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회사에서조차 해결해주지 못하는 고민이 있어 선배님들께 여쭙습니다.
우선 저는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으며 직책은 대리이고 나이는 20대 중반의 여성입니다.
원래 업무 타입 자체가 적당히를 잘 모르는 타입인 것 같습니다.
포기도 빠르고 느낌이 오면 휴일 반납하고 일하기도 합니다.
대충 할바에야 아예 안하거나 혼자 다 해버리는 것 같기도 하고요.
사수가 있을 땐 그래도 나름 적당히 조절해서 일했습니다.
지시하는 사항 위주로 일했고, 방향만 잡아주면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샌가 사수가 사라졌습니다.
저보다 높은 직책의 상사는 있지만 제 직무의 사수가 없어졌습니다.
졸지에 저희팀의 팀장급 인사가 되었고 들리는 소문에는 인사발령이 날 것이라네요.
책임감은 막중해졌고, 팀은 다르지만 연계성이 있는 사수급 상사와 협업하여 업무 시스템 개편중입니다.
필요성은 높은 업무라 경영진의 기대를 받고있지만 기존 업무에서 배제시켜주지 못하는 입장이라 야근하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사회 초년생이라 이용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봐야 건강만 상한다 등등 부정적인 의견도 들려옵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분명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저는 그 부분에 메리트를 느껴 업무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아무도 방향성을 잡아주지 않습니다. 경영진은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기에 급급합니다. 최종 목적지는 같겠죠. 종국에는 같은 곳에 있을겁니다.
그렇지만 우선되어야하는 업무가 무엇인지 아무도 답을 내려주지 않습니다. 모두가 이것도 급하고 저것도 급하다고 합니다. 둘 다 동시에 해결하라고 합니다. 그럴수가 없는 일이 자명함에도요.
다른 동료들은 피드백을 달라고 요청해도 관심도 없고, 막상 선보이면 변화된 시스템이 낯설어 부정적인 의견을 툭 던집니다.
그리고 필요한 것이라면 하긴 하겠다고 말합니다.
변화된 시스템에 가장 익숙해져야 할 사람들이 말입니다.
저는 회사가 원하는 업무를 하고 있지만, 제가 원하는 방향과 회사가 원하는 방향이 같은지 이제는 모르겠습니다. 팀원들이 원하는 방향과도 다른것만 같습니다.
면담을 신청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오너와 대화해보라는 말 뿐입니다.
회사의 방향과 그림은 오너의 몫이 맞지요.
모두가 제 질문이 옳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오너는 대답을 주지 않습니다.
마치 방향은 몰라도 된다는 듯이, 그저 시키는 일이나 잘 하라는 듯이.
알려주지만 않는거면 속만 터지고 말겠는데,
정말로 막막한 것은 오너조차도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두리번거리는 것 같아 두렵습니다.
방향성이 없으니 달려가지 못하고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모두가 제게 멈추라고 하는 것만 같습니다.
해야할 일은 많은데 의욕이 생기지 않습니다.
애사심은 없어도 책임감은 막중한 직원, 제가 오너라면 이렇게 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직원1은 그저 그림 없이 시키는 일이나 하면 되는 걸까요.
선배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속상한 마음에 구구절절 적어봅니다.
좋은 저녁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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