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경영기획 직무를 맡은 지 4년차에 접어드는 직장인입니다.
연차가 쌓여갈수록 이 직무에 대한 회의감이 듭니다.
왜 그런지 스스로 생각해보기에는
1. 보고서를 만들어내는데 들어가는 시간에 비해 의미가 현저히 떨어짐
이번 4분기를 예시로 들어보면, 사업계획 설정 기간 동안 정시퇴근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거의 두달 반 정도는 9-11시에 귀가했습니다. 팀장 임원 보고라인을 타는 동안 의미없는 수정이 반복되었고(보고서 양식 및, 이정도 숫자는 나와줘야지? 하는 특정한 수준의 지표 요구) 이렇게 만들어진 보고서는 10여분만의 CEO보고 끝에 공유폴더로 들어갑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하는 것이라고는 그저 입맛에 맞춘 숫자 다듬기였습니다. 만들어낸 자료가 의미없게 느껴집니다.
2. 기획팀 특유의 군대 문화
윗사람들을 자주 만나야 하는 팀 특성 상 수직적인 구조일거라 생각은 했지만, 겪었던 모든 기획팀들이 군대 문화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야근을 하라면 해야 했고, 지시한 작업에 대해서 왜 이걸 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건 금기시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배정받은 업무는 주도적으로, 내 일처럼 처리하길 원하더군요.
노예처럼 부리면서 생각은 주인처럼 하길 원한다는 부분이 굉장히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3. 직무 전문성에 대해서
이 직무를 계속한다고 해서 저에게 직무 전문성이 생길지는 의문입니다. 선임들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관리자로 성장하고, 팀장으로 성장하는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얘기합니다만 실제 제가 기획일을 하면서 확실하게 늘었다 싶은 것이라고는 엑셀과 PPT 제작 능력뿐입니다.
기획팀 종사자 분들은 커리어를 어떻게 이어나가실 생각인가요?
저는 이 직무에 흥미를 완전히 잃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입니다.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