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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의 事記> 2-4. 갈등의 해소, 그리고 다시

2022.05.11 | 조회수 3,086
김진영(에밀)
커넥팅더닷츠
두 팀장이 나가고 난 후 김 부장은 혼란스러운 마음을 다잡으려 라벤더 차를 우렸다. 쪼르륵 찻물이 담기는 소리를 들으며 과거를 떠올렸다. 팀원이었을 때는 이 회사에 입사 전, 지금의 '안하무인 박 상무'와 비슷한 사람이 팀장으로 있었다. 회의는 언제나 팀장의 일장 연설로 시작한다. 그것이 끝나면 바로 1:1 방식으로 업무 진행 상항과 결과를 확인했다. '이럴 거면 왜 팀원 전부를 불러다 놓고, 얘길 하는 건지.' 전체를 모아 두고 하나씩 업무를 확인하는 순간을 마치 본인의 권위를 전체 팀원한테 과시하는 행사쯤으로 여기면서 즐기는 건 아니었을까 싶었다. 팀원들은 자기 차례가 끝나면 다들 딴생각하곤 했다. 노트북으로 눈치껏 다른 업무를 보거나 점심 식사는 뭘 먹을 문자로 물어오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다 회의 말미에 팀장이 꼭 하는 질문이 있었다. "오늘 내가 한 지시사항 다 이해했지? 궁금한 사항이 있는 사람 있나?" "자, 회의는 다 끝나가는 것 같은데, 특별히 할 얘기들 있나?" 회의를 종료하기 전에 하는, 마치 '클리쉐이'(쓸데없이 반복하는 말)같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다른 팀장들에게 본인은 팀원의 이해 상태를 점검하며, 의견을 '꼭' 구하는 개방적인 사람이라고 떠벌리고 다녔다. 그날도 1:1 점검이 끝나고 팀장은 물었다. "덧붙이고 싶은 얘기가 있는 사람?" 김 부장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딴짓하던 팀원들의 이목이 쏠렸다. "팀장님, 송구스러운 말씀인데, 팀 회의에서는 공통된 이슈에 집중하고, 팀원 개별적인 이슈는 각각 호출하셔서 진행하시면 어떨까 합니다. 안타깝게도 시간이 효율적으로 쓰이지 않는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야, 김 과장아~ 그런 걸 리더의 스타일이라고 해. 내가 내 팀을 이렇게 이끌겠다는데 뭔 소리 하는 거야? 일이 잘되도록 하는 방안을 얘기하랬지, 언제 내 방식에 대해서 비평하라고 했어? 그렇게 하고 싶으면 네가 팀장 돼서 하라고!" 팀장의 그런 반응을 보면서 김 부장은 속으로 다짐했다. '나는 저렇게 팀장질 하진 않을 것이다. 리더라고 해서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적어도 직원들이 말은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해줘야지 않는가.' '톰 피터스(경영전략가)가 말했었지. '두 사람이 조직 내에서 항상 같은 의견을 갖고 있다면 그중 한 사람은 필요 없는 사람이다.' 리더만 떠드는, 조용한 조직은 죽은 조직이다. 내 팀은 누구나 부담 없이 얘기하는 분위기로 만들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갈등도 건설적이라면 적극적으로 권장해야 한다.' '전에 그렇게 다짐했건만, 이제는 갈등관리를 못 하는 리더가 돼버렸군. 아... 이것 또한 또 하나의 챌린지가 되겠어.' 노트북을 열어 김 부장은 두 팀장에게 메일을 쓴다. '두 사람은 대화를 통해서 서로 어떤 점이 다르고, 어떤 점이 같은지 모레까지 보고해주세요. 내일은 오후는 공가 처리를 할 테니 사무실 밖에 나가서 얘기해보도록 하세요.' 우려놓은 라벤더 찻잔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이틀 후 김 부장은 아침 일찍 두 팀장을 호출하려고 했다. 그러던 차에 책상 위 전화기가 울린다. "부장님, 최 팀장입니다. 지금 이 팀장하고 있는데, 방으로 찾아뵈어도 될까요?" 이윽고 두 사람이 조심스러운 표정을 하고선 나타났다. "자, 두 사람 간에 얘기된 사항이 있겠죠? 말해 보세요." 이 팀장이 입을 연다. "부장님, 저희 둘은 잘 알고 있습니다. 사내에서 우리 전략기획실만큼 열린 조직이 없다는 것을요. 그건 다 부장님께서 권위를 내세우지 않으시고 저희 얘기를 경청해주셨기 때문이죠. 저 같은 경우 부장님을 모신지 5년이 다 되는데, 그날처럼 화를 내신 건 처음 봤습니다. 우선 저와 최 팀장 간의 언쟁으로 심려 끼쳐 죄송합니다. 송구한 마음은 최 팀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음... 평소의 노력이 아주 헛되지는 않았네.' 다소간에 안도감이 느낄 때, 최 팀장이 말을 계속한다. "이 팀장님이랑 어제 오후에 몇 시간 얘길 나눴습니다. 