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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 직업을 30년간 수행하며 엔젤투자를 부업으로 할 경우

04.21 03:24 | 조회수 1,309
IT젓문가
동 따봉
코딩만 붙잡고 살아온 세월이 어느덧 40년, 그 중 피고용인으로 10년 직장 생활, 창업자로 10년, 프리랜서로 10년째를 맡게 되는 2024년 4월을 소소하게 기념하고자 글을 남겨봅니다. 현재는 여전히 소프트웨어 개발자 프리랜서로 중국에서 주로 상주하면서 원격 프로젝트들에 참여하고 있고, 부수적으로 작은 서점과 커피숍을 운영하며, 소규모 스타트업들에 엔젤투자를 해오고 있습니다. - 세상의 변화와 주변의 속도감에 당혹감을 느끼다. 80년대에 주변에서 보던 당시 나름의 콤퓨타 천재라고 불리우던 코더 지인들을 보며, 부러움과 질투, 그리고 앞으로 더 얼마나 많은 경쟁자들을 만나게 될까 라는 두려움에 어린시절 항상 조바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90년대까지 학창시절을 보내며, 학교라는 한정된 물리적 공간안에서의 경험이 너무 뒤쳐진다는 생각에, 고2가 되는 때부터 현업으로 진출을 시도했지만, 혼자만의 착각이었는지, 세상은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직업군에 대한 패러다임이 전혀 정착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당황스러웠었습니다. 그렇게 당시 40만원이라는 급여로 시작한 개발자로서의 삶은, 경제적 여유는 없지만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자유로운 창작을 할 수 있었고, OS의 급격한 발전과 PC통신, 인터넷의 출현 등을 경험하며 매일 새로운 기술들을 익히는 즐거움에 직장생활이라는 피곤함을 느끼지 못했었습니다. 그 후, 10여년의 경험이 쌓이는 동안, 높아지는 연봉 대비 삶은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한 일들이 일어났고, 생각만큼 기술의 발전과 시대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는 팀을 구성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임을 깨달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개발과 매니징, 그리고 개인적으로 갖춘 기업회계에 대한 기초지식 수준으로, 혼자 법인을 설립하여 뭔가 세상에 크게 이름을 알릴 수 있을것이라는 자신감으로 창업을 하게 되지만, 자본의 기본 속성을 모르고 있던 실수로, 매출이 없던 첫 법인은 자본잠식으로 아주 순식간에 폐업의 위기에 몰리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그 동안의 커리어 덕분에, 당시 중국의 5대 기업 중 한곳에 기술 컨설턴트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나, 중국 진출 6개월만에 컨설팅 대상 기업이 인수합병이 되며, 어느 순간 중국에서 무직 외국인 노동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큰 비전을 목격한 이상 그대로 돌아올 수는 없었고, 상하이, 항저우, 광저우, 홍콩을 오가며, 부족한 의사소통 능력으로 IR을 3개월간 진행하다, 항저우에서 지금까지 함께 협력하고 있는 동업자를 만나 2007년 창업하게 됩니다. 당시 가장 인상깊었던 기술은 애플 아이폰의 출현과 SDK의 공개였고, 이를 통해서 모든 세상의 기술 중심이 한번에 이동하리라는 것을 깨닫고, 모바일 관련 개발 기술로 집중하여 개발 및 응용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2009년 우연히 방문한 기업의 디자이너가 스터디하던 Unity 라는 소프트웨어를 보고, 이런 OOP를 시각화한 도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꺼라는 확신에, 한국과 중국에서 최초로 기술세미나를 통해서 많은 개발자들에게 알렸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도구도 결국 편협한 사용은 전체 기술 발전에 큰 도움이 안된다는 피로감이 쌓여갔고, 이때부터 직접 소프트웨어 개발을 수행하는 것 보다, 다른 정열적인 코더들과 사업가들을 지원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에, 2014년부터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을 돕는, 중국 지자체의 엑셀러레이터를 운영하며 개인적으로도 엔젤투자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렇게 한국의 교육기관 한 곳과 부산의 스타트업 한 곳, 판교의 스타트업 한 곳에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수억원의 엔젤투자를 진행하고, 그 중 한곳은 직접 기술이사로 재직하며 성공적인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기술적인 지원과 실무 개발까지 지원했으나, 결국 모두 자본잠식으로 추가 외부 자금 유입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상황까지 가게 되더군요. 하지만 가장 당혹스러운건, 세상의 발전과 나 자신 주변의 속도감이 여전히 매칭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AI응용 서비스들이 출시되고, 인공지능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세상의 흐름과, 이를 매일매일 즐겁게 익히고 사용하고 서비스를 만드느라 진땀을 빼고 있는 요즘도, 넘치는 기술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는 오너를 만나기도 힘들고, 이런 기술을 빠르게 익히려는 엔지니어들도 찾기가 힘듭니다. 심지어 수년전 떠들어대던 블록체인도, 이미 공개 라이브러리부터 수많은 개발 자료들이 넘쳐남에도, 기껏해야 비트코인 가격때문에 반짝 주목을 받을 뿐, 이렇게 수년전 안착된 기술조차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들과 실무자들을 만날때면, 굉장히 당혹스럽게 느껴집니다. 지금쯤이면 50을 넘은 저같은 오래되어 퇴출되었어야 할 개발자를 넘어서는, 젊은 혈기 넘치는 엔지니어들이 세상을 뒤바꿔두고 있을꺼라 예상했었지만, 당황스럽게도 주변에는 여전히 이 늙은이의 삶의 지혜 보다는, 뒤떨어진 육체적 노동력을 더 필요로 하는 희안한 주변 상황들이 당황스러울 뿐입니다. 매일 차분하게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만들고 싶은거나 뚝딱 거리며 만들면서 여유있는 노년의 삶을 준비하기 위해 서점 겸 커피숍을 창업해서 지내고 있지만, 개발 실무 일들은 줄어들지가 않는군요. 부디 십년 안에는 정말 편안한 세상에서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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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7
글 잘 읽었습니다. 대단하시네요. 그럼 IT산업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저는 어떤 기술과 어떤 직무로 방향성을 갖는 것이 좋을까요? 이것저것 프로젝트나 수업도 듣긴 했지만, 경영학부라 입사나 직무선정에서는 신입으로서 이쪽으로 선택할 수 있는게 없네요.. 대학원도 AI나 데이터사이언스학과고 가려고 생각중이었는데, 취업을 먼저할지 대학원을 갈지/이 과로 진학하는게 맞는지도 고민이 많이 되네요.. 저도 이것저것 해외경험이 많아 더 공감하며 글 읽었네요
IT젓문가
동 따봉
작성자
04.23
BEST현재 시기로서는 교육기관에서 뭔가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보다는 현업에 뛰어들어 직접 시장을 경험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과거처럼 직업의 선택이 평생 직장을 결정하는 시대는 지났으므로, 경험하고픈 현업에 바로 신입으로 들어가보시고, 빠르게 상황파악 하시면서 더욱 스킬업하시거나, 이직을 하는 방식을 추천드립니다. 또한 현재 국내 경제상황상 해외 기업으로의 진출도 시도해보시는걸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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