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로 살아남기

2021.10.07 | 조회수 1,224
ㅊㄷ
안녕하세요. 마케팅리서치로 직무를 시작해서 대기업으로 갔다가 스타트업에서 기획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을 시작한지는 한 10년 정도 되었네요 :) 제가 갖고 있는 고민에 대한 다른 분의 조언을 듣고자, 이렇게 글을 남겨봐요. 실무를 하면서 아래 고민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1) 내가 속한 기업의 상품(모델,모듈)이 없다면,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2) 지금 달고 있는 직책과 직무가 없이 나로만 평가했을 때 나는 경쟁력이 있는가? 누군가는 근무하고 있는 회사가 내 커리어이고, 능력인데 왜 회사의 상품과 직책을 때고 생각하느냐고 말씀하시지만, 아직도 위에 고민들을 내려놓지 못하고 들고 있습니다. (물론...직장인 대부분이 그렇듯 게을러서 노~~오력을 많이 하지는 않습니다.ㅎㅎ) 1. 고민의 시작 대기업에서 기획업무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기획업무를 진행하면서 처음 했던일은 "이 회사는 어떻게 돈을 버는가?"를 추측해 보는 일이었어요. 회사는 제품을 생산하고 물류를 이용에 수수료를 제외한 판매대금으로 돈을 벌었습니다. 이때 연관된 부서가 굉~~장히 많아집니다. (1)상품/제품의 생성(일의 시작) 상품/제품이 만들어지는 시발점은 크게 몇 가지로 나뉘어 졌습니다. A. 그룹사 HQ*에서 어떤 업무를 하라고 명령 B. 마케팅/영업 부서에서 전년비 매출 성장을 위해 신상품 개발 C. 원가절감을 위해 기존제품의 스펙 및 생산/물류 변경  *HQ: 지주사, 홀딩스 등으로 표현되는 회장님 직속 그곳을 HQ로 표현할께요. (2)업무 진행을 위한 관계 파악 여기서 새롭게 생성되는 스테이크 홀더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HQ+당사 경영기획, 마케팅, 영업, 생산, 물류(SCM) 고루하지만, 필요했던 각 담당의 업무를 살펴보겠습니다. #HQ: 지시 및 배경 전달 #경영기획: HQ가 전달해준 문서를 관련부서 임원에게 하달 및 조언 #마케팅: 제품 및 홍보 기획 #영업: 매출 계획 수립            (일부 회사에서는 매출 계획을 마케팅에서 수립하고, 영업에서 조정하는 형식이기도 합니다) #생산: 생산일정 조율 및 연구소/구매 협의 #물류: 생산물류 배송 일정 조율 및 배송 이렇게 보니 유관부서가 더 늘어났습니다. <관계> HQ > 경영기획 경영기획 > 마케팅, 영업 마케팅 > 영업, 연구소, 생산, 구매, 홍보(광고), 경영기획 영업 > 마케팅, 생산, 물류 생산 > 마케팅, 영업, 물류 물류 > 영업, 마케팅 서로 얽히고 설켜있습니다. 이들의 역할과 일의 흐름을 정리해보면 각 포인트마다 어느 부서가 우선 순위이고, 담당자가 누구인지를 파악해 놓고, 사전에 각 담당자들과 안면을 터 놓으면 일이 수월했습니다. 서류 작업만 해도 바쁜데 언제 그들하고 밍글을 하고 있느냐! 라고 하실 분들이 많기도 하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각 담당자들과 작은 연을 만들어 놓으면 타 부서인 제가 자료를 요청해도 임원 컨펌 없이 자료를 전달해 주기도 하고, 일을 수월하게 진행하는데 장애가 되는 부분을 넌지시 알려주며 자기는 입장이 있어서 장애가 되는 일을 해결할 수 없으니 대신 이야기좀 해줘라 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럼 적어도 제가 담당하는 기획업무는 다소 쉽게 처리되었습니다. 물론 그들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각 부서 담당자들의 현업이 어떻게 돌아가고, 필요한 정보가 무엇이 있고를 부지런히 알아봐야 하고, 주요 임원분들께 정보를 전달드리며 많이 대면해서 그들이 자료 작성으로 힘들때 관련 정보를 전달드리면 제가 도움이 필요할 때 부탁드리기도 수월했습니다. 정리하면, 기획 업무의 시작은 '지시'였고, 끝은 '관계' 였습니다. 이때,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지시'로만 진행한 일의 공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서 잘 쳐주지 않더라, '발의'해서 진행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2.일의 발의 앞서 말씀드렸던 것과 같이 전 게으른 편입니다. 윗 분들은 잘 모르지만 친한 후배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일을 알려줄 때에 처음 하는 말이 일할 때 '더 쉽고 빠르게 할 수 없을까?'를 고민하고 잔머리를 최대한 굴리라고 알려주었더니…ㅎㅎ 네, 잔머리를 굴려서 일을 이만큼이나 해요! 성과가 이만큼이나 있어요! 라고 하고 싶어서 일을 발의하고, 남들이 귀찮아 하지만 해야 하는 업무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자세히 말씀드리면 제가 너무 드러나서 숨길께요 :) 조금만 말씀드리면, 몇 천만원 수준의 연간 예산을 10억 가까이 늘려서 집행해보기도 하고, 유관부서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다리가 되어 보기도 했어요. 인사/교육/총무/재무/물류/IT부서와 같이 간접적인 부서와도 밀접해지면 일이 수월해져요. 사전에 저희 팀에 닥칠 어려움을 피해가거나 해결할 수도 있었습니다. 