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네요..
어디 털어놓을데가 없어서 넋두리합니다.
지금은 이직하고 아직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재직했던 회사 중에서 임직원수가 제일 적은데, 회사가 좋다기보다는 계약만료 퇴직후 더이상 공백이 생기면 안될 것 같아 입사를 결정했고,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프로세스도 정리하고 업무 개선도 하며 몇달을 노력했습니다.
카톡/내선/개인폰으로 수시로 들어오는 각종 요구사항, 부족한 일손, 논리와 기준이 아닌 본인 주관에 따른 업무 지시, 보수적인 문화, 한정된 체력에 며칠 죽을것 같다가 하루 괜찮아지면 또 버티고 이 과정을 반복하다보니 이젠 좀 안정기를 찾았나 싶었는데요. 아직도 제가 인계받지 못한 업무가 새로운게 계속 튀어나오고, 일할 시간이 부족한 실무자한테 관리자들은 본인 의견에 확신도 책임도 없이 명령만 하고 대외업무만 하러 다니니 참 어찌해야 할지... 물론 필요한 업무라는거 이해하는데, 동료가 필요해요 저는ㅠ
덕분에 똑같은 일을 지금 3-4번씩 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실무자 입장에서 예상되는 리스크와 그에 따른 의견 드렸는데 고집부려서 결정내놓고, 막상 해내고 제가 말씀드렸던 상황이 발생하면 말을 바꿔요. 그럼 전 또 다시 해야 하죠.. 일이 적은 것도 아닌데..ㅠ 이런걸로 에너지 빼는거 너무 아깝잖아요. 시스템도 없고, 그럼 실무자 의견을 존중해주기라도 하던지, 아님 업무라도 좀 덜어주던지 해야 살수 있을 것 같은데 어쩜 좋을까요. (충원 말씀 드려보았으나 칼차단!)
성격상 대충하는게 안되어서 하나하나 뜯어보면 히스토리는 엉망이고. 전임자도 혼자 다 쳐내려니 역부족이라 간신히 구멍만 메꾸는 식으로 일했던거 같은게 이해는 됩니다. 과로가 일상이 될 거 같고 오래 못버틸것 같아 초반과 달리 요즘은 정시퇴근하고 있어요 저도. 전임자처럼 빵꾸만 안내는 식으로 일하는거죠. 경력개발하려면 좀더 다양한 업무를 해야 하는데 운영만 하기도 벅차니...
제 나이(30대 중반)에 비해 경력이 부족해서 어떻게든 1년은 채우고 싶었는데 지금 6개월 버티기도 힘드네요. 사회초년생이었으면 그냥 시키는대로 하고 혼자 삭였을텐데 이젠 너무 세상에 찌든걸까요?
체감하기엔 벌써 1년은 된거 같은데, 딸린 식구나 마이너스 통장 등 버팀목이 될 만한 것이 없다보니 내가 너무 쉽게 포기하나? 이런 생각도 듭니다.
사무실에서 각개전투하느라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할 일도 없고, 실무진 충원을 안해서 동료도 없어요... 타부서 사람들이랑 말하는것도 한계가 있고요.
이젠 모니터만 봐도 화가 나고, 제발 아무도 절 찾지 말았으면 좋겠어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