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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의 학습 전략을 파헤치다

2022.10.23 | 조회수 2,089
이재현
프리랜서 활동
저는 대학원에 다녔던 사람입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정말 똑똑한 분들을 많이 만났고, 그들과 수업에서 진검승부하며 토론도 많이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과정에서 빠르게 배우고 성장하는 ‘암묵지’와 전략, 방법론들을 지켜보고 그 영향을 받을 수 있었던 기회는 특별했던 것 같아요. 오늘은 제 경험에 기반해 거인들의 학습 전략을 나열식으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정리하고 다른 자료나 연구도 보며 공부하면 실행가능한 프레임워크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오늘은 처음이니 나열식으로. 좋은 글을 고르는 안목을 길러야 합니다. 재미있어 보인다고, 다들 읽는다고 꼭 시간을 쓸 필요는 없어요. 제가 접한 방법론은 ‘지식의 뿌리를 파고드는 것’이었어요. 모든 지식은 출발점이 되는 철학, 사조, 이론, 사상가가 있고, 그 새로운 생각의 뿌리까지 파고들면 얻을 수 있는 지식의 질이 완전히 다릅니다. 세계 최고의 사상가와 씨름한다. 한국에 있다보면 한반도의 협소한 지리와 상상력에 갇히기 쉬운 것 같아요. 생각의 폭을 확 넓히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 사상가의 원전을 영어로 읽으면 큰 도움이 됩니다. 읽는 글의 수준이 달라지면, 내 사고의 레벨도 달라집니다. 비즈니스의 영역도 동일합니다. 뉴욕타임스, 이코노미스트, 하버드비즈니스리뷰를 비롯해 양질의 비즈니스 지식을 습관적으로 접하는 사람은 사고의 수준이 다를 수밖에 없겟죠. 기초체력은 중요하다. 보통 많은 인간은 협소한 자아에 기반해서 ‘난 이런 것에만 관심이 있어’ ‘난 이런걸 잘 모르는 사람이야’ ‘난 이런건 못해’라고 생각하지만, 젊을수록 인간의 뇌는 정말 훈련하기 나름이에요. 초기 학습 과정에서 저항을 조금씩 줄여나가기 위한 좋은 선생님, 멘토, 파트너가 있다면 ‘배우는 능력’은 정말 급속도로 빨라질 수 있습니다. 평생 수십권의 책을 쓰고 집에서 몰래 논문을 찍어내는 것 같은 교수님들의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들은 젊을 때 탈모를 감수하고 텍스트를 해독하는 능력을 습득했죠. 세상에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는 법.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함께 논의를 이어가고 영향을 주고받을 사람들이 있는 것은 너무 중요합니다. 인간은 결국 주변의 에너지에 큰 영향을 받는 동물입니다. 암묵적인 기준과 문화적 양식의 영향을 크게 받거든요. ‘이 정도는 다들 해내는 문화’에 있다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나의 기본 능력도 올라가게 되어 있어요. 기업의 소프트웨어인 조직문화와 프로세스가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죠. 학습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많은 양의 텍스트를 하루 종일 앉아서 읽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학습은 본성에 반하죠. 높은 저항을 녹여내기 위해서는 강한 학습욕구를 가진 커뮤니티와 함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제의식을 가다듬습니다. 사실 대학원 밖에서는 ‘문제의식’이라는 단어 자체를 듣거나 써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은데요, 비즈니스의 용어로 말하자면 ‘문제발견’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유명한 컨설턴트 야마구치 슈는 앞으로의 시대는 이미 알려진 문제에 차별화된 해결책을 내놓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는 사람이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죠. 