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같은 결정, 이직 고민…
스타트업을 오래 다녔습니다.
행정체계 부터 지정감사 소화하기 까지
거의 혼자 셋업했습니다.
제조원가 계산도 혼자 만들고, 수불보고 체계니 뭐니…
IPO준비도 해보고, 애착이 꽤 있었습니다.
경영진에 실망하고, 회사는 망하기 직전이르
퇴사했었으나 이직한 회사에
뭔가 문제가 많았고, 그냥 되는데로 급히 채용되어서
자리를 못 잡고 있던 중에
복귀 요청이 있어서 스타트업으로 복귀했습니다.
다만, 대우는 해줄 수 없다고 하고,
직무는 애매하게 이야기를 했지요…
복귀해보니 지옥이 따로 없는데,
회사는 나름 더 업무영역이 넓어졌고,
간신히 분업했던 부서는 제가 복귀했다는 이유로
공중분해, 회사에 질린 관리직들 대거 이탈…
덕분에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업무 영역을 벗어나고있고,
솔직히 대우도 안해주는데,
예전처럼 인생을 바치고 싶지도 않습니다.
예전엔 명절에도 출근했고, 주말도 자주 출근하고,
연차는 일부러 소진시키고 출근하고,
아주 그냥 내 소유의 회사처럼 일했거든요.
부서내 퇴사 후 복귀임에도 제가 최장 근로자 입니다.
퇴사한 옛 동료들은 정탐하듯 제게 연락옵니다.
잘 지내냐며 위로와 함께요.
복귀 1년 채우면 보상해주겠단는 말도 이젠 지겹습니다.
3월 다 되어가는데, 아무런 피드백이 없어요.
복귀 전에 3-4명이 감당하던걸 저 보고 하라고 하는데,
직권도 없고, 물어보기만 엄청나게 물어봅니다.
흡사 실무와 육성 강의를 동시에 하는 느낌인데,
배울 생각도 의지도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죠.
아무것도 모르기에 회사 생활하는데,
부가세법이랑 상법은 조금 알면 좋다고하니
옆에서 바로 ‘괜찮아 나 몰라도 직장생활 잘만 했어’
라더군요;; 그럼 저한테 물어보지 말고 알아서 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 와중에 복귀 요청한 경영진은 점점 더 가관입니다.
흡사 gpt가 사람이라면 이런 기분일까? 하는데,
차입 만기를 주단위로 물어봅니다.
계약서를 뽑아줘도 답변해 줘도, 보고서를 뿌려도
그냥 자기 궁금할때 마다 시덥잖은 질문이 계속 됩니다.
심하게는 하루에 똑같은걸 두번 물어보거나
서류 준걸 보지도 않고 물어보고,
제가 개입하지도 않은 업무도 물어봐요…
저는 왜 복귀했는지 모르겠습니다.
- 옛 동료들과 나름의 추억
- 내가 구축한 회사 기반
- 뉴페이스 임원에 대한 호기심
- 이직한 곳이 영 이상함
네번째 빼고는 모두 깨졌어요.
옛동료는 복귀하자마자 다 떠낫고,
뉴페이스 경영진과 잘 어울렸으나 떠낫고
떠난 사람일은 다 제 책임에 제 일이 되고 있죠.
말로만 일하는 경영진에도 치가 떨립니다.
보상을 미련하게 기다릴지
미련없이 이직처 찾을지 고민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