덕분에 실무진들은 지루한 일에 소요되는 시간이 줄어 좋아해주고, 임원들은 남들 가져가기 싫은 일을 가져가서 처리해주니 좋아하셨어요. 3.정리 일해야 해서 더 길게 쓰기 어렵네요. 월급 루팡은 여기서 마무리 해야 겠어요. 정리하면, 유관부서 담당자에게 도움되는 사람이 되고 임원들에게는 맞기 싫어할만한 일을 잘 처리해주는 사람이 되면 적어도 진급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되었습니다. 딱, 떨어지는 답도 아니고 시간이 많이 걸리고 피곤하지 않느냐 라고 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이렇게 했더니 오히려 일처리가빨라져 쉬는시간..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 졌어요. 간혹 유관부서에서는 경력입사자였느냐? 라고 말씀주실 정도로 잘 녹아 있었습니다. 물론, 팀원들을 교육하고 응원하는 것도 매우매우 중요하지만 이건 문서로 정리하기는 너무 어렵네요 ㅎㅎ ------- 마지막으로, 저의 고민인 기획자로 살아남기에 대해서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1) 내가 속한 기업의 상품(모델,모듈)이 없다면,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2) 지금 달고 있는 직책과 직무가 없이 나로만 평가했을 때 나는 경쟁력이 있는가? 조언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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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ababc
2021.10.08
와.. 긴 내용 잘 읽었습니다. 꾸준한 자기성찰과 노력이 곁들여진 인재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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ㅊㄷ
작성자
2021.10.08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기획이란거...어떻게 보면 누구나 와서 할 수 있다고들 하시니 난 우째야 버틸까라는 고민이 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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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퇴한 회원)
2021.10.08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글이네요.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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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Lee
2021.10.15
저도 <ㅊㄷ>님과 같이 리서처로 시작해서 지금은 상장사 CMO로 일하고 있어서 남 이야기 같지 않아 몆자 적어 봅니다. 1) 어디서 살아남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네요. 소속사인 건지? 아니면 다른 세상인 건지... 소속사의 상품이 없다면 그 기업의 BM은 어떤 건지요? 암튼 그 기업이 성장한다는 전제로 님의 글로 보면 조직에 잘 적응하신 듯하고 기존 구성원들로 부터도 인정을 받고 계시니 생존에 별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다만 소속사가 존속하지 못할 경우, BM(상품 포함)의 성과가 님의 reputation의 실체적 준거가 될 것이므로 이직시 님의 역량을 입증하기 위한 다른 요소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2) 모든 직장인들이 착각하는 것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님께서는 이런 Q를 가지고 계시니 내공이 있으신 듯 합니다. oo사 구매팀장 홍길동 vs. 개인 홍길동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업무적으로는 회사내에서의 자신의 역량보다는 국내외 동종업계에서 자신의 객관적인 경쟁력을 살펴보라고 말씀드립니다. 업무 외에는 신께서 부여하신 능력을 가지고 계실 것이고요.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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ㅊㄷ
작성자
2021.10.27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 감사합니다. 1)의 마지막 문단이 제가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스크랩해서 고민이 생각날 때마다 다시 보면서 생각해 봐야겠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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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유라
2021.10.26
긴글...진정성이 느껴져 끝까지 잘읽었습니다. 저도 고민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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