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벤처 등등 여러 형태 기업에 근무한 경험이 많다.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실에선 굉장히 높은 이직/채용 리스크 하나를 말하고자 한다. 바로 '대기업 직원이 중견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다. 대부분 대기업 직원은 한두 단계 직책 또는 직위를 올려 이직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연봉도 올라간다. 그동안 경력에 대한 보상처럼 느껴진다. 본인을 인정해주는 곳에서 자신의 선진 업무 스킬을 맘껏 펼쳐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직원을 영입한 중견기업은 어떤 입장일까? 유명 대기업 출신이니 단순히 업무를 잘하는 걸 넘어서 업무 전반의 시스템을 깔아주길 원할 공산이 크다. 일은 지금 우리 직원 중에도 잘하는 사람이 없진 않다. 그래서 높은 연봉에 직책까지 올려주면서 모셔왔다. 사실, 이렇게 하면 기존 직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데도 말이다. 입사 후 서로 생각의 차이를 확인하게 된다. 대기업 직원들은 대부분 시스템의 기획자가 아니라 '사용자'이다. 대기업의 업무는 세밀한 분업 시스템으로 굴러간다. 약간 과장하자면 사람이 일한다기보다 프로세스가 일한다. 이러다 보니 본인 업무의 전방 또는 후방 업무를 잘 알지 못한다. 정확히 말하면 몰라도 본인 업무를 처리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이런 사람을 중견기업에서 만족할 수 있을까? 대기업 출신 이직자의 불평을 많이 들었다. "이 회사는 체계가 없네요.", "여긴 왜 이렇게 업무를 하는 겁니까?" 맞다. 그런 문제가 있다. 그래서 당신을 뽑은 거다. 하지만 그는 그럴 능력이 없다. 맛집만 찾아 다녔지, 셰프는 아닌 거다. 실체를 알게 된 중견 기업의 경영진의 압박이 시작되고, 그들 중 상당수는 2~3년 안에 퇴사한다. 대기업 출신 직원은 누구나 아는 유명한 회사에서 폼 나는 업무를 한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한 가지는 명심했으면 좋겠다. 대기업의 시스템은 본인이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본인의 실력 중 상당 부분은 회사가 만들어준 것이다. 이직에 앞서 본인의 능력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 필요하다. 또한, 중견기업으로 오면 그 시스템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궂은 일을 피할 수가 없다. 이제 지시나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이런 현실을 알지 못한 채 고고한 학처럼 일하려고 하는 사람은 진창에 빠지고 말 것이다. 반대로 중견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히 대기업 출신이라는 점만으로 선뜻 영입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진짜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자사에 필요한 일에 부합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사진 출처: @vectorpouch at Freepik 김진영 23년 직장 생활, 13년 팀장 경험을 담아 <팀장으로 산다는 건>을 2021년 4월에 출간했다 (6쇄). 대기업 중견기업 벤처 공공기관 등을 거치며 주전공 전략기획 외에 마케팅, 영업, 구매, 인사, IT 등 다양한 직무를 맡았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이노텍, 상공회의소, 표준협회 등에서 리더십 강의를 했다. 한라 그룹 리더를 위한 집단 코칭을 수행했으며, '리더십 스쿨'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팀장으로 산다는 건 2> 출간을 앞두고 있다.
대기업 출신이 이직 시 유의할 점 (=대기업 출신을 영입 시 유의할 점)
22년 05월 09일 | 조회수 8,596
김진영(에밀)
커넥팅더닷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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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녕
(주)GS글로벌
22년 05월 10일
음….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은 글이네요.
정말 단순히 대기업의 프로세스의 일환이라서 중견기업에서 적응을 못하고 불평불만을 갖는것인지?
정말 대기업 출신이면 본인의 업무 앞과 뒤의 프로세스를 제대로 모르고 자기 일만 할 줄 아는 것인지?
실무자 레벨에서 바라보면 채용 후 가장 힘이 빠지는 부분이 본인이 JD와 면접 과정에서 설명 들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업무가 요구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채용과정 중 어느 부분에서라도 설명을 듣고 그러한 업무를 하겠다고 선택해서 왔다면 힘들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말합니다.
글에서 이야기 하고 계시는 사례의 경우, 중견기업에서 해당 대기업 출신 직원을 채용할 때 여기와서 체계를 만들어줘야 하고 프로세스 상 미비점을 보완해주면서 업무를 할 것을 요구하는 자리라고 안내를 했다면 어땠을까?? 생각이 듭니다.
또한, 막연히 대기업 출신이니 그런 업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정도의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하는데, 대기업 출신 중에서도 프로세스 앞, 뒤를 모두 알고 있고 체계를 만들 수 있는 연차는 대부분 고연차, 고연봉 직원이니 그런 분을 뽑기보다는 이제 막 하나의 업무에 익숙해져가는 단계의 직원(3~5년차)을 채용하면서 ‘대기업 출신이니 당신은 이런 것 까지 해주세요.’ 이렇게 요구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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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에밀)
커넥팅더닷츠
22년 05월 10일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회사마다 사람마다 케바케이겠지요. 참고로 염두에 두고 쓴 케이스는 적어도 차장급 이상 직원이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회사마다 사람마다 케바케이겠지요. 참고로 염두에 두고 쓴 케이스는 적어도 차장급 이상 직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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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녕
(주)GS글로벌
22년 05월 10일
네~ 답변 감사드립니드.
사례에서 직원이 차장급이었다면 말씀대로 채용 실패인 듯 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함께 일해왔던 차장님들은 적어도 한 팀의 전체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그릴 수 있는 분들이셨다보니 조금 이해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케바케, 사바사
요즘 많이 듣는 말인 듯 합니다. 결국은 기업이 어떻게 해야지 쭉정이를 잘 걸러내고 알맹이를 채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할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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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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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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