기본적으로 성향이나 가치관 등이 다르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저는 이 팀장님을 과거에 얽매여 있는 고루한 사람으로 생각했고, 이 팀장님은 여자라고 깔보는 태도를 드러냈어요. 하지만, 공통점도 있다는 걸 새삼 알게 됐습니다." "그게 뭐였나요?" "그것은 '일에 대한 열정'이었습니다. 서로 일에 관한 생각과 방식이 맘에 안 들었지, 일 안 하고 논다고는 생각하진 않았더라고요. 그건 분명 인정해주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정도가 어제 대화의 결론입니다." 김 부장이 손뼉을 친다. 두 사람은 놀라는 기색이다. "아주 훌륭한 미팅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갈등을 풀어가는 길목에 잘 들어섰어요." 어리둥절한 표정의 두 팀장 앞에서 김 부장의 설명이 이어진다. "우리 모두 다른 성장 배경과 취향, 선호를 개별적인 존재입니다. 따라서 호불호가 다 같을 수는 없어요. 예전에 영업할 때는 내가 담배를 안 피운다는 걸 싫어하던 고객사 대표가 있었습니다. 금연은 틀린 것이 아닌데 말이에요. 다만, 다름을 인정하는 데에 멈추지 말고, 같은 것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걸 고리로 해결에 접근할 수 있어요." 다행히 두 팀장은 수긍하는 분위기다. "얘기 나누면서 생각해보니, 최 팀장이 애 때문에 조퇴하거나 휴가를 쓰면 꼭 저녁 늦게 메신저가 온라인이더라고요. 주말에도 그런 적이 많았고요." "아하~ 그건 이 팀장님도 그때까지 일했다는 거 지금 티 내는 건가요?" "하하하..." 어색했던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워졌다. 갈등을 만드는 구조를 해결하라 "사실, 서로가 다르다는 것은 이해의 대상이 아니에요. 그냥 인정하고 넘어가는 거죠. 이해하려다 보면 자기 기준하고 맞춰 보게 되니까 반감이 생기기 마련이거든요. 공통점을 크게 부각해 생각하는 게 필요하죠. 나 역시 두 사람 모두 열정 하나는 우리 회사 누구 못지않다고 믿어요. 두 사람이 뜻깊은 대화를 나눠준 것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이젠 '일' 얘기를 해봅시다." "네? 아직 할 말씀이 남으셨어요?" 이 팀장, 최 팀장 모두 눈이 동그래져 묻는다. "지금부터 말하는 건 내가 반성한 부분입니다. 여러 번 얘기했지만, 두 사람이 건설적인 충돌을 해주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갈등의 골만 깊어졌죠. 각자 팀장으로 일은 성과 있게 해준 건 맞습니다. 다만,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는 크게 나질 않았어요." "두 사람의 갈등은 내가 잘 조율하면 된다고 자만했던 것 같습니다. 그건 머리로만 생각한 거였죠." "이 팀장이 맡은 1팀에는 기존 사업 기획을 맡겼고, 최 팀장의 2팀에는 신규 사업 기획을 부여했죠. 이 구조는 사실 하나의 조직, 즉 전략기획실 안에 두면 안 되는 거였습니다. 원래 기존 사업 기획은 점진적인 개선과 안정적 운영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신규 사업 기획은 파괴적 혁신과 위험 감수를 쫓게 돼 있죠. 지향하는 바가 애초부터 달랐던 겁니다. 중간에서 내 역할이 부족했습니다. 이 부분은 사과하고 싶어요." "최근 경영 트렌드에 '양손잡이 조직(Ambidextrous organization)'이란 개념이 있어요. 기존 사업, 신규 사업 같이 지향점이 다른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은 따로 떨어뜨려 놔야 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물론 우리 회사 크기를 생각하면 아직 그럴 때는 아니에요. 하지만 어느 순간엔 고민해야 할 이슈입니다." "부장님, 그럼 저희는 일 때문에 언제까지 싸워야 하나요?" 너스레를 떨며 이 팀장이 묻는다. "해결책을 생각해놨습니다. 우선 내년 연초 인사 시즌에 두 팀장의 보직을 바꾸겠습니다. 아울러 두 팀 간의 협력을 진작시키기 위해 KPI(핵심성과지표)에 공동의 지표를 추가하고 비중을 30%까지 올리겠습니다." "KPI 추가는 좋은 말씀 같습니다만 보직 변경은 너무 급작스럽습니다. 최 팀장은 어때?" "네, 저도 동감이에요." "맞아요. 그런 감이 없진 않아요. 하지만 갈등을 양산하는 구조를 개선하는 시도라고 봐줬으면 좋겠어요. 다음 인사까지는 반년 정도 남았으니 준비의 시간을 가져 봅시다." 그때 갑자기 방문을 황 과장이 벌컥 열고 들어온다. "황 과장, 어쩐 일인가. 그냥 전화하지, 그랬어." "부장님, 큰일입니다. 뉴스 좀 보시죠." 이 팀장이 리모컨을 찾아 TV를 켰다. 