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에 부모의 뜻에 따라 강제(자의반? 타의반?)로 육군 장교로 갔었습니다. 정말 그 장교 입대하는 과정도 스트레스였고, 훈련도 스트레스였고요. 그나마 휴대폰 된다는 점과 국방부 공무원이라는 점에서 버텼죠. 내 스스로도 장교가 안 맞는 옷이라는 걸 알았고요. 집에서는 장기복무를 해야 너가 먹고 살수 있다며 밖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불능 취급을 하곤 했습니다. 군대에서 정말 많이 마상 입고, 결국 내 뜻대로 전역하겠다고 선언했었습니다. 집에서는 너는 후회하게 될거라며 저주 아닌 저주를 퍼부었고. 그런 이야기를 집에서 듣다보니,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이 올라왔던게 사실입니다. 진짜. 아무것도 못하는 불능인건가. 취업 못하나. 전역한지 5년 지난 지금? 그런 후회 1도 없습니다. 사회에서 잘 안착해서 살고 있고, 육군 중위로서 끝낸건 참 다행이다 싶습니다. 내가 원하지 않은 길에서 매여 살다가 내 인생 종칠 수 있었던 결정 할뻔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 사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최근에 공공/비영리 분야를 벗어나 민간으로 가는 결정을 하고 민간기업에 꾸준히 넣어보고 있습니다. 집에는 아직 이야기 안 했지만, 결국 내 결정 나름이겠다 싶습니다. 지난 20대를 곱씹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정해지지 않는 다른 길을 간다고 하더라도 세상 낭떠러지는 아니더라는 걸 요즘 많이 느낍니다. 장교 장기복무를 하지 않고 사회에 나가도. 별일 없이 잘 사는 모습을 보니. 그리고 이 세상 어디가 숲인지 늪인지는 누구도 이야기해주지 않더라고요. 본인이 그 자리에서 하기 나름이더라는 결론. 앞으로도 그렇게 묵묵히 가보려고 합니다. 오랜만에 집에 있는 다이아몬드 2개 박힌 장교 정복 보다가 생각나서 끄적여봤습니다. 퇴근 잘하시길. :)
다른 길 가도 세상 낭떠러지는 아닙니다.
22년 07월 20일 | 조회수 1,022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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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바리스탕
22년 07월 21일
부모님 말이 다 옳다고 할 순없지만 인생을 먼저 살았으니 자식에게는 보다 좋은길을 걷게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그럴껍니다.물론 최종 선택은 본인 몫이긴 하지만..이 문제는 무자르듯 O,X로 단정짓긴 어려운것 같아요.
부모님 말이 다 옳다고 할 순없지만 인생을 먼저 살았으니 자식에게는 보다 좋은길을 걷게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그럴껍니다.물론 최종 선택은 본인 몫이긴 하지만..이 문제는 무자르듯 O,X로 단정짓긴 어려운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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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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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22년 07월 21일
그럼에도 결정은 본인이 하지요. 그게 어른아닐까요?
그럼에도 결정은 본인이 하지요. 그게 어른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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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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