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A가 있다. 회사에서 중책을 맡은 그(녀)는 일부 업무 능력과 리더십 역량에 부족함이 있다. 다행히 그는 이런 점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소위 '자기 인식' 수준이 높은 편이다. 나는 그가 이런 인식을 기반으로 약점을 잘 보완해가리라 믿었다. 사실, 실력이나 재능이 부족한 사람 중 자신의 수준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못 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그의 성취는 크게 향상될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그를 다시 만나 얘길 나눴다. 예전과 동일하게 분명 자기 인식을 잘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나아지지 않는 걸까?
자기 인식, 그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것이 어느 '방향'을 지향하는지가 중요했다. 그의 자기 인식은 본인에 대한 불만이었고, 자책이 되고, 낙담으로 이어졌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예전보다 상황은 더 악화했다. '나는 왜 이것밖에 되지 않는 건가?' 그에겐 '자기 인식'이 독(毒)이 된 것이다.
자기 인식이 그다음 단계로 나가게 하려면 필요한 것들이 있다.
1. 목표에 대한 '열망'이 있어야 한다. 진실로 목표를 이루려는 마음이 있을 때 포기로 빠지는 수렁을 피할 수 있다.
2. 자기 인식을 한 자신을 대견하게 생각한다. 세상엔 자기 주제를 모르는 닝겐이 넘쳐난다. '너 자신을 알라.' 2천 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3. 본인에게 피드백해줄 상대를 찾는다. 냉정한 자기 인식은 부정적인 기운을 갖게 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옆에서 봐주며 부정적인 길로 접어들 때 알람을 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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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24년 직장 생활, 14년 팀장 경험을 담아 <팀장으로 산다는 건> (6쇄)을, 2021년 4월에 <팀장으로 산다는 건 2> (2쇄)를 2022년 7월에 출간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이노텍, KT CS, CJ대한통운, 에듀윌 등에서 리더십 강의를 했으며, 한라 그룹 리더를 위한 집단 코칭을 수행했다. 현재 '리더십 스쿨'이라는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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