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해야지 생각만 하다가 다른 글들 보고 용기내서 도전합니다. 편하게 음슴체로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2020년 4월, 같은 회사(A)에서 이직한 선배가 새 회사(B)에서 팀장으로 새롭게 팀을 꾸린다며 이직을 제안함.
사실 이 A 회사가 겉보기에는 더 좋아 보일 수도 있었음. 나름 대기업들의 투자를 받아서 배경 탄탄 + 인지도 + 할 수 있는 일도 많았음. 반면 B 회사는 인원은 더 많았지만 듣보+신생 회사.
문제는 당시 내가 이직 욕구가 강했음. 업무 분야 좁혀서 전문성 더 키우고 싶기도 했고. 한 번 더 점프할 생각으로 연봉 올려서 이직함.
처음엔 좋았음. 기본적으로
1. 업무에 대한 간섭 전혀 없음
2. 업무 외 시간에 전혀 업무 생각하지 않아도 됨(A는 주말에도 다음주에 뭐 할지 생각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음)
3. 주말 근무 없음(A는 주말 당직이 있었음)
4. 밥 시중 안들어도 됨(A는 잦은 밥시중)
5. 스타트업 분위기의 사무실
등등.
그러다 한 3달 가까이 될 무렵부터 이상 징후를 포착함. 같은 층 근무하던 사람들이 3개월 사이 거의 반으로 줄음. 알고 보니 3개월 수습 기간 두거나 1년 계약 후 정규직 전환 조건으로 입사시키고 기간 끝나면 자른 거.. 심지어 당일 통보로..ㅎ (여기서 도망쳤어야 하는데...)
그래도 나는 우선 잘 다니고 있긴 했는데 인생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법~! 날 데려온 선배가 갑자기 퇴사!!! 3년차 정도인 내가 팀장을 맡게 됨..ㅋ 다른 팀은 팀장 없이 가기도 했는데, 팀 업무 특성상 팀장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음
이후로도 정말 수도 없이 많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문제는 올해 초! 어느 월요일에 본부장+팀장들을 소환. 성과급을 정했나보다 했는데 인원을 거의 50% 줄이는 정리해고를 통보함. 우리 팀 당시 5명인데 3명을 내보내라고... 팀별 인원도 딱 고정해서 절대 변동 없다, 너네가 알아서 정하고 면담해서 금요일까지 내보내라고 통보.. 심지어 그 주는 수요일이 휴일이었음.
화요일에 2명 면담 + 목요일에 1명 면담(화욜 연차였음).. 심지어 목요일 면담한 팀원은 경력 입사 2개월차였음.. 이럴 거면 자기 왜 뽑았냐고 하는데 정말 뭐라 할 말이 없었고 진짜 이 일주일 사이에 몇 번을 울고 살이 3키로는 넘게 빠짐. 이 과정에서 대표+본부장들은 다 그냥 뒤로 숨고 거의 팀장들이 총알받이였음.. 진짜 이 때 면담만 생각하면 아직도 그 숨막히던 공기와 모든 게 다 생생히 떠오르고 PTSD 걸릴 정도.. 후
사람들 잘리는 거 보고 남은 사람들도 다 위기를 느끼기 시작. 그래서 그 후 1달 사이에 한 10명이 퇴사함. 심지어 인사팀 3명이 거의 동시에 퇴사했고, 우리팀도 나와 1명 거의 같은 날 퇴사해서 팀 와해.. 다들 오래 다니진 못하겠다, 다음은 내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결과지 뭐.. 회사가 진짜 멍청했던 거라고 봄.
어쨌든 이직했으니 결론은 해피엔딩이지만, 이직 통보하게 된 이야기도 진짜 재밌음. 이 글 본선 가면 또 썰 풀러 오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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