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은 "1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라는 말은 들어보셨나요? 성공적인 1편을 만들어낸 경우에, 그 속편이 1편을 뛰어넘기란 정말 쉽지 않다라는 말인데요. 우리는 그러한 예들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속편이라고 해서 기대를 해서 봤는데 전편의 스토리 구조나 킬링 포인트를 그대로 답습한 나머지, 지루한 속편에 머무는 경우를 흔히 접하게 됩니다. 그와 비슷한 예를 가요계에서도 만나게 됩니다. 여러분은 혹시 김국환의 "타타타"라는 노래를 기억하시나요? 꽤 오래 전이긴합니다만 "사랑이 뭐길래"라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에서, 인상적인 어머니 역할의 김혜자 배우가 시도때도 없이 들으며, 인생의 공허함과 담담한 심사를 풀어내며 심금을 울려서, 역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슈퍼히트곡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김국환 가수의 후속곡을 기억하시나요? 아마도, 별로 기억에 남는 곡이 없으실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도 접시를 깨뜨리자"라는 중장년여성 타겟으로 공감을 자아낼법한 곡을 발표했지만 전작만큼의 빅히트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최근에는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이라는 곡으로 신나는 댄스음악과 우스꽝스럽고 촌티나지만, 한국적인 정서와 코믹한 분위기를 녹여내어 글로벌 메가히트곡을 성공시켰습니다.
하지만 후속작은? 역시 비슷한 신나는 댄스와 코믹댄스가 약간은 기억이 나지만 별로 인상깊은 후속 히트곡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이런 전편을 뛰어넘지 못한 속편의 케이스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서태지의 1집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댄스음악을 도입하여 그야말로 세상을 뒤흔드는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2집이 나왔을 때, 2집의 타이틀곡 "하여가"를 처음 들었을 때, 사람들은 다들 좀 특이하다, 1집 같지 않다, 이런 반응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서, 사람들은 당시로서는 전혀 새로왔던 댄스음악과 록음악이 믹스된 음악에 열광했고, 중간에 삽입된 국악에 매혹되어 2집 역시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전편보다 못한 속편을, 혹은 전편을 뛰어넘는 속편을 만들어내는 것일까요?
제가 보기에는, 바로 전편의 성공 공식, 전편이 성공한 내용, 그 자체를 어떻게든 한번 더 재현해 보고 따라해 보려는 노력, 그것이 바로 속편을 그저 그런 속편, 혹은 실패로 이끄는 지름길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와 반대로, 더 나은 속편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전편의 성공의 기억, 그 내용 자체는 과감하게 버리고, 전혀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생각하고,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는 원동력은 변치 않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음악가라고 하면, 타고난 창의성, 음악적 감각, 감성이나 표현력, 작곡을 위한 테크닉같은 것은, 그대로 유지하고 오히려 발전시켜서 활용해야 할 기반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위에 올려서 만들어 내는 컨텐츠는 기존의 성공을 과감히 잊어버리고 실패를 각오하고, 새로움을 도전하고 추구해야만, 전작에 못지 않은, 또는 더 나은 작품을 만들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말할 나위도 없이, 이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성공의 경험이 있는데, 한번 더 하면 어떻게 될 것 같은데, 그것을 버리고, 리스크가 큰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는 수지가 안 맞는 행동으로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 벼랑 끝에서 한발 더 나아가는 마음으로, 도전해야만 전편의 굴레에서 벗어난 더 뛰어난 속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만약, 지금 더 나은 다음을 준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계시거나, 전작보다 나은 차기작,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계획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기존의 역량과 경험은 십분 활용하되, 과거의 성공 내용과 공식은 잊어버리고, 새로운 경험과 재충전을 통해 다음의 작품을 준비해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