문제의식을 발전시킨다는 것은 비슷한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또는 기술발전 때문에 ‘외로움’이라는 문제는 앞으로 더 심각해지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이게 문제야’가 아니라 문제를 정의하고, 그 원인을 파악하고, 그 윤곽을 명확하게 그려낼 수 있겠다면 좋겠죠.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라면 학술적인 수준으로 할 필요는 없겠지만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읽어내고 시장 규모를 파악하고 어떤 임팩트를 만들 수 있는지 고민하는 일은, 사실 근본적으로는 학술적으로 문제의식을 발전시키는 과정과 유사하다고 생각해요. 기존 연구 검토 작업은 중요합니다. 해당 문제를 이미 다룬 논문을 비판적으로 읽고, 그 논의의 지형도를 새롭게, 비판적으로, 창의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이나 프레임워크를 발전시키려고 노력합니다. 기존 논의의 지형에서 내가 새롭게 주장해볼 수 있는 점을 찾기 위해 고민합니다. 시장조사, 경쟁사 분석과 기본적으로 동일한 접근법입니다. 어떤 솔루션들이 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이 어떤 페인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일은 비즈니스를 하려는 모든 사람이 거쳐야 할 과정이겠죠. 비판적으로 읽습니다. 미국의 학부나 한국의 대학원에서는 처음 접하는 훈련인데,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비판적으로 읽는 훈련을 받을 기회가 적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좋은 글을 정독하며 단어 선택, 사례 선택, 토씨 하나까지 세세하게 분석하며 읽는 훈련을 해보면, 언젠가는 거인과 놀 수 있는 급이 되고, 대중적으로 쓰여진 글들은 쓱 훑어봐도 대충 알 것 같은 경지에 이르는 것 같더라고요. 전 이수준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쓴 ‘논문’을 몇초동안 쓱 훑어보고 뼈아픈 코멘트를 주시는 선생님들을 보고 배웠어요. 비판적으로 읽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두개의 질문이 있습니다. ‘이 주장에 무엇이 새로운가(what is new in this argument)?’ ‘그래서 어쩌라고(so what)?’ 모든 논의는 맥락이 있고, 그 배경을 잘 모른다면 이 글이 왜 중요한지 파악하기 어려운데요, 비판적 상상력으로 무엇이 새로운 것인지, 왜 사람들이 이 글을 좋게 평가하는지 고민해보면 대화에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So What 질문은 제가 공부나 비즈니스 모두에서 가장 중요한, 가히 삶의 핵심 질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인데요, 그 주장을 하면, 그 제품을 만들면 도대체 뭐가 나아지는지, 이걸 읽거나 쓰고 뭘 어쩌라는 건지 정당화가 안되는 글이나 제품은 가치가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가치는 내가 아니라 고객(독자)에게서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글쓰기 훈련에 마음을 기울입니다. 비판적으로 읽다보면 글쓰기도 자연히 질이 높아지는데요, ‘도대체 어떤 맥락에서 누구한테 내가 무슨 이야기를 왜 어떻게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인식이 갈수록 높아지죠. 글의 오디언스는 누구이고, 이들은 이미 무엇을 알고 있으며, 궁금해하거나 이미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며, 나는 어떤 논지를 펼쳐서 이들을 설득할 것인지 기획하는 겁니다. 사실 이런 글쓰기 과정은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읽는 기획법과 그 근본은 동일해요. ‘맥락을 읽어내는 능력’ ‘타인의 페인 포인트를 포착하는 능력’ ‘내가 어떻게 개입해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것인지 고찰하는 능력’이죠. 글에 좋은 평가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습니다. 