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익명으로 풀어보네요.
전문대 다니다 중퇴하고 예능쪽 전전긍긍하다 유통업에 발을 들였습니다.
평생 박수 갈채받고 살면 돈없이도 살수있다 생각했는데 결혼이
문제더군요.. (8년 사귄 여자친구. 현 아내)
연매출 300억정도 유통회사에 운좋게 입사했습니다.
예능쪽 전공도 살릴 수 있는 업이라 고졸에도 어드벤티지가 있었네요. 열심히하는 모습이 이뻐보였는지 공동대표 중 한분이
많이 키워주심에 천만원후반에서 이천만원 중반으로 연봉이 상승했습니다. (2011~2012년)
경력살려 중견기업(QA업무)에 이직을 노리고 있을때 이뻐해주시던 대표님이 신규회사를 꾸리심에 합류제안으로
연봉 이천만원 후반에 새로운회사에서 일을 시작합니다.
하는 일마다 족족 성공을 거듭하며 4명의 시작이 16명까지 늘어납니다. 7년만에 연봉이 세배정도 상승하며 승승장구했고
결혼도 했지요. 아이가 생기고 회사 위치가 올라가니 학벌의 열등감이 생겨 4년간 주말에 학교를 다니며 졸업을 했습니다.
이후 코로나로 회사가 급격히 추락을하며 급여까지 밀리게 됩니다. 수많은 채무 독촉에 시달려 1년만에 퇴사를 결정합니다. 사람이란게 참 간사한게 친아버지같은 대표님이셨고 일을 가르쳐주신 분인데 엄청난 빚 압박을 제가 받다보니 "이것도 내가 처리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던중 가족 경영(자녀입사)이 되는것을 보니 더는 못버티고
중견기업으로 이직합니다.
연봉이 30%나 삭감됩니다. 직급도 차장에서 대리가 됩니다.
그래도 사원증을 걸고 빌딩숲사이에 있는 제가 1년 좀 넘게 뿌듯하더군요. 그러던 중 갈곳 없어 회사다닌다는 만년 과장님들에게서 10년 후 내 모습을 봅니다. (이분들은 성골분들이라 끈끈함으로 회사지탱도 가능합니다.)
경력직은 부품일 뿐이라는 생각에
2년만에 그토록 간절했던 큰 회사를 떠납니다.
중소기업 200억 수준 회사에 임원제안을 받고
지난중소기업 연봉수준의 대우와 중대형세단을 지급받아 몸 담고있습니다.
지난 첫직장을 복기해보니
"연봉 5천만 벌면..얼마나 좋을까?"
"큰 회사다니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게 생각하며 회사를 다녔는데
최근에는 "연봉 1억을 받아도 답이 없네"
(지금 1억 못받습니다.)
의 맘으로 다니고있습니다.
배부른 소리하네라고 하시는 분들 계시겠지만
부모 도움없이 시작한 결혼생활..
맞벌이에서 남아 두명 연년생으로 득남 후
와이프는 무직입니다. 오늘 둘째 입학시키고나니
뿌듯함보다 걱정이 큽니다.
학원비..생활비.. 그나마 조금씩 넣던 저축도 이제
학원비에 쓰일거고 남는거 없이 생활하는게 참 허무하네요
오늘 통장에 잔고가 모자라 통장셔틀하는 모습이 참 처량한 제가 여러모로 맘을 복잡하게하네요
열심히 살았고 더 열심히 살건데..
더커질 고정비 지출이 턱을 치며..
이상하게 오늘은 더더 힘이 빠집니다.
30대 후반 직장인분들은 무슨 낙으로 살고계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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