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을 바라보는데,
그동안 가지고 있던 연구 역량이 소진되었습니다.
기존에 제가 쌓아 놓았던 새로운 분야 연구 업적은 이미 훨훨 날아 올라 다른 연구자들의 이름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저는 잊혀 졌구요.
코로나와 시작된 대학본부 보직 업무와 학과장으로 정신없이 살다보니 논문 한 편 없이 그렇게 되었네요.
50대를 살아가는선배 교수님들을 보고, 나의 미래를 그려 보면서, 이런 교수가 되려 했나?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친구 교수에게 전화해 '그만두려해' 라고 하니 '학교가 성에 안차는 구나!' 라고 한 마디로 정리해 주네요.
지방대는 위기 입니다. 예산 부족에 연봉 동결, 인력도 없고, 새로운 사업을 위해 오징어에서 물을 짜내듯 몇몇 사람들을 갈아 넣는 시스템이 지속됩니다.
내 아이가 이렇게 일을 하고 있다면 나는 뭐라고 말할까? 라고 생각해 보니 답이 빨리 나오더군요. '그만둬라, 고생했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소나기를 피해 내 역량을 더 쌓을 자체 연구년을 갖을 생각입니다. 그리고 나서 좀 더 괜찮은 대학을 찾아 보거나 외국에 자리를 알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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