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중 고른다면 마케팅에 한표
BEST전략 기획은 아니지만 QP/QM 부서장을 몇년 해본 개인적 경험으로 말씀 드리면, 이런 기획부서는 담당 임원 및 차상위 임원(보통 C레벨)과의 합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어느 임원이랑은 잘 맞아서 인정 받고 고과도 잘 받고 승진하다가 어느날 임원이 바뀌었는데 합이 안 맞으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바뀐 임원도 당연히 자기 라인, 자기 맘 잘 아는 사람으로 바꾸고 싶어 하고요.
제가 팀장이 되도록 끌어준 이사가 퇴사하고 바뀐 제 직속 임원이 C레벨 이었는데 의미 없는 뜬구름 잡는 소리 한참 하고서 ‘내 말 뭔말인지 알지?’ 하는게 말 버릇이었는데, 아래 팀장들이 다 힘들었습니다. (회의 끝나고 팀장들끼리 ‘뭐라고 하신거죠?’ ‘그냥 잘 하라고 한거지’ 라고 얘기 나누면서 머리 싸메고..) 성과나고 결과 좋으면 ‘내가 말한대로 잘 한것’ 이고 잘 안되면 ‘아 왜 내 말을 못 알아들어~’ 하는 사람이었거든요.
결국 1년만에 자기 아래 기획부서장들 싸그리 바뀌고(저 포함), 2년 후에는 본인이 직접 짤리시더군요.
마케팅은 회사가 다르고 산업이 달라고 어느정도 이직이 가능하지만, 기획부서는 회사를 오래 다니고 사내에 아는 사람이 많이 협조도 받기 좋고 윗사람들 눈치도 잘볼 수 있는 사람들이 일하기 편하기 때문에 경력직을 잘 안 뽑는것 같습니다.(최소한 저희 회사는..) 신사업기획 같으면 그 사업을 잘 아는 경력직들을 뽑을 수 있겠지만 전통적인 전략기획, 경영기획 등은 외부 임원이 데리고 오는 사람이 아닌 이상 순혈들이 많다는게 제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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