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들어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미있던 일이 있는지, 곰곰히 떠올려 봤는데요. 시간에 쫓겨 초조해한 적은 있어도, 시간가는 줄 모르게 몰입한 적이 있는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한 감각을 잃어버린지 참 오래 되었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일은 원래 재미가 없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일까요?
❗️유명한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가 오래 전부터 주장해 온 개념인 "몰입(Flow)"은 무언가에 흠뻑 빠져 있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합니다. "몰입"하는 순간에는 시간의 흐름도, 다른 중요한 일들도 잊고 심지어 본인의 존재조차도 잊는다고 하죠.
일반적으로 "몰입"을 행복의 조건이라고 하는데 몰입하는 순간이 많을수록 즐겁고 의미있는 순간을 많이 갖는다는 가정 하에 성립되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그러나 일상의 "몰입"을 잃어버린 요즘, 그렇다면 나는 행복하지 않은 것인가요?
‼️예전에는 어떤 것 하나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을 높은 가치로 삼았습니다. 목표 하나를 정하고, 그것을 위해 온 힘을 모으고, 열심히 달려갑니다. 뭔가 하나에 파묻히고 집중해서 모든 노력을 쏟아내야만 일을 잘 하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사실, 직장인들에게 "몸을 갈아넣어" 일 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묘사이고 그것은 마치 그 일에 쏟는 시간과 애정을 표현하는 말로 미화되었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갈아넣지 않으면, 뭔가 부족해 보입니다. 그게 "일 한다는 의미"이며 많은 직장인이 지켜야 할 암묵적인 룰에 가까웠죠.
❗️그러나 모든 것을 갈아넣어야만 일을 "잘 하는" 것일까요? 모든 것에는 체력, 시간, 정신적 에너지, 돈 등 많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죠. 사실, 경제적 관점에서도 적은 자원을 투입해서 가장 많은 결과물을 얻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하는데요. "일"의 관점에서는 all-or-nothing(모두 털어넣거나 아예 안 넣거나)의 문제가 아니라 all-and-nothing(모든 것을 털어넣었는데 남는게 별로 없다...)이 된다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평범한 보통 사람 기준으로 일반적으로 평가했을 때는, 일에 모든 자원을 투자했을 때의 결과가 전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몰입으로 돌아가 봅니다. 몰입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죠. 가끔은,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나도 모르는 흐름에 몸을 맡기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경험이 가끔 찾아올 때는 너무나 반갑기도 하죠.
그러나 매일, 매번, 매순간 몰입을 한다면 내가 삶의 주도권을 갖는 순간도 잃게 되는 것입니다. 나의 삶을 송두리째 바치고, 그로 인해 몰입하는 순간이 많은 것이 행복을 평가하는 기준일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죠.
✅ 그렇기에 일을 할 때는 당장 어떤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모든 걸 갈아넣을 필요가 없다는 것과 그러한 태도가 반드시 행복이랑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일을 대하는 나의 자세와 마음가짐에 대해 집중하는 시간이 생기죠. "내 일은 재미가 없어", "내 일의 의미를 모르겠어"에서 "일을 꾸준히 하게 되면 내 업무에 의미가 생기고, 그 의미가 모여 재미가 된다"는 귀중한 결론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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