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홍보"라는 직무가 점차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포괄적인 범위로 점차 변화하는 추세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고전적인(?) 질문, 홍보와 마케팅은 무엇이 다른가, 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제가 주로 일했던 산업군이 콘텐츠 쪽이기 때문에, 이 쪽으로 포커스되어 있는 점을 감안해 주시길 바라며 다소 개인적인 의견도 섞일 수 있음을 미리 말씀 드립니다.
▶️ 홍보와 마케팅은 둘 다 콘텐츠의 흥행을 위한 업무를 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마케팅은 직접적으로 소비자에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고, 그래서 마케팅은 포스터, 예고편 등의 선재물 제작 및 광고 집행을 통해 소비자에게 콘텐츠 인지선호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됩니다.
홍보는 공신력 있는 언론매체의 입을 빌려 콘텐츠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하여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홍보는 우호적인 언론매체와의 관계를 통해 콘텐츠의 장점을 강조하고 약점을 최소화하는 기사를 적극적으로 노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콘텐츠 PR은 쉽게 얘기해서 좋은 것은 많이 보여주고 나쁜 것은 최대한 안 보여주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나쁜 것을 최대한 안 보여주는 것이지, 없다고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콘텐츠 PR에서 중요한 것은 트렌드 민감성, 네트워킹,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렌드 민감성은 현재 어떤 것이 유행하는지 빠르게 캐치하고 홍보 활동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콘텐츠는 그 시대의 문화적 흐름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예전에 활용했던 것들이 “현재” 유효한지를 지속적으로 검증하여 홍보활동에 반영해야 하는 것이죠.
✔️네트워킹은 평소에 매체 및 제작사, 홍보마케팅사 등 관계자들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서 좋은 홍보 아이템을 발굴하고 좋은 기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타이밍은 좋은 아이템을 적절한 타이밍에 노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라도 콘텐츠 공개 시점과 동떨어진 시점에 노출하는 것은 굉장히 아쉽겠죠.
▶️ 콘텐츠마케팅은, 그리고 대부분의 마케팅은 기대치와의 싸움입니다. 마케팅 행위는 기대치를 올리기 위한 것이지만, 사실 기대치가 낮아야 콘텐츠를 봤을 때 만족의 역치가 낮아져 평이 좋을 가능성이 높죠. 아이러니합니다. 예측 가능할 것처럼 보이다가도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콘텐츠업의 매력이기도 하고, 가장 어려운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콘텐츠마케팅에서 중요한 것은 현실성, 명확성, 본질에 집중하는 마케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라도 그것을 실현할 예산, 집행시기, 실제 구현 가능한지 등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기 때문에 마케팅 현실성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요.
✔️명확성은 콘텐츠 내용이 복잡하고 어렵더라도 마케팅단에서는 명쾌하고 단순하게 표현하는 것이 대중과의 괴리를 줄여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본질에 집중하는 마케팅이란, 예전에는 마케팅단에서 정보의 조절이 가능했지만 요새는 정보가 어딜 가도 넘쳐나고, 콘텐츠 소비자들도 정보를 알아서 생산해 내는 시대이기 때문에 본질에 어긋나는 마케팅을 할 경우에는 오히려 소비자들이 더욱 반발하게 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케팅과 홍보, 같은 듯 다르죠. 그러나 앞서 이야기했듯이 결국은 둘 다 제품의 성공, 즉 콘텐츠의 흥행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그렇기에 마케팅과 홍보 담당자들이 때로는 한 분야의 전문성을 좀 더 깊이 파기도 하지만 두 분야를 넘나들며 일하는 케이스들도 꽤 있는 편이죠. 오늘도 콘텐츠를 위해 물심양면, 바쁘게 일할 마케팅과 홍보 담당자분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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