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게시글 읽다보면 업계가 망해간다... 이런글이 보이는데 실제로 그런가요? 제가 아직 주니어라 잘못느끼는건지ㅠ 매니저분들 밖에서 보면 다 엘리트들이신데 엘리트분들이 실제로 힘들다고 하는거면 경제가 정말 안좋은건지 모르겠네요
전통자산 운용역
03월 22일 | 조회수 3,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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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happyha
03월 22일
대형 공모 운용사에서 주식운용
일하다가 다른 금융 분야로 넘어온 사람입니다.
그냥 지나치려다가....
제 주니어 시절을 보는 것 같아서,
정말 냉정하게 현실을 말씀드릴게요.
물론 최종 판단은 님의 몫입니다.
저는 제가 직접 경험한
공모 액티브 주식운용을 위주로 설명드릴텐데,
님은 채권쪽이시지만 아마
공모운용사 액티브 운용 기준으로
주식운용이나 채권운용이나
상황은 거의 비슷할 겁니다.
'공모 운용사의 액티브 운용 시장'
현실을 정리해드릴게요.
1. 일반 액티브 공모펀드
-> 한 10년전부터도 답없었고 그후 계속 더더 망해가는 중.
뭐 이건 모든 금융 선진국에서 비슷하게 일어난 현상이라 특별할 것도 없고, 그냥 구조적으로 일반 리테일 고객들의 금융 리터러시가 높아질 수록 거의 사라지다시피 할 수 밖에 없는 시장입니다.
뭐 사모운용사들중에 일부가 추가로 공모 라이센스따서, 마치 사모펀드처럼 운용하는 엣지있는 극소수 공모펀드
(vip자산운용처럼 bm 비중 신경안쓰고 소수 종목으로 집중해서
매매 거의 안하고 장기투자하는 공모펀드
or 타임폴리오자산운용처럼 확확 빠르게 모멘텀 매매하는 공모펀드)
는 예외입니다만, 이런 곳들도 '개인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위한 라이센스 선점 및 레코드 확보 목적이지
일반 리테일 공모펀드 회복 기대해서 하는 게 전혀 아닙니다. 사모운용사 입장에선 성과보수도 없는 공모펀드 뭐하러하겠어요.
삼전 닉스 현대차 시장 비중에 엇비슷하게 맞추고 '벤치마크 플레이'하는 절대다수의 공모펀드들은 단언컨데 다시는 시장 관심을 못받을 겁니다.
중장기로 패시브 대비 유의미한 밸류 애드를 할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2. 국내 기관(국민연금 등)으로부터 위탁받는 일임 계약 형태의 액티브 bm 자금
-> 그나마 이걸로 외형이 줄어드는 속도를 최대한 늦추고 있는데,너무너무너무 낮은 운용보수가 특징입니다.
근데 그마저도 공모운용사 or 독립계 운용사 중 사모펀드 비중이 적은 편인 하우스들 입장에선 아쉬워서 이거에 목매달 수 밖에 없습니다.
액티브라기엔, 사실상 패시브에 가까운 운용을 요구합니다. 예컨대 100~200개 넘는 종목들 시장 비중 비슷하게 맞춰서 가라는거죠. 그냥 위탁담당자 면피가능하게 bm에 거의 그대로 붙어서 가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이런 경향은 점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런거 감안하면 20bp짜리 운용보수도 이해는 갑니다.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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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happyha
03월 22일
(이어서)
근데 공모운용사 액티브 입장에서 마지막 남은 국내 연기금발 일임 시장마저 중장기로는 암울합니다.
국내 연기금들은 국내 전통자산 비중을 중장기로 줄여나갈 계획입니다.
게다가 액티브 위탁운용은 줄이고 직접운용 비중을 높이고 있죠. 패시브 비중도 늘 것 같고요.
