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과장! 왜 아직도 오탈자가 이렇게 많은 거야? 리뷰는 하고 나한테 올리는 거 맞냐?”
오늘 아침에 내 입사 동기인 박 팀장이 핏대 올리며 자기 팀 최 과장에게 한 말이다. 10시에 상무님께 보고 예정이던 보고서의 오탈자가 문제였던 것. 보고가 끝나고 담배 피우는 자리로 나를 불렀다.
“김 팀장, 최 과장 때문에 정말 미치겠어. 매번 보고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봐줘야 한다니, 말이 되냐? 과장씩이나 되서 대리만큼도 꼼꼼하지 못해서야 원…”
“그래, 많이 답답하겠다. 최 과장 덜렁거리는 성격은 변함이 없구나. 다른 점은 좋은데, 매번 업무처리가 그러니 업무를 믿고 맡기기가 쉽지 않겠어.”
“선배들이 했던 말이 맞는 것 같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라는 거 말이야.”
나도 많이 들은 말이다. 타고 난 성격은 쉽사리 안 바뀐다고. 아버지를 원망하실 때 어머니가 하신 말도 있다. “씨도둑은 못하는 법이다.” 그런데 달리 생각해보면 성격이 같은 사람이라도 모두 똑같은 행동은 하지 않는 것 같다. 예전에 같은 팀에 있었던 선배 하나는 최 과장 이상으로 업무 처리에 구멍이 많았는데 결국엔 상태가 아주 호전됐는데 말이지.
'아! 맞네! 맞아! 성격이 변하는 거랑 행동이 변하는 거랑은 간극이 있어. 사람의 성격은 쉽사리 변하지 않아. 하지만 행동은 변화될 수 있지. 그러기 위해서 리더가 적절한 역할을 해야 하는 거야. 관점이나 마음가짐을 바꾸도록 설득해야 해. 본인 스스로가 주의하도록 이끄는 게 진짜 리더십이지. 내일 출근하면 박 팀장한테 얘기해줘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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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변하지 않는다면, 수많은 교육은 필요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인사부서의 목표는 '이미 변해있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리더는 직원의 성격을 변하게 할 수 없습니다. 성격이 드러나는 행동 사이에는 '관점(마인드셋)'이 있습니다. 따라서 리더십은 관점을 변화시키는 데 작용해야 합니다.
김진영 작가 ([email protected])
23년 직장 생활, 13년 팀장 경험을 담아 <팀장으로 산다는 건>을 2021년 4월에 출간했다. 대기업 중견기업 벤처 공공기관 등을 거치며 주전공 전략기획 외에 마케팅, 영업, 구매, 인사, IT 등 다양한 직무를 수행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이노텍, 상공회의소, 표준협회 등에서 리더십 강의를 했으며, 한라 그룹 리더 집단 코칭을 수행했다. 현재 '리더십 스쿨'이라는 코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팀장으로 산다는 건 2>를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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