비판적 글쓰기, 의식적인 글쓰기를 훈련하고 있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글에 좋은 피드백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요. 해당 주제의 전문가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비판적 읽기와 글쓰기에 훈련이 된 분이라면, 해당 오디언스를 설득하기 위해 어떻게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지 가이드해주실 수 있을겁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저도 고민이긴 합니다. 비즈니스 글쓰기는 학술적 글쓰기와 조금 달라서, 누구에게 피드백을 받아야 할지 잘 모르겠거든요. 제가 크고 시니어분들이 많은 회사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요. 계속 고민해보는 것으로! 모든 시도는 성장의 기회입니다. 뛰어난 교수님과 학우들이 개별 논문을 대하는 태도는 흥미롭습니다. 학습과 성장의 기회로 보시더라고요. 문제의식을 발전시키기 위해 짧게 칼럼이나 소논문을 써서 어딘가 제출해 보고, 피드백을 받은 후에 더 크게 키울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이런식으로 박사논문 사이즈가 되는 글도 있을 것이고요. 지적 효능감은 중요합니다. 글쓰기는 아직 부족하지만 비판적 읽기가 가능해지면, 세계적 석학의 작업에서도 비판할 점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지적 효능감이 생깁니다. 더 좋은 글을 읽고, 연결시켜 정리하고, 비판적으로 읽고,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는 성장 트랙의 핵심은 효능감입니다. 대학원에서는 뛰어나고 똑똑한 분들이 많아서 쉽게 자괴에 빠지거나 ‘사기꾼 신드롬(imposter syndrome)’에 빠지기 쉬운데요, 일상 속의 효능감은 이런 문제로부터 자신을 지켜줍니다. 성장은 복리의 법칙을 따른다. 존경하던 선생님께서 하시던 말씀이 있습니다. 제 언어로 번역하면 계속 열심히 공부하다보면 5년 10년후에는 완전히 레벨이 달라진다는 메시지가 되겠습니다. 근육과 비슷하게 사고도 계속 훈련하면 갈수록 저항이 떨어져서 쉬워진다는 것이죠. 빠르게 배우고 빠르게 글을 뽑아내는 세계적인 수준의 학자나 저술가들을 보면, 학습은 정말 복리의 법칙을 따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젊을 때 좋은 훈련을 받은 사람은 나중에 정말 무시무시한 괴물로 성장한다는 것이죠. ‘그냥 하면 된다.’ 높은 저항을 어떻게 이겨내고 그렇게 읽고 쓰시냐는 대학원생의 질문에 한 교수님께서 답해주셨던 말입니다. 인간은 하기 싫은 일, 자신이 못한다고 믿어버린 일을 안하고 못하기 위해 온갖 핑계를 만들어냅니다. 늦잠을 자고, 졸고, 갑자기 다른 걸 꼭 해야되겠고, 몸이 아프고, 온몸이 거부하죠. 제 경험상 이런 일은 ‘신념’ 때문에 일어납니다. 즉 ‘나는 이걸 못해’라는 신념이 뇌에 인셉션되면, 몸이 그 명령을 따르고, 못하고 안하기 위해서 전력을 다하게 됩니다. 저항을 줄이고 계속 성장하기 위한 방법론은 다양하고, 저도 전에 글을 쓴 적이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높은 저항에도 불구하고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하기로 결정한 일을 그냥 계속 하는 것’입니다. 갑자기 도서관과의 거리가 멀어지는 마법이 일어나고, 책을 열자 졸음이 쏟아지며, 걱정과 불안이 엄습해올 때, 그 모든 것은 문제의 현상일 뿐, 근본적인 문제는 ‘나는 이걸 못해’라는 신념인 것을 인식하고 신념을 바꾸면 됩니다. 그리고 요즘 습관 형성 분야에서 말하는 것처럼 작게 계속해서 반복해서 실행해 저항을 계속 낮추는 방법론을 일상에 도입하면 되겠죠. 일하는 사람은 하루 8시간씩 벽돌책 읽는 것 아니니까 조금 나을거에요. 매일 15분 읽기, 매일 15분 글쓰기, 누구나 할 수 있죠. 하루에 8시간 일하고 2시간 출퇴근 하는 사람에게 '학습'이란 정말 어려운 과제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지속가능한 학습'이야말로 성장하는 사람이 풀어야 할 핵심 문제라고 생각해요. 어떤 페인 포인트를 가지고 계신가요? 어떤 전략을 활용해 호기심을 유지하고 습관을 만들어 계속 학습하고 계신가요? 자유롭게 공유해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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