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냥한가을바람이 팔꿈치를 스치는 가을입니다
추석연휴에서 복귀하며 여러분과 생각을 나누고싶어
몇자적습니다
지금 주변을 한번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광야의 푸른 잔디 위의 해먹 위에 편안히 누워 있습니까? 혹시 사방이 불길이 치솟는 불타는 배에서 애써 태연한 척 웃고 있지는 않습니까?
만약 불타는 배라면 당신의 지금 배에서 뛰어내려 바다로 뛰어들고자 하는 뜻이 있습니까? 불타는 배는 어쩌면 비전이 없는 당신의 회사, 당신과 소통하지 못하는 가족,, 혹은 당신의 망상과 상념,, 그 무엇일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타고왔던 그 크고 단단한 거대한 배는 도무지 이 불길에도 침몰하지 않고 어쩌면 불길을 잡을 수도 있다는 희망이 한 켠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불타는 배의 열기가 얼굴의 피부를 아리게 하는 순간에는 저 망망대해는 차가운 바다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직감이 머리를 스칩니다.
허나 어두운 밤하늘 속에 물의 속도도 파도의 세기도 급류의 여부도 알 수가 없습니다. 저 차가운 바다로 뛰어드는 것이 옳을까요?
배를 버리는 것이 죄악도 아닙니다. 어쩌면 하루라도 빨리 떠나는 것이 나도 살고 배도 사는 길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바다에 뛰어든 후에 지척에 헤엄쳐 갈 수 있는 섬이 있을 알게 될지도, 알고보니 주변에 다른 선박들이 부지기수로 있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나 저 바다 속 한가운데가 그야말로 망망대해 한가운데라면 그저 새로이 되새길 여유도 없이 급류에 휩쓸려 차가운 물속으로 침잠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앞에는 칠흙같은 차가운 바다, 뒤에는 시뻘건 불길이 타오르는 불타는 배입니다. 어디로 뛰어야 할까요? 어디에 살길이 있습니까? 당신은 바다로 뛰겠습니까? 배에 머물겠습니까?
검은 하늘엔 주홍빛 불똥이 튀기고 푸른 바다엔 거울처럼 얼굴이 비치는 밤입니다. 대낮같은 밤하늘에 꽃비같은 별바다가 펼쳐집니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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