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 근태가 인사평가의 절대 기준이 되면 안되는 이유
거의 모든 조직과 기업에는 작업자(혹은 조직원)를 관리하기 위한 근태관리(혹은 이와 유사한), 시간관리 제도가 있고, 이를 통해 회사는 그들의 조직원을 통제하며, 이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믿고 있는듯 하다. 아마 이런 제도는 인류가 집단생활을 하고, 조직을 만든 이래로 존재해 온 아주 오랜 제도일 것이다.
그런데, 기존의 농업화 사회가 산업화 사회로, 또 정보화 사회로 넘어가면서 조직이나 기업이 추구하는 목적과 수단이 엄청나게 바뀌었고, ICT 기술의 발달로 공간적으로 혹은 시간적으로 현장에 있지 않아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게 개발되어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은 근태, 일하는 시간 등을 통해 조직원을 평가하거나 관리하는 관습은 그다지 큰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육체적 노동이나, 물리적인 작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농수산업, 제조업, 건설업 등의 기업에서는 근태 혹은 시간관리가 가장 중요한 인력관리 부분임은 부정할 수 없다.
최근에 와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가 고안되어 적용되고 있으나, 아직은 절대 다수의 공감을 얻을만한 획기적인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물론, 정량적 평가가 어려운 인력관리의 속성과, 수 없이 다양하고 변수가 많은 환경과 조건, 목표 등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이 쉽게 나오기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지만, 적어도 기존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안을 찾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상당수의 기업들은 그들 조직원을 통제 및 평가하는 방법으로, 아침 출근시간과 퇴근시간, 휴식시간 등 시간을 통제하고 관리하는데, 과연 "이것이 업무성과와 비례하는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자본주의가 공산주의 체제보다 생산성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 과연 공산주의 체제하의 평균 노동시간이 자본주의의 그것보다 작을까?
많은 연구에 따르면, 자본주의 체계가 공산주의 체계보다 생산성이 높은 것은 투입하는 절대시간의 차이보다는, 구성원들이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한 의지와 노력의 영향이 더 크다고 한다. 즉 물리적인 시간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의지나 노력 등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묵묵히 자신의 업무를 열심히 하는 사람, 적당히 눈치껏 일하는사람, 항상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 .. 등 다양한 형태의 수많은 구성원을 가지고 있는 기업에서, 그들의 출퇴근 시간이나 근무시간으로 급여나 인사고가를 평가한다면, 어떤일이 일어날까?
우리는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혼재하고 있는 조직은 시간이 흐르면 하향평준화가 되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사람은 누구나 편하고 싶어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자신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조직에서 계속 열심히 노력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우린 흔히 정체된 조직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복지부동'을 이야기한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도 않고, 되는것도 안되는 것도 없이 주어진 일에서 문제만 발생되지 않기를 바라는 그들. . .
복지부동이 절대적으로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현재와 같이 눈코뜰 수 없이 환경이 변화하고, 새로운 기술이 나오는 시대에서 복지부동하는 조직의 미래는 암울할 수 밖에 없다.
이렇듯, 복지부동하지 않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의 급여 및 인력평가 기준이 출근일, 작업시간, 휴식시간 등, 그들이 회사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렀느냐 보다는 "얼마나 많은,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느냐" 혹은 "성과에 얼마나 많이 기여했느냐"가 되어야 한다.
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혁신을 수행하기 위해서 가장 간단하고 효율적인 방법이 구성원들의 평가기준을 바꾸는 것이라고 한다.
'인간은 그를 평가하는 기준에 따라 태도를 변화하는 동물이다"라는 말이 있다
심지어, 출근하지 않고도 남보다 우수한 성과를 거둔 사람이 있다면, 이들을 더욱 격려하고 칭찬하는 분위기가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