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않은 시간 합을 맞춰왔지만 이제는 너무나 지치고 상대하기 괴로운 팀장이 고민입니다.
일단 지나치게 감정적입니다.
사생활이건 회사업무로 인함이건 본인이 조금이라도 짜증이 나거나 화가나면 즉시 그 감정을 사방에 표출합니다. 적당히(?) 찡찡대거나 툴툴대는게 아니라 듣는사람 식은땀이 나는 생짜증을 부립니다. 나이도 적지않은 분이 감정조절이 너무나 미숙해서 거래처한테도 한바탕 생짜증을 부렸다가 발주가 끊긴적도 있습니다(다만 본인은 이를 부정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한바탕 생짜증과 화를 내고나면 본인은 금새 평온해지는데 주변에 짜증받이하고 뒷처리 해야하는 사람인 저는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최대한 좋게좋게 넘기려고 노력해왔는데, 요근래 너무 힘드네요.
그리고 팀장으로서 자질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집니다.
가끔 깜짝 놀랄정도록 업무분야의 실무능력이나 경험이 없다보니 모든 실무의 진행은 제 업무입니다. 간혹 제가 외근이나 휴가로 자리를 비우면 제가 복귀할 때까지 일을 미루거나, 전화로 생짜증을 부립니다. 업무설명을 드려도 방긋 웃으며 이해를 못하겠으니 너가 알아서 잘 했으면 좋겠다,는데 이것도 한두번이죠.
다른팀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아쉬움이 있습니다. 회사 업무 프로세스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기보다는 본인 뜻대로 밀어붙이다가 안되면 다른부서 팀장과도
전화로 고성을 지르며 싸우는데, 하필 그 팀이 저희부서 업무에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팀이어서 제가 따로 찾아가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다른팀부서 사람이 저에게 공개된 장소에서 부당한 언행을 하며 시비를 거는 일이 있었습니다. 너무 화가났지만 꾹 참았는데, 같은자리에 있던 팀장이 그 자리가 파하자마자 저를 붙잡고는 "자기는 이번 일에서 도와줄 수 있는게 없고 너가 싸워봐야 똑같은놈 되는거니 이번 일은 무조건 참으라"고 하더군요. "그가 너에게 시비를 건 것에 본인도 화가나니 너는 화내지 말라"며 생짜증 내는건 덤이고요.
타부서 사람과 부당한 충돌이 생겼으니 팀장으로서 중재해주거나, 대신 해결해주거나, 하다못해 위로라도 해주길 바랬는데, 짜증만 실컷 얻어먹었습니다.
지금 회사생활에 만족도가 높아서 그걸로 퉁치고 참고 견뎠는데, 최근 이분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몸도 아프네요.
이정도는 계속 참고 갈만한 상황인가요? 더 잘 받아내지 못하는 제가 부족한걸까요?
잠이오지않아 대나무숲에 주절주절 끄적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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