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팜, 삼바, LG화학
#1. SK바이오팜
코로나발 바이오 주식 대박의 정점, SK바이오팜의 주가가 상장 대비 50% 수준까지 하락했다는 소식입니다. 작년 코로나 첫 창궐 이후 전세계 주가는 곤두박질 쳤었고, 그 이후 다양한 주제로 각 산업 섹터들의 상승이 뒤따랐는데, 당시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산업은 제약바이오주였습니다. 바야흐로 바이오의 시대였습니다.
그 중 가장 상징적인 사건은 SK바이오팜 신약의 FDA 허가와 그에 따른 주식시장 상장이었습니다. 상장 이후, 주가는 공모가 대비 60% 이상 상승하는 소위 '따상상'의 흐름을 보이며, 제약 바이오주 상승을 이끌었었습니다. 다만, 당시에도 결국 SK바이오팜의 시가 총액은 유사 계열의 항전간제 전문 글로벌 제약사 UCB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반 여 년이 지난 지금, 결국 시가 총액은 유사 회사와 비슷한 수준이 되었습니다. 투자 세계의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나뉘었던 6개월로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늘 모 바이오벤처의 대표님과 식사를 하였는데, 경영하시는 회사의 비전을 설명하실 때 SK바이오팜 사례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박을 꿈꾸지만, 다수가 패배하는 게임이 신약 개발인 듯 합니다.
#2. 삼성바이올로직스
국내외로 mRNA 기반 백신 개발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화이자, 모더나가 mRNA 기반 코로나 백신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후속 백신 개발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mRNA 백신 개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LNP (Lipid Nano Particle) 생산에 대한 기술 혹은 권리를 확보하는 것 입니다.
국내에서는 동아쏘시오그룹의 자회사 에스티팜이 Genevant로부터 관련 지식재산권의 이용을 부여 받은 이후로, 추가적인 deal 이나 개발 소식은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삼바와 모더나 간의 mRNA 백신 '충전' 공정에 대한 협약이 있었을 따름입니다. 최근 국내 주요 회사 간 mRNA 백신 개발 컨소시엄이 구성 되었지만, 그 앞날은 순탄치는 않아 보입니다.
그러던 중 모더나의 한국 지사 설립이 진행 되었고, 모더나와 삼바가 mRNA 백신 원액 생산까지 협의한다는 소식이 흘러 나왔습니다. 삼바의 역량을 감안하면, mRNA 백신 '충전' 공정에 대한 협약만으로는 어딘가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만약 삼바가 모더나와 mRNA 백신 원액 생산까지 협의한다면 향후 백신 시장 지형은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부 회사가 지붕을 쳐다보는 형국이 연출 될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3. LG화학
오랜 만에 LG화학의 소식이 있어 전해드립니다. LG가 개발 중인 통풍 신약 'LC350189' 의 미국 2상 임상 결과가 긍정적이라는 소식 입니다. LG는 10여 년 전 항생제 신약 '팩티브'의 FDA 허가로, 국산 신약의 미국 진출이라는 첫 포문을 열었고, 그 임팩트는 지금의 한미, SK바이오팜에 못지않은 강도를 보여줬었습니다. 조금 과장하자면 한국 제약 산업의 월드컵 4강 진출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다만, 팩티브는 이후 상업적 성공을 이루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당시의 'LG 생명과학'은 'LG화학'으로 편입되어 제약업계 내에서 존재감을 조금씩 잃어 갔습니다. 물론 이후로도 꾸준히 신약 개발에 대한 투자를 해왔고 국내에서 '제미글로'의 상업적 성공 등을 이끌어 왔지만, '혁신 신약 개발'이라는 본래의 타이틀은 좀 채로 찾아오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발표한 LC350189 는 기존 치료제 대비 2배 정도의 효능 개선을 보이는 혁신적인 약물로 보입니다. 다만, LG의 신약 개발 파이프 라인이 일관성이 있으며, 각 부분이 시너지를 내고 있는가 라는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의문점이 남습니다. 이번 임상결과 발표가 또 다른 뜬금포가 되지는 않을지 걱정스런 이유입니다. 저의 걱정이 기우가 되길, LG의 비상을 응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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