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혁신 활동이 실패를 예약하며 시작되는 이유 (확장 버전)
사람들은 일에 접근할 때 대부분 ‘덧셈’을 먼저 생각합니다. 흥미로운 최근 연구가 있어 소개합니다. 2021년 4월 네이처 지에 실린 <People systematically overlook subtractive change> (사람들은 뺄셈을 통한 변화를 간과한다)에 보면 다음과 같은 실험이 나옵니다.
아래와 같은 격자형 패턴을 줍니다. 클릭하면 색이 노란색으로 변하게 되는데요, 최대한 적은 클릭으로 상하좌우 대칭으로 만들라는 과제를 부여할 때, 많은 사람이 오른쪽 상단과 하단, 왼쪽 하단을 클릭해서 대칭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왼쪽 상단 네 번의 클릭 만으로도 가능한데 말입니다. 이처럼 덧셈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의 마음은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 의식과 크게 다름이 없습니다. 혁신 활동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일을 줄이는 개선 활동이 선행돼야 합니다. 물리적인 시간과 에너지를 확보해야 혁신 추진의 기초 체력을 다질 수 있을 것입니다.
축구의 페널티킥 상황을 생각해보시죠. 대부분의 골키퍼는 좌 또는 우측으로 움직일 작정을 합니다. 사실, 모서리로 정확하게 찬다면 골을 막아낼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골키퍼는 마음을 먹습니다. 가만히 있다 골을 먹으면 엄청난 비난을 받을 게 두려워서입니다. 실제로 가만히 있는다면 골을 막아낼 확률은 33%라고 합니다.
혁신 활동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일을 줄이는 개선 활동이 선행돼야 합니다. 물리적인 시간과 에너지를 확보해야 혁신 추진의 기초 체력을 다질 수 있을 것입니다. 몸의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는 덤벨을 들어 올리는 것이 아니라 ‘감량’이 먼저입니다. 부자가 되는 첫걸음은 투자가 아니라 ‘절약’입니다. 혁신 활동 역시 무언가 더 하면서 시작하는 게 아닌 것이죠. '뭘 덜 할까?' 고민하면서 시작해야 예정된 실패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첫째, ‘아래에서 위’로의 추진을 중심에 둡니다.
둘째, 사업본부 또는 팀 등 작은 단위별로 시행합니다.
셋째, 덜어내는 활동은 계속 합니다.
김진영
23년 직장 생활, 13년 팀장 경험을 담아 <팀장으로 산다는 건>을 2021년 4월에 출간했다. 대기업 중견기업 벤처 공공기관 등을 거치며 주전공 전략기획 외에 마케팅, 영업, 구매, 인사, IT 등 다양한 직무를 맡았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이노텍, 상공회의소, 표준협회 등에서 리더십 강의를 했으며, 한라 그룹 리더를 위한 집단 코칭을 수행했다. 현재 '리더십 스쿨'이라는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팀장으로 산다는 건 2>를 집필 중이다.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