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스타벅스(SBUX) CEO 케빈 존슨이 은퇴를 발표했습니다.
존슨이 은퇴를 발표하고 슐츠가 복귀를 밝힌 이날 스타벅스의 주가는 약 5%가 올랐고 이후 이틀까지 치면 모두 8%가 상승하여 지난 1년 동안 꾸준히 하락하던 스타벅스의 주가가 모처럼 올랐다고 합니다.
주가 상승은 존슨의 은퇴 때문이라기 보다는 슐츠의 복귀 덕분이라고 봐야 합니다. 이번에 복귀하면 그는 세 번째로 스타벅스의 CEO가 되는 셈인데요, 그만큼 그의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슐츠는 2000년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다시 복귀했습니다. 모두가 소비를 줄이던 시기여서 어려움을 겪던 스타벅스를 다시 되살려 냈었죠. 이번 CEO로의 복귀도 스타벅스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입니다. 스타벅스는 정체성 측면에서 이보다 훨씬 더 큰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 위기는 자동화와 인공지능(AI)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모든 기업이 직면한 위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2000년대까지 스타벅스는 제3의 공간으로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니라 카페에서 일하고 공부도 하는 공간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팬데믹이후 카페는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테이크아웃 중심으로 변경되었지요.
슐츠는 차기 CEO가 정해질 올 가을까지만 CEO 자리에 있을 예정입니다. 그 동안 새로운 CEO 선정에도 도움을 줄 거라고 하는데요, 그는 새로운 CEO로 내정된 이후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스타벅스로 다시 돌아올 계획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이해 관계자가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새롭고 흥미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 회사가 다시 한 번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숫자와 데이터에 기반한 경영을 하는 존슨 CEO와 달리 슐츠는 감에 의존하는 경영 스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이 세운 거나 다름 없는 기업에 대한 무한한 애정에서 나오는 진정성과 적극적인 소통 방식, 그가 말하면 모두가 경청하는 권위가 그의 큰 무기죠.
일각에서는 그가 올 가을이 아니라 앞으로 몇 년 더 CEO로 있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아직 기다려봐야 알겠지만, 지금 미국은 이미 작년 4분기부터 Re-Opening이 진행되어 매장의 효율성만 강조해도 안되고, 그렇다고 2000년대 진정 차별화되었던 제3의 공간으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스타벅스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요?
기업의 정체성이란?
다른 기업이 모방할 수 없는 우리 회사 고유의 무엇인가를 제품과 서비스에 담아내야 합니다. 나아가 경영전략, 마케팅, 운영, 인사 등 경영 전반에도 고유의 것을 담아 고객과 원활히 소통할 때 비로소 정체성이 제대로 표출됩니다. 고객은 제품을 선택하고 사용하면서 제품이나 서비스에 담긴 기업의 특별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기업의 정체성이 글이나 숫자로만 되어 있거나 고유하고 특별한 것이 아니면 '존재의 이유'이고 고객경험에서 느껴진다면 바로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기업들은 이 시점에 '정체성'을 다시한번 점검하고 Re-Opening을 맞이해 보는 건 어떨까요?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