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영업사원으로 들어와서 1년만에 바보가 되어 퇴사합니다.

2022.08.18 | 조회수 5,135
헬시버디
작년 8월에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가고 싶어했던 외국계 회사에 부푼 마음으로 세일즈 직무로 입사했습니다. 평소에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밝고 쾌활한 성격이었기에 사람을 상대하는 세일즈가 적성에 맞다고 생각했는데 큰 착각이었습니다. 결국 1년만에 신체/정신적으로 걸레짝이 되어 퇴사하게 되었네요. 입사한 날부터 제대로 된 교육이나 OJT도 없이 팀장님은 담당 고객처 던져주고 자기는 많이 바쁘니까 혼자 고객들 방문해서 인사드리고 영업을 한번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지만 다들 그렇게 시작하나보다 생각하고 고객들을 방문했습니다. 너무나도 감사하게도 반겨주시는 고객분들도 계셨지만 방문하자마자 제게 따지고 화내고 윽박지르는 고객들에게 입었던 충격과 상처는 지금도 가슴에 비수처럼 박혀 있습니다. 팀장님께 말씀드려도 "왜 그렇게 이야기를 하냐? 거기서는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야지. 넌 학교가서 공부만 잘했지 일을 이렇게 못하냐" 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초반에는 제가 경험도 없고 부족하기에 실수와 업무 중에 있었던 힘들었던 일들을 좋은 수업이라 생각하고 발전하는 거름으로 생각하고 묵묵히 버텼습니다. 하지만 제가 적응을 잘 못한 건지 매일 새로운 돌발상황이 터져나왔고 그럴 때마다 고객과 팀장에게 신나게 박살 났습니다. 맨날 ''ㅇㅇ이 너는 영업도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하고 학교에서 공부만 했구나? 이것도 못해서 사회생활 어떻게 하려고 그래?" 와 같은 말을 들을 때마다 죽어버리고 싶었어요. 고객처 근처 공원에 쭈구려 앉아 울면서도 '내가 부족해서 그런거야. 다시는 팀장님과 고객 분들 화나시지 않게 노력하자. 버티다 보면 좋은 날이 반드시 올 거야.' 라는 생각으로 꾹 참았습니다. 6개월 차에 접어들었을 무렵, 팀장님이 주신 금액을 제안서에 작성하고 고객처 구매팀에 전달했는데 회사에서 금액이 잘못 나갔다고 난리가 났습니다. 팀장님께서 알려주신 금액을 제출했다고 했는데 팀장님은 자기는 그런 적 없다고 무슨 소리냐는 말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결국 모든 게 제가 잘못한 걸로 되어버렸고 일을 수습하느라 휴가도 반납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2개월간 지옥같은 나날을 보냈습니다. 결국 저는 금액을 실수만 해대는 덜렁이로 낙인 찍혀버렸고 그 충격 때문인지 계속 실수를 반복했습니다. 얼마 전에 팀장님과 미팅을 했는데 팀장님께서 저는 영업과 전혀 안 맞는 사람 같다더군요. 금액도 제대로 못내고 맨날 실수하는데 이 일을 계속할 수 있겠냐면서 혹시 이직 알아보는 중이냐고 물어보더군요. 한 마디로 "너랑 일하기에 내가 너무 힘들다. 너도 이제 다른 길 알아봐라", "내 이미지 더럽히기 싫으니 그냥 너 스스로 그만둬라." 이런 뜻이었습니다. 그 때만큼 팀장님이 원망스러웠던 적이 없었네요. 입사 이후 아침에 일어날 때 심장이 먼저 뛰고 있고 업무를 하다가 갑자기 깊은 물에 빠진 것처럼 숨이 막히는 증상이 매일 있습니다. 이런 말하면 안되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하시는 분들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정말 행복해서 웃었던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팀장님이 원하는 대로 끝나는 대로 제가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후련도 하면서 가슴 속에 화가 가득합니다. 도대체 내가 당신께 뭔 죄를 지었는지, 왜 당신 때문에 혼자 서럽게 울었어야 했는지, 따지고 싶습니다. 제가 바란 건 성과, 인센티브 같은 게 아닌 그냥 "힘들었지? 고생 많았다. 괜찮아 잘할 거야" 같은 따뜻한 말이었는데.. 제가 그동안 꽃밭에 있었어서 사회 적응을 못한 건지, 이상한 사람을 만나서 힘들었던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몸과 마음이 상한 바보가 되어 이 곳을 떠난다는 점입니다. 속상하네요. 좀 쉬고 노력하면서 시간이 지난다면 극복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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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81
Bellaa
BEST왜 신입한테 책임을.전가하는지 모르겠네요. 거기서 시작도 못해보이는데 극복할게.뭐있나요? 마음부터 추스리고! 주눅 한번 들면 실수 연속. 경험 했다 생각정도만 하구 트라우마 부셔버리구여~~ 저는 작은 중소기업 세일즈 이사로 있어요. 상장사에서도 일했었고. 좋은 윗사람,팀장들 많습니다. 학교가 아니니 가르쳐주진 않아요. 다만 리딩해주죠. 그게 리더고. 팀장이죠.
202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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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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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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