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과 문화는 결국 변화를 만드는 일입니다. 더 나은 회사를 만들거나 특정한 이슈를 해결하거나 결국 변화없이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왜 변화는 늘 어려울까요? 🤔 오늘은 조직에서 변화가 어려운 이유를 함께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1. 방향이 없는 경우
"달릴 준비는 되어있는데 어디로 뛰어야할지 모르겠다."
전략이든 문화든 변화의 방향이 명확하지 않다면 추진력을 확보하긴 어렵습니다. 일시적으로 추진력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이내 흩어져버리죠. 더구나 변화의 방향이 명확하지 않으면 변화 자체가 목적이 되어 버리고 말아요. 방향과 무관하게 뭐라도 하는 사람들이 그냥 인정 받는겁니다. 뭐 이런 멍청한 경우가 있나 싶지만 생각보다 많은 조직이 이런 식의 방향 없는 변화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심지어 이런 활동은 혁신, newness 등의 단어로 포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죠.
조직이 새로움(새로운 사람, 새로운 아젠다, 새로운 무언가 등)에 대한 갈망으로만 가득차 있다면 높은 확률로 방향이 없다는 뜻일 겁니다. 문화와 전략 모두요.
2. 방향은 있는데 공감이 부족할 경우
방향을 모르겠다고 할때의 모르겠다는 건 현재의 방향에 공감이 되지 않는다는 걸 뜻하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조직에서 리더들은 방향이 있다고 주장하고 구성원들은 방향이 없다고 말하는 대립상태가 지속되고 있어요.
이 대립을 해소하려면 소통의 자리를 많이 만들어야하죠. 이렇게까지 공유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통한다고 해도....공감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답니다. 가족을 생각해봐도 그렇잖아요. 매일 보고 매일 대화하고 매일 밥을 먹어도 공감이 잘 안되는 게 현실이에요. 전략과 문화 방향성을 짜는데 10의 에너지가 쓰인다면 소통과 공감에 90의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그런데 반대로 에너지를 쓰는 조직들이 많아요.
3. 현재의 이해관계가 조직을 지배하는 경우
많은 회사들이 변화에 실패하는 건 방향을 몰라서나 공감을 못해서가 아닙니다. 현재의 이해관계 때문이죠. 특히 '비전의 변화'를 논의한다는 건 현재의 이해관계를 해체하고 자원을 재배치한다는 뜻인데요. 이게 정말 어렵습니다. 보통 조직에서는 매출 기여도가 높은 조직(장)의 입김이 강할 수 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이런 조직은 변화를 바라지 않아요. 심지어 장기적으론 매출감소가 명확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런 경우 사람들은 변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너무 이기적이라고 비난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조직의 사업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걸로 평가받고 보상받는데 당연한거죠. 오히려 누군가의 희생이나 높은 수준의 도덕성으로 변화가 일어나길 기대하는게 무책임하죠. 제도(평가 보상 등) 변화가 먼저 이루어진 후 개인의 변화를 자극하는 게 순서인 이유입니다.
4. 조직 실패의 경험이 각인되어 있는 경우
조직을 짓누르는 나쁜 경험은 시간이 지난다고 자연치료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도 재생산되고 강화되는 경우가 많아요. 조직이 무기력에 빠져있다면 대부분 이런 실패 경험이 반복적으로 재생산된 결과일 겁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뽑으면 조직 실패가 해결될까요? 안타깝게도 문화는 대규모 인력조정을 한다고 바뀌지 않습니다. 관련해서 아래 링크를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제가 종종 인용하는 '화난 원숭이 실험'을 누군가가 잘 정리해놓은 페이지입니다.
5. 강력한 반대론자들이 존재하는 경우
조직 실패가 지속된 상황에서는 마치 저항이 용기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어요. 앞뒤 안가리고 회사에서 하는건 다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문화가 자리잡아 버린거죠. 모든 문화는 관성이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되려는 순간에도 이런 무분별한 회의주의가 발목을 잡곤합니다.
이런 반대론자(antagonist)들이 존재하면 변화는 지연될 수 밖에 없는데요. 해결책은 OD과정을 통해 변화의 규칙에 합의하고 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변화의 진정성을 증명하는것 뿐입니다. 이런 반대론자분들은 변화의 진정성을 경험하면 우호론자로 돌변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단 말로만 설득하려고하면 폭풍 같은 저항을 맞이하게 될 겁니다.
오늘은 회사의 변화가 어려운 이유를 함께 고민해보았는데요. 만약 지금 조직의 변화를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아래 체크리스트를 꼭 점검해보시길 바랍니다. 제가 조직개발을 시작할 때 반드시 체크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합의한 전략/문화 방향이 있는가?
-구성원들은 위의 방향에 충분히 공감하는가?
-제도나 리더십을 통해 현재의 이해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가?
-조직에 각인된 실패경험은 없는가? 있다면 투명하게 드러내고 논의했는가?
-무조건적 반대론자(antagonist), 반대문화가 존재하는가?
Note: 제가 남기는 글들은 기업문화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것으로 특정 회사나 조직의 상황을 가정하고 쓴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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