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만들지 말아야지라고 하는 교훈을 마음에 새길 때 쯤은 이미 경험이 쌓이고 경력이 될 때인데 철없던 주니어 시절에 성향이나 실수유무로 만들거나, 실무진이나 시니어가 되었을 때 회사 전체를 위해 부득이 적을 만든 경우( 예: 한정된 자원의 투입을 결정해야 하는 순간 절박한 반대입장의 부서중 하나의 순을 들어주기 등등) 또는 사소한 습관이나 나 또는 상대방의 잦은 실수나 고의 섞인 행동으로 적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적이 한명도 없는 사람은 호인인데, 호인은 맺고끊고가 불명확해서 성공하는 이가 거의 없다. 적이 아예 없다는 것은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적이 생긴다면 업무라이벌 관계로 생겨야 한다”라고 지금은 은퇴하신 고위임원분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 말을 하셨었네요. 전 스트레스 받기 싫어서 어지간하면 신경끄고 삽니다만, 그럼에도 적대적 관계가 세번 있었습니다. 철없던 시절 서로 삐졌던 케이스, 그리고 정말 나빴던 사람이기에 공정한 직업관 및 정의(?)를 위해 그 분의 비리를 반대하다 적이 된 분, 머피의 법칙으로 저도 억울했다만 피해본 분이 저에게 만날때마다 그 때 일이 납득은 되도 섭섭했다 하시는 분. 시간이 지나며 전자와 후자는 차한잔 술한잔 하며 많이 서로 이해하게 되었는데 중간의 분은 끝까지 적으로 남았습니다.
비리를 꾀할 정도의 담력과 추진력도 있으셨기에 인간적으로는 매력적인 사람인데 그래서 더 화가 났는지 본인의 인생을 꼬이게 한 사람들(저 포함) 계속 공격하니 저도 계속 적대관계였네요. 그러다 보니 파벌같은 것을 그렇게나 싫어했는데도 끼리끼리 패거리가 나누어지고 ... 중립은 정말 어려운 듯 합니다. 몇년 후인 지금도 서로 앙금이 있고 협업업무 이외에는 굳이..소통도 없습니다. 능력있는 신입을 서로 자기 부서로 데려가거나 훼방, 예산안 반대, 소소한 견제가 많습니다.
저는 성향상 적대적 관계가 지속되면 스트레스가 생겨서 해결을 위해 출혈을 각오하고 싸우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도 나이가 들어가고 시야가 넓어지니 그 상대방의 사정도 이제야 눈에 들어옵니다. 가급적이면 회사 전체의 공공의 이익을 위해 서로 노력한다던가 중재의 수용등을 위해 봉합하거나 화해하고 싶은데, 비리로 징계를 받은 ‘적’ 분은 자신의 무너진 인생을 책임져 주지 않으면 화해는 없다며 오히려 본인을 피해자로 생각하셔서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그 분의 반대편에서는 적반하장이라며 많이 미워합니다. 다만 인간적 매력은 넘치고 손꼽히는 영업왕이기도 하시고 재미있고 유쾌합니다. 그래서 따르는 사람도 많기도 하구요. 사장님은 매년 주총실적이 더 중요하다 보니 해당 사건을 작게 축소해서 무마했고, 앞으로는 다시는 안봐준다. 대신 성과만 잘내라 이런 입장이었구요. 이런 분은 끝까지 적대적인 관계일까요? 영향력 있는 분이라 늘 서로 투닥 거리느라 에너지소모가 피곤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더 열심히 일해 성공해서 이분의 상사가 되면 어떨까라는 뇌내망상(?),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 분과 심하게 서로 미워하는 사람은 배수진치고 싶다 늘 말하네요.
이래저래 적이 한번 생기면 이렇게나 피곤합니다. ㅎㅎ다들 어지간하면 너그럽게 웃어주시고 적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