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출산 대책으로 sns규제, 싱글세도입 글을 읽고
어제 리멤버에 저출산 걱정한답시고 괴랄한 글이 하나 올라왔는데, ▲SNS전면 규제 ▲싱글세 도입 같은 정신나간 소리의 향연이 있더라구요. 물론 댓글들 보면 역시나 대다수 시민들은 정상적으로 뇌가 작동해서 다행이었습니다만, 뉴스 포털에도 저런게 마치 저출산 ‘극약처방’쯤 된다고 가볍게 말하는 정신이상자들이 많아서 글 좀 적습니다.
첫째로 SNS문제입니다. 이건 우선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국가이며, 헌법에서도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전면 규제 같은 소리는 통하지 않습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에서 2010년대에 일어났던 재스민혁명이 뭘로 일어난건가요? 인터넷과 SNS발전 때문입니다.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일반인들, 그것도 노년 세대부터 초등학생 애들까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독재자의 폭압 통치가 먹히지 않게 된겁니다. 왜 북한과 중국이 인터넷 못하게 하겠어요? SNS를 규제하겠다는 말은 괴물 정권을 탄생시키자는 전체주의자나 할법한 정신나간 소리입니다.
또 뭐 하나 물어봅시다. SNS때문에 진짜 결혼 못한다고 생각하세요? SNS없던 시절에도 인간은 어떻게든 자기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몸이 달아올라 있는 존재들이었습니다. 하다못해 일요일날 교회만 가더라도 얼마나 힘들 주고 가나요? 가만히 앉아서 남들 하는 얘기 들어보세요. 50%는 자기 자랑이고 50%는 험담입니다. 인간이 원래 그래요. 사실 평균올려치기는 블라인드나 다른 인터넷 커뮤들이 더 심하지 않나요? 끊임없이 자기 스펙을 자랑하기 위해 내가 이렇게 벌고 있는게 괜찮은지 확인(자랑)을 요하고, 거기에 답글 다는 인간들은 그거 벌어서 어떻게 사냐고 반격하고. 이게 지금 철학이 부재한 한국인들 삶의 꼬라지 현 주소 아닙니까? 고작 인터넷 글과 SNS사진 보고 결혼을 못할 정도면 그냥 결혼 안하는게 그 사람에게 축복입니다. 결혼하면 그때부터는 더 큰 전쟁이에요.
싱글세 얘기도 꺼내볼게요. 제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은 다 집이 부자입니다. 마곡나루에 현찰 박치기로 그냥 아파트 구입해서 아들에게 증여 때려버리는 시원한 아버지도 있습니다. 중학생때부터 타워팰리스 살던 의사 친구도 있구요. 다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에 칼 결혼해서 애들 낳고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돈이 많으니 결혼도 잘 하는거에요. 역설적으로 싱글들 중에는 결혼하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에게 “너는 상대적으로 가난하기 때문에 결혼을 못했으니 벌금을 내라”를 시전하겠다는게 싱글세 도입입니다.
사람들이 바보입니까? 그거 도입하는 순간 저출산이 문제가 아니라 노동가능인구까지 해외로 유출될겁니다. 프랑스 좌파들이 부자들에 대한 증오에 가까운 재산세를 매겨서 부자들 다 해외로 빠져나간거 보고 뭐 느끼는거 없으세요? 문제는 저런 인간들의 주장이 꽤 먹힌다는거죠. 인터넷 중우민주주의의 폐해이긴 하네요. 진짜 인터넷을 규제하는게 답인가? ㅎㅎ
저출산 대책은 사실 해법이 없어요. 있어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저출산의 원인은 전통적인 결혼상이 붕괴됐기 때문에 일어난 결혼기피현상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자유연애 시대가 시작된 이래 모든 서구권과 자유진영 선진국들이 겪고 있는 현상이구요. 한국의 저출산이 0.7명대인 이유는 한국인들만 사는 고립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서구권도 순수 백인 인구들은 우리처럼 출산율 낮아요. 걔네들이 우리보다 높은 이유는 이민자들이 낳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민 바라는 사람들은 없을 거구요.
지금 시대는 연애는 여자가 선택하지만, 결혼은 여전히 남자가 선택합니다. 여기에 해답이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말해도 여혐이니 뭐니 돌던지고 인셀도태한남이라고 인신공격과 조롱이 쏟아지니 사실 지식인들은 해법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해법을 안내놓는 겁니다. 비겁한거죠. 아이러니하게도 중국 같은 전체주의 국가는 해답을 알고 있어요. 그것도 명쾌하게요. 모든 여성할당제 시스템을 없애버리고 실질적 결혼 주체인 남자들에게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주면 금방은 아니더라도 해결될 문제입니다.
이혼율이 50% 이상인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과거엔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고, 또 혼전순결에 대한 무게가 굉장히 무거웠습니다. 적어도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여성들이 대놓고 헤픈척을 미디어에서 못했어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누가 더 헤픈지 경쟁하는 시대가 됐고, 그것이 마치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사는데 있어서 굉장히 쿨하고 세련됐다는 듯한 착시효과마저 일으킵니다. TV예능을 봐도 성적 조크가 범람을 하죠. 불과 몇 년 전에는 남자들이 그런 헤픈 여성들이 있더라도 결혼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젠 진짜 결혼 자체를 안하는 시대가 됐어요.
설거지론이나 퐁퐁론이 단지 서브컬쳐에서 결혼 못한 남자들끼리 떠드는 말이 아닙니다. 저는 직업 특성상 전문직들을 많이 만나는데, 30부터 50대까지 작년부터 퐁퐁론에 대해 술자리에서 엄청나게 말을 했습니다. 나이 지긋한 전문직 박사, 교수님들도요. 저거 다 사실이라고.
로마제국도 저출산에 시달렸습니다. 그 기저에는 “굳이 이런 문화적 토양에서 내가 왜 결혼을 해야 하냐”라는 남성들의 결혼 보이콧도 있었습니다. SNS규제니 싱글세니 그런 뻘소리 하기 이전에 한국 사회의 도덕규범 회복이 우선입니다. 물론 불가능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