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가 디자이너 뽑는 이야기 (1)

05.25 08:05 | 조회수 5,103
김병수
인플루언서
Design Lead | 인플루엔셜 윌라사업부
스타트업에 몸담고 있는 20년차 디자이너의 구인 이야기입니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 면접관의 입장을 이해하면, 구직자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까하여 이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아래 내용은 15년간 디자이너 채용을 해 온 개인적인 노하우이므로 지극히 주관적인 내용입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포지션에 계신 분들은 대부분 비슷할 거에요. ^^ --- 채용은 항상 귀찮은 일이지만, 또한 설레는 일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인력을 조직에 잘 온보딩시키는 것은 정말 수고롭지만, 팀과 회사에 새로운 피를 돌게 한다는 점에서는 참 도전적인 일이죠. 오늘도 채용 사이트에 올라 온 지원자들을 살펴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공식적으로는 채용 정원의 3배수를 추리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그렇게까지 모수를 넉넉히 잡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뷰에 소모하는 에너지가 3일치 야근만큼은 된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실제로는 1.6 ~ 1.8 배수 정도만 인터뷰 요청을 합니다. 즉, 제게 인터뷰 요청을 받으셨다면 채용될 확률이 최소 60~70%는 된다는 거죠. (아마 디자인 쪽은 다들 비슷할 겁니다.) 그럼 누구에게 인터뷰를 요청할까요? 디자이너는 모름지기 포트폴리오가 가장 중요하겠죠? 포트폴리오가 기준에 미달하면, 경력 증명서든 이력서든 볼 이유가 없습니다. 학력도 경력도 부수적일 뿐입니다. 웬만큼 쎈 경력이 아니라면 채용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특히 자격증은… 자격증 때문에 채용을 생각해 본 적은 지난 시간동안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특히, 컬러리스트… 개인적인 관심이 아니라면 굳이 따지 마세요. ) 포트폴리오는 단순히 시각적인 것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포폴을 정리했는지, 왜 이걸 강조하려 했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편이에요. 여기서 디자이너의 관점이 보이거든요. 시니어의 경우 “나는 이렇게 대단한 일을 했어”를 보여 주려는 지원자들이 많습니다만, 사실 그건 회사의 업력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죠. 조직에서 벗어난 개인을 알아보려는 게 구인의 목적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뻔한 프로젝트지만, 색다르게 접근해 봤어요”가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단순히 경력 순서대로 ‘꽤 괜찮은' 포폴을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고, 주요 화면만을 담아두곤 하는데, 경력이 10년 이상 넘어가면 그래도 괜찮아요. 자신이 전체를 관할했고, 가장 공이 많이 들어간 대표 이미지를 보여주는 건 자연스럽죠. 하지만 디렉터 급이 아니라면, 자신이 주도적으로 이끈 부분만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포폴은 “자신의 관점(스토리)을 시각적으로 정리하는 툴"에 가까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채용하는 입장에서 포트폴리오가 ‘100%’ 성에 차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누구든 채용 담당자쯤 되면 눈이 높거든요. (눈만 높거나) 좀 뻔한 이야기지만, “잘 가르치면 잘할 것 같은" 대상까지 채용 대상에 올립니다. 그러니까, 성기더라도 자신의 개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정리하는 것이 승률이 높습니다. 학원에서 만들어 준 것 같은 포폴은 현직 분들도 다 압니다. 시니어든 주니어든, 포폴을 통해서 ‘단서'만 주면 됩니다. 일을 잘할 것 같은 단서. 오래 함께할 것 같은 단서. 포폴을 통해서 1차로 거르고 나면, 그 다음에야 이력서나 경력 기술서를 엽니다. 주니어의 경우는 작은 회사를, 시니어의 경우는 (대기업이 아닌) 규모있는 회사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주니어라면 작은 회사에서 두루두루 일하면서 서비스 전체를 이해하기 바라고, 시니어라면 커뮤니케이션과 프로세스를 얼마나 이해하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 대기업 출신은 - 개인적 경험으론 - 자기 일은 잘하는데, 시야가 좁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한데 이것도 스타트업 관점이죠. 오해 없으시길 ^^;) 아, 의외로 이직 경험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3년 동안 7~8개를 옮겨다니지 않은 다음에야, 2년 내외의 이동은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10년 경력에 회사가 하나인 게 마이너스인 것 같아요. 자기소개는… 시간 날때만 살필 정도로 의미가 없습니다. 특히, “엄격하신 아버지와 자상하신 어머니"로 시작되는 글이라면 거기에서 그만 읽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는 말도 너무 식상해요. 경력자라면 자신을 나타내는 단일 키워드를 잡아서 자기 경력을 단문으로 정리하기를 추천드리고, 신입이라면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특징적인 일만을 간단하게 나열하는 게 좋습니다. (최근에 인상적으로 본 자기소개 중 하나는, 자신의 해비타트 경력을 통해서 윤리적인 부분을 어필한 것과, 헬스 및 레저활동을 강조하여 건강미를 뽐내던 이력서였습니다.) 염두에 두셔야 할 건, 대부분의 채용 담당자의 마음은 “웬만하면 뽑을 생각"으로 지원자들의 정보를 살핀다는 점입니다. 인터뷰까지 가셨다면 충분히 자신감을 가지셔도 되구요. 다음 편은 ‘인터뷰어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기대해주세요. [+] 원래 저는 반말체로 글을 쓰는 편입니다. 그래야 날 것의 얘기를 전달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 내용의 “노골적인 상세화 버전"을 블로그에도 올려두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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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안
05.25
BEST디자이너 직군 뿐만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이력서 보는지 간접적으로 알게되었네요 ㅎㅎ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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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흐허
05.25
좋은 글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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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인플루언서
작성자
인플루엔셜 | 
05.25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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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레메디
05.25
디자이너가 아닌 직무이지만 관심있게 봤습니다 최근 디자이너와의 협업업무가 많아져 기획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부분에서 고민이 많았는데 타 부서 업무 프로세스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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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인플루언서
작성자
인플루엔셜 | 
05.25
저도 디자이너지만. 디자이너 대하기가 가장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ㅎㅎ
1
프레이안
05.25
디자이너 직군 뿐만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이력서 보는지 간접적으로 알게되었네요 ㅎㅎ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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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김병수
인플루언서
작성자
인플루엔셜 | 
05.25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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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니
05.25
뻔하지만 색다르게 접근 이건 통용되는 말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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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인플루언서
작성자
인플루엔셜 | 
05.25
뻔한 것에서 색다름을 찾아내는 게 진정한 창조인 것 같아요. ^^
0
먐먐먀먀먐먀
05.25
유익한 글 잘 봤습니다! 역시 관점이 제일 중요하네요!👍 저도 요즘 이직 준비하면서 포폴에 저만의 관점과 해결방법을 담으려고 엄청 노력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가고싶은 회사 1차 면접을 보고 왔는데 ㅈㅔ발 좋은 성과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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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인플루언서
작성자
인플루엔셜 | 
05.25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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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마우스
05.25
컬러리스트 관심이 있어서 알아보고 있는 중인데요, 실무에서는 큰 도움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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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인플루언서
작성자
인플루엔셜 | 
05.25
패션 쪽이나 몇몇 디자인 분야에서는 의미가 있을 수도 있는데, 제 주변( UIUX, 출판, BX, 인테리어/건축, 영상)의 디자인 분야에서는 “취업”에 도움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호기심이나 직무개발을 위해 공부하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지만, 취업 관점에서만 보면 딱히 득될 것은 없어 보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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