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ㅈ형 인재가 되어라 - 4편] 공부하는 기획자는 아는만큼 의심하고 질문한다

03.13 16:07 | 조회수 6,571
송종화
FuturePlay
안녕하세요, 지난 3주 간 일들이 많아 컨디션 저하로 오랜만에 돌아 왔습니다. 지난 번 말씀 드렸던 것처럼 마케팅, 상품기획, 전략기획 등의 분야에서 고군분투하는 분들을 위한 내용을 준비해 봤습니다. 오늘의 내용부터가 드디어 ㅈ형 인재의 오른쪽 변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기획을 잘 하기 위해서는 내 일이 아닌 남의 일을 잘 알아야 하고 공부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전략기획, 상품기획, 마케팅, 영업 이 순서로 회사의 솔루션이 고객에 제공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5~7개년 중장기 전략에서 메타버스라는 테마를 정해서 Top-Down 리서치 결과 핵심 기술들 중 자사가 접근 가능한 분야를 정의합니다. 상품기획은 3~5개년의 메타버스 내 블록체인, Web 3.0, AR, VR 등의 기술/제품 로드맵을 구축하고, 마케팅은 로드맵의 제품들을 적절히 포지셔닝하고, Go-to-Market 계획을 수립합니다. 마지막 단에서 영업은 마케팅 계획을 기반으로 고객을 만나고, 월별/분기별 판매 계획을 수립합니다. 반대 방향으로는 정보를 수집하게 되는데 영업의 경우 가장 생생한 정보를 많이 듣고 있으나, 자신이 담당하는 고객 정보 외에는 모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편적인 정보들이 모이게 되고, 일반적으로는 이렇게 여러 소스에서 모인 정보를 마케팅, 상품기획에서 분석해 신제품 개발 및 프로모션 방향 수립에 반영합니다. 이렇게 재가공된 정보를 전략기획에서 보고 차기년도의 전략 수정에 반영합니다. 이런 일반적인 구조에서 전략 또는 상품기획자와 영업 담당자 간의 전사 전략에 대한 이해도에 괴리가 생기게 됩니다. 고객은 자신들의 진짜 Needs가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잘 설계된 질문으로 정보를 얻지 못 하면 핵심 Value를 놓치고 기획을 하게 됩니다. 저는 각 분야의 궁극적인 공통 목표는 시장/고객이 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고, 각자의 역할은 시간차만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업은 기획자가 어떤 의도로 전략을 짜고 제품을 기획했는지 이해해야 하고, 기획자는 고객의 unspoken needs를 발굴하기 위한 질의응답을 짜야 합니다. 그러려면 기획자 역시 영업이 만나는 몇몇 전략 고객에 한해서는 고객의 산업별 Value Chain을 공부해야 하고 고객의 관점에서 Pain Point가 어디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고객은 드릴을 사는 것이 아니다, 구멍을 사는 것이다.” 라는 Value Proposition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요즘 시대에는 “구멍을 사는 게 아니고 TV를 벽에 걸어서 거실을 넓게 쓰고 싶다” 수준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가지 예로 제가 반도체 제품을 고객에게 프로모션할 때 가장 큰 이슈는 가격이었습니다. 연간 천만개를 생산하기 때문에 저희 회사의 $0.80은 경쟁사의 $0.85 대비 $50만/연의 차이라는 것이 고객의 목소리였고, 원가가 높아 대응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고객사의 Value Chain 상에 있는 업체들의 지인들과 구체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확보한 핵심 정보는 우리 제품 외 주변 부품 별 가격을 전부 비교 시 경쟁사 대비 부품 비용이 $0.15 가량 저렴했고, 그로 인해 조립 시 가격도 개당 $0.05 정도 감소, 양산 시 프로그래밍 속도가 경쟁사 대비 3배 정도 빨라, 생산량이 증가해 연간 천만개의 제품을 생산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더 저렴한 경쟁사 제품보다 결론적으로 이익이었습니다. 하지만 후발주자이다 보니 신제품 적용은 2년 뒤의 계획이었고, 제품의 확장성이 없어 채택되지 못했습니다. 이런 절차를 제품 기획 시 했었다면 Future-proof한 기획이 가능했을 것이었고, 이 건은 기획의 실패였습니다. 이런 정보는 내 제품 또는 전략에 애착이 없고 고객의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으면 발굴할 수 없는 정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획자는 내 산업이 아닌 고객사의 산업이 어떤 구조로 이뤄져 있는지 공부하고, 고객의 가려운 부분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솔루션을 제품/서비스 그 자체와 프로모션 자료에 녹여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부서가 전부 나눠져 있어 간접적일 수 밖에 없으나 본인이 중소기업, 스타트업에 있다면 직접 영업 사원과 함께 발로 뛰며, 고객의 전체 Value Chain 연관 기업을 만나 보며 카펫 밑에 깔려 있는 기회라는 퍼즐 조각을 찾아서 완성하는 훈련을 계속하면 진짜 Product Owner(PO)로 거듭날 수 있고, 기획 업무의 어떤 포지션에 던져 놔도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ㅈ형 인재가 되어라 이전 편들은 하기 링크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프롤로그: 1편: 2편: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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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이
03.13
정말 좋은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역시 공학을 전공하고 창업의 길을 걸었고, 아직 사회들어온지는 얼마되지않은 스타트업 재직 중인 사회초년생입니다. 운이 좋게도 회사 오기 전, 후에 여러 직무를 겪고 여러 사람을 만나 넓은 안목을 가질 수 있게 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요즘 이런 안목과 역량이 회사 밖에서 사업을 할 때는 좋지만 회사의 구성원으로 있을 때는 사원의 입장이다보니 역량을 표출할 수 있는 순간이 적어 성취감, 역할의 고민이 많이 들던 찰나였습니다. 오늘도 많은 고민이 들어 여러글들을 읽던 중에 써주신 글을 보았고, 제 역량을 회사업무에 어떻게 녹여내야할지 알게됐습니다. 정말 속이 후련합니다.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도출해내신 이 귀한 방법을 이렇게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을 내신다면 1호팬으로 10권은 사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글을 더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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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화
작성자
FuturePlay | 
03.14
제씨이 님 안녕하세요, 제 모자란 글을 이렇게 열정적으로 반응해 주시니 너무 영광입니다!ㅠㅠ 제가 글을 쓰기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되었는데 여기 말고 저희 퓨처플레이 브런치를 통해서도 최근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으니 이 쪽도 참고해 주세요~
1
함께살자
03.14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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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악
03.16
모두가 알고 있지만 직접 글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깔끔하고 멋드러지게 잘써주셨네요. 열려 있는 형태로 모두에게 이롭게 적용되길 바랍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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