아나운서의 급한 음성이 흘러나온다. "... 미국의 4대 투자은행이었던 리먼 브러더스가 오늘 파산했습니다. 이로써 미국발 금융 위기 분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하며, 주요국 증시가 급락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상황은... " "부장님, 미국 경제가 안 좋아지면 우리 회사에도 영향이 있겠죠?" 김 부장이 머리를 짚으며 허탈하게 말한다. "영향? 영향만이면 다행이게..." "곧 그룹에서 오더가 있을 거예요. 구조조정 안을 올리라고 하겠지." 네 사람 모두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서 있었다. [갈등 관리 정리] 직장 내 사람 간의 갈등은 크게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태도와 갈등을 야기하는 구조가 문제인 경우가 많다. 전자의 경우 해법의 시작은 '왜 다를까'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를 수 있지'라는 이해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공통점은 무엇인지 발견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리더는 당사자들이 지켜야 하는 일의 원칙을 세울 필요가 있다. 회사는 다양성을 수용해야 하지만, 그것을 모두 실현하는 장소는 아니다. 회사란 결국엔 목표 달성을 위해 모인 사람들의 집단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후자의 경우에는 상충할 수밖에 없는 제도나 조직 형태에서 기인한다. 예를 들어 영업팀과 물류팀의 KPI를 생각해보자. 당연히 영업팀은 매출액이고, 물류팀은 배송의 적시율이 된다. 하지만 영업팀이 매출을 일으키면 일으킬수록 물류팀의 적시율은 떨어질 확률이 높다. 마치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와 같다. 이런 경우는 함께 갈 수 있도록 공통의 KPI 요소를 공유하는 게 필요하다. 두 조직 간의 인력 교류도 고려해볼 수 있다. 그래야 두 열차가 옆에서 나란히 달릴 수 있다. 조직 내부에서 갈등은 언제나 있게 마련이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직면하기를 꺼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터놓고 얘기하다 보면 쉽게 공감하고 이해하는 수준까지 도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불편한 상황이 싫어서, 특정 사람이 맘에 안 들어서 그런 기회를 놓치고 있다. 또한, 갈등 그 자체가 아니라 갈등의 '원칙 있는' 해결 방법이 필요하다. 갈등이 없는 조직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조직이다. 귀하의 조직은 갈등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3-1. 예고) 미국발 금융 위기는 회사를 혼란에 빠뜨린다. 김 부장의 TF는 해산되고, 당혹스런 결정 앞에 서게 되는데... 김진영 23년 직장 생활, 13년 팀장 경험을 담아 <팀장으로 산다는 건>을 2021년 4월에 출간했다(6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이노텍, 상공회의소, 표준협회 등에서 리더십 강의를 했다. 한라 그룹 리더를 위한 집단 코칭을 수행했으며, '리더십 스쿨'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팀장으로 산다는 건 2> 출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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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9
김진영(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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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1
BEST2-3. 증폭되는 두 팀장의 갈등 2-2. 대표의 결정 2-1. 폭풍의 전조 1-3. 일은 구조 위에서 진행된다 1-2. 일꾼은 클로징으로 말한다 1-1. 일을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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