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가?
참 오래도 들었던 CM송 ♪손이 가요 손이가~~♪♩ 새우깡 광고 때 나오던 것이다. 요새 난 아내한데 "당신이란 사람은 참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야"란 말을 듣고 산다. 옷엔 자주 뭔가 묻히고 다니고 헤어지고 또 소지품은 흘리고 다닌다는 것이다. 금방 산 옷도 얼마 못 가서 구멍이 나거나 어딘가 모서리에 걸려서 실밥이 툭툭 나와 있다.
그때마다 난 또 "나사 하나 정도는 빠진 사람이 인간미 있어 보이잖아? 안 그래" 한다. 어릴 적부터 신발은 남들보다 절반도 못 신고 밑창이 떨어지고 옷 또한 지저분하게 입었던 건 사실이다. 계속 떨어져 살 땐 몰랐는데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남편의 허점을 자주 보는 것이다. 나이 들어 자주 씻고 복장을 단정히 하라고 했는데 내겐 늘 숙제인 게 맞다.
크리스마스라고 하루 종일 집에 있으려니 지루하다. 집안 일 돕는다고 빨래를 돌렸는데 한참 있다 꺼내보니 꾸낏꾸낏하다. 내가 그냥 옷걸이에 걸어놓았더니 아내가 한마디 한다. "꾸낏꾸낏한 것은 그냥 걸어두면 그대로 말라서 안 펴줘요. 발로 밟든지 모서리를 잡아당겨 펴서 널어야 해요" 빨래한 옷도 손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손이 많이 가면 반듯해진다. 나이 들면 아내 손이 많이 가는 게 나만 그렇겠지. 빨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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