더더더 근본적으로, (뉴스에서 많이 보셨겠지만) 우리나라 기관일임 시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국민연금'의 규모 자체가 인구 구조 변화상
2030년대 후반부터 고점찍고 드라마틱한 속도로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님 주니어라고 하셨죠? 현재 공모운용사에 액티브 인력으로 남는다면
유일하게 괜찮은 선택지는
'(국민)연금 (위탁 자금)매니저'입니다.
연차도 기본적으로 높아야하고,
그 안에서 연금 매니저가 될 확률도
상당히 빡세지만
그래도 아직은 어떻게든 되기만 하면 소속 운용사를 상대로 협상력도 있고, 명예도 있는 포지션이니까요.
근데 님 주니어라고 하셨죠?
연금매니저는 일반적으로 아무리 빨라도 '최소한' 40세 정도의 연차는 되어야 받을 수 있는 자립니다.
님이 대략 28~29세라고 치면, 베스트 시나리오에서 10년후쯤 '연금매니저'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2025년이죠? 10년후면 2035년이네요.
자, 그럼 그때부터 국민연금 설정액이 드라마틱하게 감소하는 구간을 목전에 두겠네요. 2050년 고갈을 향해서요.
전체 액티브 위탁액은 당연히 줄어들겁니다. 들어오는 돈보다 많이 회수해서 국민들 지급해야되니까요..
전 그래서 (현재 공모운용사 액티브 커리어의 유일한 희망인) 연금매니저가 10년후에도 괜찮을 거라고 보지 않습니다.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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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happyha
03월 22일
그러면 남은 건?
1. 아예 ETF
-> 공모형 상품은 당연히 etf가 더더 비중을 높일 겁니다. 지금도 그렇게 되었지만요. 우리나라만 그런건 아니고 모둔 금융 선진국들이 겪은 루트입니다. 그마저도 국내 시장 특성상 초대형 2개사가 과점하고 사실상 끝날듯요.
2. 아예 전문사모들의 사모헷지펀드
사모헷지펀드(우리나라에서 전문사모로 일컫는) 시장은 라임때 위기를 감안하더라도, 그 이후 계속 추세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고액자산가 및 일부 법인 중심의 수요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해외도 비슷한 루트를 밟았습니다.
다만, 당연하게도 사모운용 시장은 전체 시장 성장과 무관하게 개별 사모 운용사들 중 엣지있고 잘하는 플레이어들이 성장하고 선택받고 살아남습니다.
그게 펀더멘털 중심의 집중 장기 가치투자 사모펀드 상품이든, 멀티매니저 방식의 트레이딩 전략 사모펀드 상품이든, 멀티 에셋 형태의 사모펀드 상품이든요.
실제로 한국도 각 투자 스타일별로 엣지있는 사모운용사들은 빠르게 성장했고, 잘하는 데들은 신생사여도 지금도 치고 올라옵니다.
규모가 커지는 것도 있지만 사모헷지펀드 비히클은 매년 수익률에 따른 '성과보수'가 있습니다. 운용보수도 차이가 크지만, (루틴한) 성과보수 유무로 인해 운용 비즈니스의 수익성 측면에서 공모, 기관 일임 <-> 사모 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납니다. 외국도 마찬가지구요.
사모펀드는 아닙니다만, 일임 상품중에
기관일임말고 고액자산가향 개인 투자일임은 사실상 사모헷지펀드와 가까운 형태의 성과보수 수취가 가능합니다. 이쪽도 여기 잘하는 데들은 회사가 돈 잘법니다.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정리하자면
제 생각엔 1. 아예 ETF로 가거나
2. 아예 (그게 펀더멘털 장기 투자든 단기 트레이딩 위주이든, 잘하고 엣지있는 ) 사모운용사 or 고액자산가 일임 중심 운용사가서 잘하는게 아니면
넓은 의미의 운용매니저 커리어는 답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선진국들도 저 1~2번만 잘되고 있고, 2번은 개인 역량에 따라 다르겠으나 전체적으론 앞으로도 괜찮은 분야라고 봅니다. 물론 잘해야겠지요.
전 개인적으로 제가 그정도 역량은 아니라고 판단해서 2번은 선택안했고요.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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