밥 한 번 먹자, 자기 번호 차단했냐, 전화 좀 받아달라는 식으로 계속 이야기하더라고요.
모르겠습니다. 결국 차단을 풀고 전화를 했는데, 울먹거리면서 한 번만 보자고 하는데 마음이 뒤숭숭하네요.
주말마다 캠핑도 가고 여행도 다니면서 잘 살고 있다는 걸 보면 어디가 아파서 죽기 전에 연락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왜 갑자기 이렇게까지 만나고 싶어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그냥 여러 가지 생각이 드네요.
괜히 뒤숭숭해서 글 써봤습니다. 어디 푸념할 곳이 없어서요.. ㅎㅎ
친구들한테 계속 이야기하자니 다들 사는 것도 힘든데 괜히 더 우울하게 만들고 걱정시킬 것 같고, 그렇다고 어머니나 언니한테 이야기하기도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