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er로 일한 지 이제 13년이네요.
HR에서 일한 지 5년 정도 넘어가면서부터 대학원 진학에 대해 고민하면서
HR로 계속 전문성을 쌓을 것인지, 아니면 MBA 진학 등을 통해서 경력 전환을
해야할 지를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HR전문 대학원을 선택했었는데요.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이 있을 듯 하여 제가 생각하는 HR대학원 진학의
장단점에 대해 간략히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일을 하면서 학위를 할 수 있는 HR 관련 대학원을 찾아보신 분들이라면 의외로 선택지가 적다는 것을 알고 계실 듯 합니다. 국내의 경우 고려대 노동대학원(노동법, 인사관리 등 중심), 중앙대 글로벌 인적자원개발 대학원(HRD중심), 카톨릭대 심리상담대학원(조직상다학) 정도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3개 대학 모두 주중 저녁 또는 주말 수업이 있어 회사의 양해만 구한다면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적지 않은 학비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대학원 공부가 도움이 되었는가?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YES입니다.
첫째, 버스에 올라타면 내가 운전하지 않아도 차는 갑니다.
매일 일에 시달리며 주중 저녁 늦게까지 수업 듣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말 그대로 꾸역꾸역 수업을 따라가다 보니 2년 반이 지나가더군요.
저처럼 의지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반 의무적으로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frame을 만들어 놓는 것이 정말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둘째, Input이 있어야 output이 있습니다.
HR운영이든, 기획이든 3~5년 일을 하다 보면 일머리에 대해 틀이 잡히기 마련인데요.
그러다 보면 내 일과 관련된 이슈 외에는 트렌드에 대한 관심도 떨어지고,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자 하는 열의도 약해지기 마련입니다.
돌이켜 보면, 대학원 강의 모두가 명강의는 아니었지만, 수업 중 듣는 내용이나
동료들과 나누는 HR관련 짧은 이야기들도 제 일에 대한 시각과 방식을
점검해 보는 자극제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커리어 측면에서도 분명한 이점이 있습니다.
HR대학원이 학벌로써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라 봅니다.
실제 경력직 채용을 하다보면 유수의 MBA 출신들도 정말 많으니까요.
그러나 HR담당자로서 전문성을 높이고자 노력한 분명한 결과물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고, 사내 승진 심사나 이직 시에도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 될 것 같네요.
물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HR대학원을 나오고 나니, 나라는 사람의 캐릭터가 너무 분명해지더군요.
HR로는 깊어 졌지만 그만큼 다른 직무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은 좁아지게 됩니다.
40대 후반에 접어드니 HR이 아니라 MBA를 했었더라면 경영기획/전략 등으로
직무의 선택 폭을 넓히는데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네요.
적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결론적으로 HR에 매력을 느끼고, 이 분야에 집중하기로 마음 먹으신 분들이라면
대학원이라는 좋은 도구를 잘 활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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