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 관련 강의를 하면서 항상 듣는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도 다양한 기업문화활동을 진행하고 싶은데, 어떻게 효과적으로 경영층을 설득할 수 있나요? 참 어려운 주제다. 매번 HR제도나 기업문화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업무 효율 등을 위해 바꿔야 할 시스템이 있으면, 예산이 들어가는 것은 필수 불가결한 사안이지만 그러한 배경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는 쉽지 않고, 이 돈을 들여서 그렇게 바꿔야 하나? 하는 질문을 받을 때도 있다.
기업문화나 HR같은 경우는 다양한 제도,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적용하는 과정에서 경영층의 공감대가 있지 않으면 업무를 시작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마케팅이나 제품개발 처럼 업무를 했을 때의 정량적인 기대효과를 정확히 산출하기도 어렵고, 때론 예산만 쓴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수익을 내어야 생존할 수 있는 기업환경에서 중장기적인 미래, 그리고 그 안의 DNA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문화에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경영층의 공감대를 만들어 내기 어려운 업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영층의 공감,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어렵지만, 계속된 새로운 시도가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맨처음에 도입하려는 제도의 효과를 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나는 새로운 문화프로그램 안에 들어 가 있는 가치, 그것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회사를 바꾸어 나가려 하는 건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것을 도와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제안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도전의식을 위해 사내벤처 제도를 만들고, 이를 통한 다양한 시도를 응원하는 등 우리가 원하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경영층에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매년 달라지는 경영환경을 반영하여 메타버스 등 새로운 트렌드 안에 문화프로그램을 녹여서 좀 더 다양한 시도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방법을 자주 사용하곤 한다.
조직문화 담당자들이 항상 경영층과 임직원 사이에서 고민하면서 더 나은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다양한 환경안에서 실행될 수 있는 부분이 작을 지라도, 나는 작지만 빈번한 시도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업무의 본질은 그 회사 방향성에 대해 규정하고, 회사를 바꾸어 나가는 과정이며, 그 회사에 들어온 구성원들의 경험을 설계하는 고차원적인 업무다. 다른 업무와 다르게 담당자들의 사명감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실행에 대한 효과를 단기간에 볼 수 없다. 조직문화 담당자의 작은 시도가 중요한 이유다. 문화업무는 회사 전반을 바꿀 수 있는 업무이며, 조직문화나 HR담당자의 열정에 따라 그 효과가 정말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다양한 시도를 하는 HR/문화담당자를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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